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길
모처럼 만의 걸음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는 말이 이 길에서는 정말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평상시에 스치고 지나갔던 것들.
모르니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관심을 갖지 않으니 알 턱이 없었던 것들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그저 무심히 보았던 담벼락의 돌들이 읍성 성곽의 돌이고
읍성의 성곽이 축대로 그대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옛 성터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 대부분이 골목으로 이어져 있어
평상시에 거의 다니지 않던 길이거나 스치고 지나쳤던 길이라 더 흥미로웠다.
한 마디로 말해 강릉의 속살을 보는 듯했다.
과거와 현재가 부조화 속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길.
걷는 내내 볼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해서 눈과 입이 호사스런 길.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모습들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다 보면 사념 따윈 끼어들 틈이 없다.
몇 장의 사진으로 어찌 이 모든 것들을 다 표현할 수 있을까마는
욕심에 몇 장 기록으로 담았다.
구) 명주초등학교에서 기다리는 그림자^^
구) 명주초등학교 담벼락 밑 화단에서부터 옛 성곽돌을 볼 수 있습니다.
수만 개의 가을이 떨어져 쌓이고 또 쌓이고....
마침내 화단의 꽃들을 덮었습니다.
성곽돌로 길 옆 축대를 쌓았답니다.
이사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그제야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에 대하여 관심을 드러냅니다.
어쩌다 끼닛거리가 떨어지면 이용해 볼까합니다.ㅎㅎ 물론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요.ㅎㅎ
배낭을 메고 골목을 휘젖고 다니는 것도 참 즐겁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성곽돌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가 단골로 다니던 국수집인데 여인숙이었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구조가 여인숙 같다는 생각은 했었지만요.
관심이 없었으니 당연히 몰랐겠지요. 지금은 국수집이랍니다.^^
그래도 건물을 지으면서 요렇게 흔적을 남겨주신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세월의 흔적위에도 가을은 또 그렇게 남아있었습니다.
목조건물이 이렇게 세월의 풍파를 잘 견디며 건재하고 있었습니다.
참 잘 보존된 성곽의 일부라고 하네요.
강릉읍성길 탐방을 오전에 끝내고 다시 지나왔던 국수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이것은 손 만두국입니다.
일부는 국밥집으로 가고 또 일부는 분식집으로
각자가 좋아하는 먹거리를 찾아 점심을 해결합니다.
바보는 국수집이 오랜 전 여인숙이었다는 사실을
내부 구조로 다시 확인해 보고 싶어 국수집을 선택했답니다.
그리고 이것은 칼 만두국입니다. 가격은 둘 다 육천냥 입니다. 담백하니 칼칼합니다.
오늘 처음 오신 두 분입니다. 이사장님께서 찍으신 사진입니다.
하얀 담벼락을 월담하는 담쟁이가 너무 이쁩니다.^^
얘는 어쩌다 여기에 있는걸까요? 창고로 쓰이는 것 같았습니다.ㅎㅎ
옛모습 그대로 소설에나 나옴직한 방앗간 모습입니다. 이 사진도 이사장님이 찍으신 겁니다.
관심이 있어야 보인다 했지요. 바보는 지나쳤었습니다.
몇 걸음 옮긴 후에야 방앗간을 지나쳤다는 걸 알았습니다.
먹자골목의 아주머니는 열심히 주문받은 메밀전을 부치고 있었지요.
무료로 제 핸폰 모델을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점심을 먹었으니 이제 예국 고성길 탐방에 들어가야겠지요.
제일 먼저 만난 것은 수문리당간지주 입니다.
굴산사지당간지주를 보다 수문리 당간지주를 보니 마치 아기 당간지주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ㅎㅎ
예국 성돌입니다. 성곽의 돌을 제방 석축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석축 옆에도 가을이 몇 장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보고, 듣고, 배우고, 다시 걷습니다.
시내 중심에 있는 용지와 용지각입니다.
늘 지나치다가 오늘에서야 가까이에서 살펴보았답니다.
세월의 흔적이 참 아름답게 남아있는 옛집입니다.
이 글귀를 보니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사물을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니 눈에 보이는 겉모습만 보고 주변사람들을 판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며...
2012.11.17 옛 성터길에서...
-js-
첫댓글 제 머리 위로 뭔가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옛 것을 볼 때 더욱 그래요.
