‘노인’이라 불리면 기분 좋은가?
노인(老人)이 될 날이(?) 얼마 안 남고 보니, ‘노인’이란 말에 의문이 생깁니다. UN이 노인의 기준을 65세로 잡았는데 그것이 70년 전의 일이니, 오늘날 인간의 수명과 건강 상태와 비교하면 말이 안되죠. ‘노인’이라는 말 자체가 오늘날의 감수성을 보면 적절치 않습니다. 누가 나를 ‘노인’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노인’이란 말의 뜻을 풀어 따지면, 누가 나를 ‘한창 때를 지나 쇠퇴해 가는 사람’이라 부른다는 뜻인데, 과연 기분 좋을 사람이 있을까요. 나이가 어려도 그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이 도리어 쇠퇴해 가는 사람일 수도 있고 나이가 많아도 그 반대일 수도 있으니까요!
지난 2012년 서울시 공모로 노인을 대신할 용어로 ‘어르신’을 택했는데, 이 말도 좋아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제가 나이 50세 때, 어느 카페에서 서빙하는 분이 나를 ‘어르신’이라고 호명해서 제가 그때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나이 많은 사람을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호칭하는 것도 좋지 못합니다. 옛날에 우리 어머니가 한번은 시장에 갔는데, 어느 가게 주인이 ‘어머님’이라고 부르자 우리 어머니, “내가 당신을 낳소?”라고 쏘아붙이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영업장에서는 그냥 ‘손님’으로 부르면 될 것 같습니다. 또 일상생활에서는 나이 많은 분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태어난 분이니까, 선생님 맞죠.
저는 ‘시니어’(senior)라는 말이 좋습니다. 영어는 이런 때 쓰는 겁니다. 한글로 말하면 너무 현실적이거나 부정적인 느낌을 줄 때는 영어단어로 대체하는 게 지혜로운 거지요. 영어단어 쓴다고 무조건 매국노 취급을 하는 건 이제 촌스러운 겁니다. 이미 영어단어를 일상용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페’를 ‘찻집’이라고 부른다고 애국적인가요? 시니어는 연장자라는 뜻인데, 맞죠. 세상에 늙은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누구보다 나이가 많은 연장자일 뿐입니다. 또 연장자는 더 연장자에 비교하면 어린 거죠. 좋지 않습니까. 괜히 기분 우울하게 만드는 ‘노인’이라는 말보다는 ‘시니어’를 쓰면 좋겠습니다. 곧 공식 시니어가 되는 사람으로서요☺
(2026년 5월 10일 어버이주일 주보에서)
첫댓글 역시~ 입니다.
시니어라는 표현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