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남미에 도착한지가 25일이 지나서 45일 중에 절반이상이 지났다.
앞으로 둘러보아야 할 곳이 지금가려는 우수아이아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이과수폭포, 리우데자네이루이다.
넉넉하게 기간을 잡아서 왔기 때문에 본래 계획 했던 곳만 간다면 느긋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나딸레스에서 푼타아레나스를 거쳐서 우수아이아로 가면 하루에 갈 수 있는데 우리는 무료하게 기다리는 것이 싫어서 리오가예고스로 오면서 하루를 그냥 허비한 셈이다.
남쪽으로 내려 온 것이 아니고 동서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리오 가예고스는 산타크루즈라는 주(州)의 주도(州都)로 인구가 10만 정도 되는 대서양에 있는 도시이나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볼 것이 없고 우수아이아를 가기 위해서 거쳐 가는 도시이다.

버스 정거장 앞에 있는 조그만 공터에 세워진 이사벨 페론의 동상 아르헨티나의 곳곳에서 페론의 동상을 볼 수 있다.
아홉시 경에 우수아이아를 가는 버스를 타고 두 시간쯤 지나자 국경이 나타난다. 다행히 버스에 실은 배낭은 검사를 하지 않고 휴대하고 있는 짐만 검사를 하고 통과를 시켜준다. 어제 칠레에서 아르헨티나로 들어왔다가 다시 칠레로 들어간 셈이다.
두 시간 정도 더 버스를 타고 가자 마젤란 해협이 나타난다.



마젤란 해협의 건널목 바람이 무척세서 서 있기기 힘들다
마젤란 해협은 남미대륙과 우수아이아가 있는 티에라 델푸에고 섬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포르투칼의 탐험가인 마젤란이 1519년에 스페인을 출발하여 대서양을 횡단하여 남아메리카의 이 해협을 발견하고 통과하여 태평양을 횡단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마젤란은 태평양을 횡단하고 필리핀에서 토인에게 피살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해협은 좁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항해하기가 위험한 해협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도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사람이 서 있기가 곤란할 지경이다.
양쪽 해안은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아주 가까워서 얼마든지 다리를 놓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버스나 트럭을 실을 수 있는 커다란 배로 승객도 같이 실어나른다. 우리끼리 이야기하기를 만약 한국 같으면 벌써 다리를 놓았을 것이라고...
티에라 델 푸에고 섬은 동서로 절반을 나누어서 태평양쪽은 칠레의 영토이고 대서양 쪽은 아르헨티나의 영토이다.
그리고 우수아이아는 아르헨티나의 영토이다.

붉은 선이 오늘 버스를 타고 온 길이고 가운데 가로지르는 검은 선은 국경이다.
마젤란 해협을 건너서 3시간을 달리자 다시 아르헨티나 국경이 나타난다. 여국경을 통과하고 나서는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네 시간을 더 가자 눈 덮인 산들도 보이고 나무들이 보이기도 한다.
나딸레스에서 가예고스를 오는 동안 보았던 것과 같은 황량한 초원들만 보았는데 가예고스에서 우수아이아를 가는 동안에 보는 풍경도 마찬가지이다.
비가 적게 오고 풀이 자라지 않은 계절이어서 초원이 황량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목축을 하기 위해서 나무들을 다 베어내서 조그만 야산이나 들판이나 나무 한 그루들이 없다.
그리고 풀을 뿌리까지 먹어버리는 양이나 염소들의 습성 때문에 초원이 더 황폐해 보이는 것 같다.
안데스 산맥의 마지막자락너머에 우수아이아가 있는데 우수아이아가 가까워지면서 호수도 보이고 숲도 보이는데 충격적인 것은 목축을 하기 위해서 숲에 있는 나무들을 다 베어내는 모습이다.
아르헨티나가 아무리 목축을 하는 국가라고 하지만 만약 선진국이었다면 이렇게 울창한 나무들을 베어내 가면서 목초지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숲을 벌목하여 목초지를 만들다니....
우리나라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수아이아 근처로 오면서 이런 곳들이 눈에 많이 띤다.
안데스 산맥의 마지막 자락의 고개를 넘어가서 다시 한 시간을 더 가자 드디어 우수아이아가 보인다.
그 때의 시간이 오후 아홉시 반으로 국경을 두 번이나 통과하여 열두 시간 이상을 버스를 타고 온 셈이다.

