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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광복절을 맞아 백범기념관에서 6.15남측위의 기념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핸드폰을 이용한 즉석 수해성금 모금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엄청난 재해를 계기로 우리의 겨레사랑, 인간사랑, 평화사랑의 마음만이나마 북이고 남이고의 국한을 모르고 퍼져나가기를 기원합니다. 그 힘으로 군사분계선의 철조망과 지뢰밭을 드디어 걷어내기를 소망합니다."
광복 61주년을 맞은 15일 오후 5시 20분, 서울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광복 61주년 기념식 및 남북수해복구지원을 위한 나눔의 밤'에서 백낙청 상임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북녘의 수재민에 대한 긴급구호를 주장하며 몸소 실행에 나선 남쪽 민간단체들의 움직임이 정부당국도 쌀을 포함한 대규모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입장변화를 끌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낙청 상임대표 대회사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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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를 하고 있는 백낙청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6.15남측위)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백낙청 상임대표는 "비록 평양에서의 만남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남북 당국간 대화가 거의 끊긴 국면을 돌파하는 데 민간의 노력이 다시금 결정적인 이바지를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이 자리에 모였다"며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정부당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입장변화를 이끌어낸 데 대해 언급하고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더 나아가 남북관계 정상화의 새로운 전기로 작용하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백낙청 상임대표는 또한 "전시작통권 환수는 우리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안인 것"이라며 "다만 그 환수과정은 국민의 엄정한 감시 아래 한미 국방당국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쳐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6.15남측위 공동집행위원장인 정인성 교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6.15남측위 소속 단체 임원 등 120여명과 범청학련 통일선봉대 250여명이 참석했으며,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남북해외가 함께 8.15대축전을 치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북녘 수해피해에 대한 조건없는 지원에 뜻을 모았다.
대일 특별성명, "야스쿠니 신사참배 주변국에 대한 야만적 도발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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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 총무원장의 축사를 대독하는 명진 스님. [사진 - 김주영 기자] | | 6.15남측위 명예대표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조계종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인 명진 스님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아직도 현존하는 민족사의 또 다른 비극을 오늘 8.15 광복 61돌을 기점으로 깨끗이 청산하고, 자주와 평화, 화해와 단합을 실천하려는 겨레의 의지를 뚜렷이 하여야 할 것"이라며 "그 시작으로 친일파 재산 환수 위원회의 활동과 야스쿠니 신사에 함께 묻힌 선조들의 영령을 조국으로 되찾아 오는 것, 그리고 북관대첩비 및 조선왕조실록 환수 등 약탈문화재 환수운동은 우리가 기억하고 실천해야"한다고 밝혔다. [지관 명예대표 축사 전문 보기]
지관 스님은 "근간에 있는 어려움과 질곡도 우리의 통일 교류의 역사와 우리들의 노력이 바로 세워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현재 남과 북 민족의 앞에 닥친 수해의 아픔과 상실은 무조건적으로 우리 민족끼리의 힘으로 극복하고 헤쳐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6.15남측위 명의의 대일 특별성명 낭독에 나선 장혜옥 전교조위원장은 "최근 60여건에 이르는 신문기사들이 '빨갱이 집단' 전교조를 비난하면서 융단폭격을 퍼부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굴하지 않고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통일 희망의 그 길을 걸어갈 것이다"라는 입장을 먼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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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옥 위원장이 대일특별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 김주영 기자] | | 대일 특별성명은 "일본 천황이 항복을 선언한 지 61주년이 되는 오늘 아침,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기어이 참배했다"며 "일본패전일인 8월 15일 이 역사적 상징의 날에 1985년 나카소네의 도발에 이어 21년만에 현직 총리가 보란 듯이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주변 국가에 대한 야만적 도발행위"라고 규정했다. [대일 특별성명 전문 보기]
성명은 특히 "최근 일본은 북 미사일 발사 등의 정세를 빌미로 미국에 편승한 군사력 팽창을 노골화하고 이참에 군국주의 부활의 족쇄인 평화헌법을 부정하는 데까지 나서고 있다. 자기들의 필요에 따라 북쪽을 선제공격할 수도 있다는 망발도 들려온다"며 "지난 식민침탈로 인해 우리 민족이 겪은 반세기의 불행도 부족하여 한반도에 다시 전쟁의 불화살을 쏴 올리겠다는 일본의 망상에 분노한다"고 규탄했다.
