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탈당 민주당원 1500명과 與 입당할 듯
한동훈, 만찬 회동서 입당 권유
1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을 만나 국민의힘에 입당하여 총선에 출마하도록 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환 기자
입력 2024.03.02. 03:14업데이트 2024.03.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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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1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부의장 영입을 추진 중인 한 위원장은 “합리적인 분과 함께 정치하고 싶다”고 했고, 김 부의장은 “너무 늦지 않게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을 만났다. 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김 부의장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정식으로 권유했다.
김 부의장은 이날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고, 곧 국회 부의장을 그만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의장과 함께 지역구 민주당 당원 1500여 명도 동반 탈당했다. 김 부의장 측은 “탈당 당원들과 논의해 입당 여부를 곧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과 김 부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약 2시간 비공개 만찬을 했다. 한 위원장이 요청하고 김 부의장이 응해 성사됐다고 한다. 김 부의장이 민주당 탈당 선언을 한 뒤 다른 당 지도부와 만난 것은 한 위원장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김 부의장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 공천을 아직 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은 이 지역구에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공천했다.
두 사람은 만찬 뒤 취재진 앞에 섰다. 한 위원장은 “지금의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김영주 부의장 같은 상식 있고, 합리적인 명분을 추구하는 ‘큰 정치인’을 품기엔 너무 망가졌다”며 “저는 김 부의장님과 같이 경륜 있고, 상식 있고, 합리적인 분과 함께 정치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큰 틀을 말씀드렸다”며 “대한민국과 동료 시민을 위한 정치에 대해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김 부의장은 “제가 참 어렵다, 아시다시피”라며 “제 역할이 무엇이 있는지, 해야 할 역할이 남았는지 (한 위원장이) 말씀해 주셨고, 제가 조금 더 고민해서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답을 드리기로 했다”고 했다. 김 부의장은 “한 위원장이 언론을 통해서 저에 대한 호감을 많이 얘기해 주셨다”고도 했다. 다만 김 부의장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과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선 국회의원인 김 부의장은 노동계 인사로 한국노총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을 지냈다.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18대 총선 때는 영등포갑에서 낙선했지만, 19~21대 총선 때 같은 지역에서 3차례 내리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냈다.
그랬던 김 부의장은 당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아, 지난달 19일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반명(반이재명)으로 낙인찍어 공천에서 떨어뜨렸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며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후 김 부의장은 이날 정식 탈당계를 냈다. 그동안 김 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잡혀 있어 부의장으로 사회를 보기 위해 탈당계 제출은 미뤄왔다. 다만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들을 비롯해 주변 인사들이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만류하고 있어, 막판 고심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의장 측 관계자는 “국회에도 부의장 사임계를 낼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출근길에서 “김 부의장은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이라며 “제가 법무부 장관 시절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황당한 소리를 할 때 국회 부의장으로서 사회를 보면서 대단히 품격 있게 제지하더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작년 9월 대정부 질문에서 안민석 의원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고, 두 사람의 설전이 이어졌다. 김 부의장은 “안 의원은 정치 출마부터 물었는데, 오늘 대정부 질문에 적절한 질문은 아니었다”며 안 의원을 제지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2일에도 김 부의장 입당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있는 분이라면, 다양한 분이 많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정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화를 나눠 보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말씀하시는 분이었다”며 “우리 당으로 들어오면, 무조건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 사당화 논란으로 탈당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5선 이상민 의원은 작년 12월 민주당을 탈당했고, 지난 1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지난달 19일엔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 단수 추천을 받아, 6선에 도전한다.
남양주시장 시절인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경기도형 재난 지원금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조광한 전 시장 역시 작년 9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조 전 시장은 경기 남양주병에 단수 추천됐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민주당이 후보자 검증 단계에서 자신을 부적격 판정하자 반발하며 탈당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 전 시장은 “제가 국민의힘에 와서 민주당 초강세 지역인 (경기) 시흥을에서 도전하는 것이 정치 발전에 작게나마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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