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햇빛을 20분 이상 쬐야 몸속 비타민D가 충분히 생성돼 원형탈모 등 탈모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면역세포 생성에 관여하는 비타민D의 양이 줄어들면, 백혈구가 머리카락이 나는 모낭을 공격하는 이상 반응이 일어나 모공이 닫히기 때문이다.
6일 인도 퐁디셰리 의과대학교 벤카타 크리스나 밤시 가데 교수팀은 1년간 탈모가 진행된 45명과 정상 모발을 가진 45명을 비교분석한 결과, 혈액속 비타민D가 탈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두 그룹에 대해 혈액속 비타민D 양과 체내 면역력을 가늠하는 척도인 CRP 수치를 측정했다. CRP 수치는 10ng/㎖가 정상으로, 이를 넘어서면 만성 장염, 백혈병 등 염증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연구팀은 또 머리카락이 빠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SALT와 비타민D 양 및 염증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탈모 집단은 혈액속 비타민D 양이 18ng/㎖로 측정됐다. 반면 정상모발 집단은 31ng/㎖로 나타났다. 약 2배 차이다. 혈액속 비타민D의 정상 수치는 20ng/㎖다. 또 CRP 수치는 탈모 집단이 14mg/L, 정상모발 집단이 4mg/L로 나왔다. 3배 이상 차이났다. 소득수준과 허리둘레를 포함한 비만도 등은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탈모가 심한 사람일수록 CRP 수치가 높았다. 이 수치가 높은만큼 염증반응이 많이 일어났고, 비타민D의 체내농도는 낮았다. 이는 몸속 비타민D가 충분하지 않으면 탈모가 빨리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비타민D의 하루 권장량은 5ng(마이크로그램)이다. 비타민D는 햇빛을 하루 20분가량 쬐거나, 달걀 1개, 검은콩 한 줌 등을 꾸준히 먹어서 보충해야 한다. 다만 하루에 모발이 100개 이상 빠지고,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가늘어졌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진은 비타민D가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지 않지만, 머리가 덜 빠지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추가 연구에서는 탈모에 관여하는 면역체계가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이 원형탈모와 비타민D의 상관관계에 주목한 이유는 최근 모낭에 비타민D를 흡수하는 세포가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원형탈모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원 모양으로 빠지는 질환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나 광선치료 등으로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나 모낭에서 어떻게 비타민D를 흡수하는지 밝혀낸다면 원형탈모 치료제 등을 개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험을 이끈 벤카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타민D가 머리숱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임상실험의학(Clinical and experimental medicine) 11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