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바다 - 여서도
글_담화스님
어머니는저를 잉태하고 바다를 잉태 했답니다
저를 출산하고서는비로소바다를 출산 하구요
저를 잠재울때는 바다를 함께 잠재우고저를 보낼때는 바다를 먼저 떠나 보냈고제가 갇히었을때는 바다마져도 가두었답니다
제가 산문山門에 기대어서도 울고있을때는바다를 울게 하고요
여서도 담화스님의 어머니
구름
담화스님 글
겨우작은 섬을 맴돌며푸른 바다를 내다보지만
담쟁이가 자란돌담너머로검은 염소처럼 울지만
자주목이 메이지만
하얀 구름인 것을염소는바다는
겨우사대색신을 맴돌며고해를 바라보지만
풍경이 높은산문너머로푸른 고라니처럼 울지만
자주 눈이 가리지만
하얀구름인것을어머니는바다는구름인것을
여서도
글 .담화스님
별들이 밭을 이룬 곳이 섬에주인있는 무덤은 없다
파도가밭을 이룬 곳이 섬에주인있는 상념은 없다.
글. 담화스님
여서도에서 동백꽃을 두눈뜨고 본다는 것어려운 일이다
마치새로 금칠을 한목불木佛을 태우는스님의 마음을 엿본듯
여서도에서동백꽃을주검을 엿본다는 것어려운 일이다
그곳은 다만 천연스러울 뿐
글,담화스님
바다는 넓다바다는 깊다바다는 검다
이 섬에서는말 못하는 벙어리가 가장 잘 안다
그 다음은 동백꽃이그 다음은 바다위에서
살아 남은자가
그 다음은 어머니
그 다음은 관세음보살이조금 아신다
여기서는섬에의지하는것보다바다를 의지 하는것이더욱 쉽다
여기서는별들도바다를 의지해서 사색하고바다를 의지해서 집착을 놓고
여기서는아이들도바다를 의지해서 사색하고바다를 의지해서 집착을 놓고잠이든다
여기서는섬에의지하는것보다생멸에 의지하는 것이더욱 쉽다
여서도에서는바다가 안심법문을하고바다가 듣는다
여서도에서는동백이 심지법문을하고동백이 듣는다
글, 담화스님
지도위에도 없는 섬여서도는누구의 고향인가
검은 파도는동백숲으로 와서잠들고
하얀 파도는동백숲으로 와서생을 마치네
여기서는 영욕을 말하지 말라여기서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여기서는 죄와구원을 말하지 말라
여기서는 그 어떠한 말도 말라
여기는 의지처가 아니다
노을이 타고암벽이 타고동백꽃이 피고 질뿐
거기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
파도가파도의 일생을 살아가고
동백이동백의 일생을 살아가는
바다가바다의 일생을 살고별이별의 일생을 살아가는
사람이사람의 일생을 살아가는섬원각도량
여서도 가는 길
파도여
이대로 살자고어디로 가자고이대로 잊혀지자고 이 섬에 드는가
웃는 이별을 보려고소멸을웃는 사라짐을 보려고 이 섬에 드는가
황금니 배꼽까지 드러내고웃는 동백꽃땅에서 뒹굴고 있는십육나한
해탈향을 보려고 이 섬에 드는가낙화여
여서도에처음으로 바다가 생기고
그후로
동백은
울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다그리워하지 않는다
그 섬에서 보았다
인생사십
담화스님의 어머니이자
여서도에서 알게된 친구 광희의 숙모님을
저도 숙모님이라 불렀습니다
오랜 가굼끝에 하루종일 단비가 내린 다음날
숙모님을 도와 고구마 밭 고랑을 멨습니다.
여서도, 이곳
저에게는 하루하루가 수양입니다.
여서도에서 ㅎ;ㅍ;
출처: 475사람들 원문보기 글쓴이: hipp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