성명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체제구축과 한반도의 통일은 지난 시기 일본 때문에 발생한 재앙을 원상회복하고 민족국가간의 낡은 대결시대를 청산하여 동북아 민중간의 진정한 우호와 교류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하고, 일본 군국주의 희생자들과 피해 당사국들에게 정당한 국가적 배상과 보상을 실시할 것 △일본 정부는 미국에 편승한 군사력 팽창정책을 중지하고,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공격적 군사력 배치계획을 철회할 것 △일본 정부와 의회는 평화헌법을 수정하려는 군국주의 기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김상근 특별위원장, "북쪽의 대표들은 비교적 솔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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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근 특별위원장이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주영 기자] | | 6.15남측위가 최근 발족시킨 남북수해복구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상근 목사는 지난 11일 금강산에서 6.15북측위와 북녘 수해지원 실무접촉을 가진데 대해 설명하며 "남쪽도 어렵지만 북쪽이 더 어려울 것 같으니 우리가 콩 한 개라도 나눕시다하는 겸손한 자세, 진정으로 하나의 동포, 하나의 민족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났다"고 운을 뗐다.
김상근 목사는 "북쪽의 대표들은 비교적 솔직했다"며 "어렵다. 피해가 크다. 그러나 남쪽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그런 숫자의 피해는 조금 과장돼 있다. 하지만 살림집이 떠내려가고 철길이 끊어지고 도로가 파괴되고 아직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두달 세달 후면 북쪽은 어느새 추워지기 시작한다. 살림집을 복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어 "바로 북쪽이 우리의 제안을 거부했던 자신들의 입장을 바꿔서 나왔던 것은 다른 뜻이 아니었다"며 "북쪽에 있는 우리의 동포들, 인민들의 겨울나기, 삶이 정치보다 앞서고, 정책보다 앞서고, 대결보다 앞선다는 점에서 우리도 똑 같은 마음을 갖는다"고 소개하고 '인도주의'를 강조했다.
김상근 목사는 "오늘 이 행사로 우리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의 마음을, 뜻을, 사랑을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래패 우리나라가 북녘의 수해피해 영상이 흐르는 가운데 "84년 남측 수해에 북에서 많은 도움을 줬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함께 나누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자작곡 '우리는 하나이기에'를 불렀고 인기곡 '하나'를 부를 때는 통일선봉대 학생들이 율동을 따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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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성직자들로 구성된 삼수회 공연이 눈길을 끌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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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결성된 삼수회는 지난 2월 각 종교별 세계 성지순례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또한 원불교와 천주교, 불교 여성 성직자들로 구성된 삼수회는 '나뭇잎배'와 '사랑으로'를 열창해 참가자들의 발수갈채를 받았으며, "통일선봉대 젊은 청년학생들이 이 자리에 함께 했다"며 '사랑으로'를 합창해줄 것을 특별히 주문하기도 했다.
진명 스님은 "삼소회는 전문 음악합장단이 아니어서 노래를 썩 잘하지 않지만 종교화합과 세계평화를 위한 일이라며 빠지지 않고 참여하겠다는 일념으로 용기있게 오늘 이 자리에 왔다"며 "우리들의 따뜻한 사랑, 그리고 큰 자비만 있다면 세상에 평화를 이루지 못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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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보낼 쌀을 가마니에 넣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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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이용한 즉석 모금 퍼포먼스에 6.15남측위 상임대표와 공동집행위원장들이 시범을 보였다. 왼쪽부터 한충목, 백낙청, 이승환, 김제남.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참가자들은 한반도 지도로 꾸며진 가마니에 쌀을 담아넣고 성금 봉투를 모금함에 넣는 퍼포먼스와 핸드폰을 이용해 060-700-1615번으로 즉석 수해지원금 모금 퍼포먼스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남북수해복구지원, 온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계기됐으면"
사회자의 소개로 참가자들에게 인사한 박용길 6.15남측위 명예대표는 기자에게 "(문익환) 목사님은 맨날 분단 50년을 넘기기 전에 통일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벌써 광복 61주년이나 됐다"며 "우리 민족의 백의민족으로 노래와 춤을 즐기고 착한 백성인데 약소국으로 외세에 시달려 고생을 많이 했고 언제 하나되고 언제 바로될지"라며 한탄했다.