그리고 그 순간만이라도 먼저 살다가신 분들을 느껴보는 거~ 왠지 좋습니다.^^*
왜 그런지 세월의 흔적은 정겨워요.ㅎ
옛성토길을 걸으면서 선인들의 지혜로움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옛것이 밑거름이 되었기에 오늘의 발전도 있는 것이겠지요. 다음에 같이 걸어요 지솔님.^^
네~ 그래요^^*
고맙습니다 구경시켜주셔서 궁금했거든요~ㅎ
아는게많아서 많이보였음좋겠어요 그리고 칼국수 꼭 먹어보고싶네요 ^^*
좀 더 공부를 하고 걸었더라면 더 많이보였을텐데 그러지 못했어요.
하지만 걷다보면 하나라도 더 보이게 되겠지요...
칼국수 드시고 싶음 연락주세요. 바보가 쏘겠습니다.ㅎㅎ
고맙습니다 그리울때 칼국수 꼭 사주세요 ^^
쿵작작 쿵작작 춤추는모습이 그려지네요
근데 음악이 넘 슬퍼요
와 ~~~ 이음악 오랜만에 들어요
이때쯤, 아주 추웠을때가 있었거든요
지금도 가슴이 시리네요
올려주신 사진은 따뜻했습니다, 감 사 ~~~~~
조금은 쓸쓸하기도하고 정겹기도하고 그런 길이었어요 제겐.
길 위에서 다시 만나요.^^*
듣고 ,보고, 배우고 이사장님 덕분에 강릉의 역사 공부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바우길을 걷지 않았더라면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을것 같아요.
아카데미에서도 길위에서도 참 많은 걸 배우는 요즘입니다.^^*
낙엽속에 파뭍친 피츄니아꽃이 참이쁘네요
가까운데 살고있으면 얼릉가보고 싶네요~
처음엔 낙엽 위에 꽃송이을 뿌려놓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낙엽이 꽃밭을 덮은거에요.
참 아름다운 풍경이었는데...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색감이 좀 덜 이쁘게 나왔네요.^^
아주 재밌게 담으셨네요... 진센님 ^^
쿵작작..쿵작작... 이음악은 처음 듣는걸요. 마치 무곡같기도... 러시아의 향기가 납니다. ㅎㅎㅎ
골목 골목 재밌었어요. 사이다 공장을 보며 하이얀 치약 광고판을 보며... 세월의 무상함도 봤구요.
바람처럼 대장님께서... " 눈물 날것 같다..야..." 하시는 한마디에 모든것이 응축되어 있었던 추억 이라는 두글자..
가슴이 저려올 그느낌을 아주 조금은 알것두 같았어요. ^^ 몰라도 보일때가 있구나... 경험에 비추어..^^*
그랬을거에요, 탐사대장님. 저도 중간 중간 그런 마음이었는데... 저보다 윗 세대의 분들은 그러고도 남았을거에요. 웃고 수다 떠느라 풍경을 많이 담지는 못했어요.ㅎㅎㅎ
내가 마치 그곳에 는있었던 것처럼 생생한 느낌이 전해져 오네요. 강릉에 사시는 분들, 참 부럽습니다... 그립습니다.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강릉 옛성터길이... 그리고 매번 좋은 사진과 정보 올려주시는 진셴님을 비롯한 바우님들께 감사합니다.^^
강릉만 그런 것은 아닐 거예요. 어디에나 그 고장의 옛 모습이 조금씩 남아있을 거예요.
관심이 없어서 보지 못하는 것일 뿐.
관심에 감사드리며 언제 다시 만나는 날 예 성터길 일부분만이라도 함께 걸어요.
그 때는 아마도 여기 지난번에 지난 곳인데, 라고 말할 지도 모를 겁니다. 아니 그 말이 분명 나올 거예요. ^^
성길 따라 걷는 골목길이 참 좋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기존의 바우길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색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좋은 길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강릉에서 30여년을 살았지만 처음 걷는 골목길...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골목 구석구석의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이 즐거움 이였지요.^^
아름다움을 담으셨네요~
같은 자리에서 같은 것을 보고도 사진에 담기는 것은 완전 다릅니다! 신기를 넘어 신비합니다
전 그냥 스마트폰으로 생각없이 찍어요. 그래서 화질도 구도도 엉망이지요.
그냥 걷다가 순간 제 마음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으면 그냥 눌러봅니다.
그럼에도 이런 과찬을 하시니 어디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 촬영 위치를 어떻게 이렇게 잘잡을수가??? !!!
바우길의 끌림에서 인지, 사진기술의 능력인지 궁금하네요
끌림도 기술도 아닙니다.
바보를 이쁘게 보아주시는 님의 마음이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일 겁니다. 감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