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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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요.
집안에서 가족들이 둘러 앉아 먹는 밥도 맛있지만, 때로는 여름날 마당에 상을 펼쳐 놓고 마당에서 뜯은 상추쌈을 한입 가득 집어놓고 우적우적 씹어 먹는 맛이 그만 이었습니다.
어느 집이나 자식들이 네, 다섯은 되었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함께 사는 집이라면 식구는 족히 10명은 넘었습니다.
요즘은 초핵가족 시대라 엄마 아빠 아들 딸 이게 전부지요.
혼자서 밥먹고 잠자는 이들이 많아졌고, 그 나마 대신 놀아 주고, 대신 먹어주는 소위 ‘예능’ 이란 프로그램이 인기랍니다.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없으면서 육아 프로 그램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기도 하지요.
소통이라는 게 휴대폰을 통한 밴드, 카톡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시대의 정서가 어떠할지 짐작이 갑니다.
24.6.21.금.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오규원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마당 위에는 멍석
멍석 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마을도
달빛에 잠기고
밥상도
달빛에 잠기고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밥그릇 안에까지
가득 차는 달빛
아! 달빛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