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1월에 내린 첫눈이 이 정도로 퍼부은 것은 117년에 처음 겪는 일이었다고 하네요.
긴 가뭄 끝에 반가운 강설인가 싶더니, 이 눈이 또 다른 재해를 가져왔습니다.
곳에 따라 큰 눈은 어렵게 일궈낸 농작물을 휩쓸었고, 농심도 주저앉았습니다.
이를 보도하는 기사를 보면,
눈이 많이 내려서 계곡물이 많아지는 모습을 “계곡물이 불기 시작했다.”로 나타냈더라구요.
‘붇다’와 ‘불다’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계곡물이 불다’는 “계곡물이 붇기 시작했다.”로 표현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체중이 불기 전에” 하는 표현도 “체중이 붇기 전에”로 해야 맞습니다.
이처럼 부피가 커지거나 분량이 늘어나는 것은,
‘풍선을 불다’라고 할 때의 ‘불다’와는 전혀 다른, ‘붇다’가 기본형이기 때문입니다.
이 ‘붇다’의 ‘ㄷ’ 받침이 ‘ㄹ’로 바뀔 때가 있는데,
그것은 “계곡물이 불어서”라든지 “체중이 불으니”처럼
‘-어서’, ‘-으니’ 같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 쓰이는 경우입니다.
그 외에 “체중이 불면”, “라면이 불면”과 같이 말하는 것들은 모두 잘못된 표현이고요.
“체중이 불면”은 “체중이 불으면”으로 고쳐 써야 하고,
“라면이 불면”도 “라면이 불으면”으로 고쳐 써야 합니다.
이 ‘붇다’의 쓰임은 ‘싣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짐을 실기 시작했다.”가 아니라 “짐을 싣기 시작했다.”로 말하며,
“이삿짐을 실면”이 아니라 “이삿짐을 실으면”으로 말하고 있잖아요.
‘붇다’도 이와 같습니다.
“물이 붇기 시작했다.” “체중이 불으면” 들과 같은 표현이 자연스럽게 느껴져야 혼동을 피할 수 있겠지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