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적에 내 얼굴이 둥근편이라 어디서 데리고 온 아이가 아니냐?
주로 무슨 다리 밑에서 데리고 왔다는 정말 듣기 싫은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우리 집안은 모두 얼굴이 긴 편이고 아버님을 닮았다는 소릴 들어 본적이 없는데
요즘 아침마다 세수하며 앞 거울에 아버님이 나타나신다.
내가 어느새 아버님의 눈매을 닮아 있고 웃는 모습이 닮았다.
몇 년 전에 김진호의 가족사진이란 노래를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렸다.
그 후로도 자주 듣는다, 매번 눈물이 흐른다.
스스로 명곡이 따로 있나? 내가 좋아서 듣고 또 듣고 하면 그게 바로 명곡 아닌가?
남의 가족사진은 타인에게는 그냥 한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지만 나의 가족사진은 다르다.
나에게 말씀도 하시고 웃음도 보내시며 늙은 자식을 어린아이 처럼 걱정도 하신다.
아버님 환갑 잔치가 끝나고...
내 큰아들을 안으시고
없어진 내 양말 한짝 때문에...
나도 어느새 이런 가정의 큰어른이 되여있구나. 10년 전 쯤?
집사람 60세 생일날 두 아들과.
여동생과 아버님 모시고 산행을 즐기며.
아버님 米壽 아침에.
어머님이 그렇게 원하시던 자개농 3개를 환갑에 사주셨다.
어머님 돌아 가시고 일년 후 우리 부부가 시골집에서 자는데 밤새 아버님이 "여보~ 여보~"하시는
잠고대?에 잠을 이를 수 없었다.
그리고 2년 후 어느날 "야~ 너의 엄마 예쁘냐?" "아니 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
"도통 네 엄마 얼굴하며 모든것이 생각이 안난다."
"여보~~~" 하시더 잠고대는 없어졌지만 쓸쓸하신 모습은 여전하셨다.
치매기가 온것이다. 심하신 것이 아니고 어머님에 대한 기억만 안나시고 가끔 같은 말씀은 여러번 하신다.
어머님을 먼저 떠나 보내시고 외롭게 6년을 더 사셨다.
이제 와서 부모님을 생전에 좀 더 잘 모시고~~~ 뭐 마음을 먹고 후회한들 무엇하리오!
몇달 후 시골집에 내려가신 어머님께 숨겨두웠던 순영이를 데리고 내려 갔다.
어머님 첫 눈에 드신 모양이라 마음 놓고 사귀며 순영이 부모님도 찾아 인사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