우수아이아 고개를 넘기 전에 보이는 파그나노 호수

고개를 내려 보면서 본 우수아이아
버스가 도착하자 숙박업자들이 관광객을 잡기 위해서 버스정류장에 나와 있는데 그 중에 한 사람과 협상을 하여 숙소를 잡았다.
남미에서는 숙소를 잡는 것이나 관광을 하는 것이나 심지어는 환전을 하는 것까지도 흥정을 하는 곳이 남미로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다.
저녁을 해먹고 나니 이미 열한시 반으로 주인아저씨에게 날씨나 관광 사정에 대해서 알아보니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아서 비글해협의 유람선이 뜨지 않는다고 하며 내일도 뜨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보통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관광에 관한 정보나 교통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하고 가끔은 버스표나 비행기표도 예약해 주기도 한다.
우수아이아는 엄격하게 말하면 남미대륙은 아니지만 남미대륙의 끝자락에 섬에 있는 도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곳이다. 이곳을 오는 사람들은 남극대륙에서 가장 가까운 대륙의 땅 끝을 가보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일 것이고 펭귄이나 물개 등 바다 동물들이나 이곳의 국립공원인 티에라 델 푸에고를 보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우수아이아는 남극 대륙과 가깝기 때문에 남극처럼 나무들도 없고 아주 추울 것처럼 생각되나 산에는 나무도 울창하고 따뜻하다.
눈은 시도 때도 없이 내리지만 금방 녹으며 길바닥에 눈이 쌓이지는 않는다.
우리가 우수아이아에 도착한 때가 10.30일로 북반구의 계절로 말하자면 4월 말인 셈이다.
여기에서 이틀을 머물기로 하고 하루는 비글해협이나 섬을 가서 펭귄이나 물개를 보는 것으로 하고 하루는 국립공원을 가는 것으로 결정을 하여 이튿날 관광부스들이 모여 있는 바닷가로 나가는데 바람도 불고 눈이 내린다. 기상이 좋지 않아서 비글해협으로 가는 배는 뜨지 못하고 가까운 섬에 가는 배만 뜬다고 하여 기상과 상관이 없는 국립공원을 가기로 하였다.

아틑날 아침 관광 안내소와 부스를 가기 위해서 바닷가로 가고 있다. 이곳은 부산처럼 산자락에 도시가 형성되어 있어서 내리막길이다

파란 버스가 우수아이아를 순회운행하는 관광버스이다.

이런 관광부스들이 바닷가에 줄을 서 있다.

눈이 또 내리기 시작하고....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은 트레킹코스가 아름답기로 인터넷 같은 곳에서 소개가 되는 곳이다.
관광 안내소에 물어보았더니 미니기차가 운행을 하니 그 치차를 타고 들어가서 트레킹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여 기차를 타고 들어가서 트레킹을 하기로 하였다.
기차는 증기기관차로 그리 자주 운행을 하지 않으며 공원입구에서 종점까지 40분 정도를 가는데 중간에 경치가 좋은 곳에서 두 번 정차를 하면서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마지막 기차가 4시까지이므로 트레킹을 하다가 다시 시간을 맞추어서 다시 오라고 주위를 준다.
어린아이들과 같이 기차를 타고 가는데 창 밖에는 흰 눈이 내리는데 나뭇잎은 파란 것이 너무나 이색적이고 아름답다.
같이 간 여자일행들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좋아한다.
어떤 때는 수묵화 같은 풍경이 지나가고 어떤 때는 수채화 같은 풍경이 지나가는데 남극에서 가장 가까운 우수아이아라는 이름이 주는 감정이 추가되어 감흥도 배가(倍加)되는 것 같다.