박용길 장로는 "지난 광주에서도 여러 행사도 같이 했는데 어떻게 돼 이번 8.15는 오도가도 못해 우리끼리만 하려니까"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그만큼 (우리민족이) 고생했으니 통일돼서 좋은 세상을 봐야지"라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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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북녘 수해피해 보도들을 모은 영상물을 시청했다. [사진 - 김주영 기자] | | 행사에 참가한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은 "남북관계가 어느 때보다 어렵다"며 "8.15가 광복 61주년이 아니라 분단 61주년이 되고 말았는데 분단의 장벽을 뛰어넘어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길 열리는 광복 기념일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경색되고 냉랭해져 심경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천영세 의원은 "정부당국이 남북장관급회담 이후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고 오히려 대북제재에 편승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북이 큰비로 인한 수해피해가 큰 것이 사실이므로 인도적 지원을 빨리 재개하고 (대화를) 다시 열어가는데 6.15남측위 성원들이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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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선봉대 학생들의 참가로 행사장 분위기에 활력이 돌았다. 박용길 명예대표가 소개되자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범청학련 통일선봉대를 이끌고 참석한 장송회 한총련 의장은 "올해도 남북 공동행사로 치렀으면 좋았을텐데 큰물피해로 여기 남측에서라도 행사를 갖게 됐다"며 "어제 연세대에서 통일을 외쳤던 마음대로 오늘 이곳에서도 통일을 염원하며 통일을 가로막는 외세와 반북친미세력을 어떻게 세련되게 해결할 것인가를 결심하는 자리이다"고 말했다.
7월 31일 서울을 출발해 진주, 마산, 밀양, 대구, 부산, 춘천, 평택 등 전국을 순회했다는 범청학련 통일선봉대 동군 소속 한정훈(경남대 2년) 학생은 "처음에는 많이 부족하고 쉽지 않았지만 많은 교양을 받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쉽게 풀렸고 시민들의 많은 박수와 격려로 힘이 생겼다"며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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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한정훈 한생은 이날 행사를 지켜보고 "통일이 벌써 코앞에 다가온 것 같고, 이번 남북수해복구지원은 온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발언자들 외에도 6.15남측위 공동대표인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 조성우 민화협 상임의장, 한국연성단체연합 정현백 공동대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 등 소속단체 대표들을 비롯해 김성훈 전 농수산부 장관, 6.15남측위 운영위원으로 활약하다 로마로 근무지를 옮긴 김종수 신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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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도시락으로 저녘을 해결하고 절약된 금액을 수해복구지원에 돌리기도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 6.15남측위 공동집행위원장은 "8.15공동동행사가 무산되고 남북 모두가 수해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 맞춰서 최대한 간소하고 실정에 맞게 뭔가 의미있는 행사를 준비해 만들었다"며 "잘 됐다기보다 아쉬움이 많지만 이번 행사가 남북수재민을 돕는다는 새로운 공식을 만든 의미를 갖는 행사로서 조금 더 의미가 잘 살아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6.15남측위는 한겨레신문사,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등과 공동으로 '북녘 수재민에게 희망을!'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17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명동 일대에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이후 2001년부터 남북을 오가며 진행된 8.15민족공동행사가 무산된 것은 지난 2004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로 인한 분산개최 이후 두 번째이며, 공동발표문마저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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