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터에서
시월. 최영호
굉음도 없이 들이닥쳐 물고 간 목숨
좁은 골목을 기웃거리다
넓은 세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불꽃 속에 모든 적의를 태워 버리고
초월로 뛰어넘는 귀향길.
곤궁해도 정든 세상
긴 이별이 두려워서 주저했던 사람
칠 흙 같은 어둠을 벗고
은혜가 달빛처럼 출렁이는 곳에
목련꽃처럼 향그럽게 피어나라.
눈물이 방울방울 진주가 되고
울음이 마디마디 노래가 되며 상처가
시들지 않는 꽃으로 피어나는 곳에서
다시 밝은 빛으로 깨어나라.
구근이 썩어도 향기가 한 섬
필시 영원한 것도 없으나
영원히 사라지는 영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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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창작방
화장터에서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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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
14.04.23 11:5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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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작품입니다.
'영원한 것도 없으나 영원하지 않은 영혼도 없다'
너무 마음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