우수아이아의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 입구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게 만들어 놓았다.

우리와 같이 기차를 탈 학생들

미니증기 기관차와 플렛트홈

증기기관차가 연기와 증기를 뿜으면서 눈 속을 달려가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파란 나무들은 상록수가 아니고 새싹이 나온 느릅나무들이다.

드디어 종점에 도착하고 아이들은 공원을 운행하는 버스를 타러 간다.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아이들과 우리밖에 없고 아이들은 내려서 버스를 타고 공원을 구경하는지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일행밖에 없다.
숲길을 걸어가는데 파랗게 돋아난 새싹 위에 눈이 내려 쌓인다.
파란 나무는 아마도 느릅나무 같은데 우리라나의 느릅나무보다 잎이 작으며 토레스 델 파이네를 비롯하여 우수아이아의 숲도 대부분이 이 나무들 같다.
세 시간 정도 트레킹을 하는 동안 눈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먼 곳의 경치는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일생에서 기억될 만한 아름다운 숲길을 걸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모두 만족해한다.

이런 길과 길 가에 있는 전망대에서 호수를 보면서 걷는다.


단풍과 새싹처럼 보여지는 겨우살이


내리는 눈은 아래는 금방 녹아서 남아 있는 눈은 흰 띠처럼 보인다.
시간이 되기 전에 종점 와서 철길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기다리는데도 차도 오지 않고 다른 관광객들도 없고 우리밖에 없어서 불안해하고 있는데 약속시간이 한 참 지난 다음에야 칙칙폭폭 소리와 함께 앙증맞은 기차가 나타난다.
우수아이의 뒷산은 오후에 내린 눈으로 산 중턱 위에는 하얗게 눈이 쌓였으나 산 중턱 아래는 푸른 숲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함박눈이 내리는데...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 뿐이다.

한 쪽은 파랗고 한 쪽은 눈이 쌓여 있어서 봄과 겨울을 동시에 본다.

또 다른 트레킹 코스

기차를 디다리는 동안 기차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차창에 보이는 풍경은 수묵화 같다.

드디어 기차에서 내리고

그 사이에 내린 눈이 들어 갈 때와 다르게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우수아이아를 들어가는 입구의 양 옆에는 대문의 기둥처럼 에는 이런 나무로 된 기둥들을 세워 두었다.
들어오는 길에 슈퍼에서 소고기를 사와서 저녁 식사로 구워먹었는데 아르헨티나의 소고기는 값도 싸고 질도 좋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에 있을 때 많이 먹어야 한다고.....

저녁식탁에 오른 소고기.... 아사도
이튿날도 비글해협으로 가는 배가 운행하지 않는다고 하여 펭귄섬으로 가는 교통편을 예약하고 오전에는 시내관광을 하였다.

골목에 그려진 벽화들

어느 집 정원에 피어 있는 튜립 꼭 그림 같다.

거리 모습
유람선

바닷가에서 보는 우수아이아

관광안내소에 있는 방명록....여기에 올 수 있는 인생에 감사를 했다.

대형 유람선들이 운행하지 않고 바다에 떠 있다.

그림엽서 같은 모습의 건물과 산들


이 흉상들도 이 도시와 연관이 있겠지...
뒤에 보이는 높은 산이 어제 그저께 넘어 왔던 산이다.
첫댓글 저고 가보고싶은곳인데 --부럽네요..페키지로 아니면 자유로 간거에요..지금 사진은 어디인지여
파나마 운하 생기기전에 돌아다녔다는 유명한 마젤란 해협이네요.
우수아이아. 비글해협 모습. 기대됩니다. ~~
자세한 설명과 사진이 흡사 현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여유있는 일정이 여행의 묘미를 더욱 느끼게 합니다.
대단한 여행을 하셧고 기록을 잘 해놓으셧네요.
헷갈리기도 할 텐데요.
잘 보고 잇습니다.
기회되면 가보고 싶군요.
남미는 못가보앗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