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이의 죽음
임선희
하얀 비닐봉지가 흐느적흐느적 움츠렸다 폈다
해파리처럼 바닷물에 떠서 오대양을 횡단하다가
배고픈 바다거북이의 하루 양식이 된다
폐그물에 걸려 지느러미를 잃은 돌고래가
따개비가 붙은 병뚜껑을 눈에 박은 채
폐선 조각처럼 기우뚱거리며 물결에 몸을 맡긴다
바다를 떠돌던 쓰레기들이 남은 눈도 내놓으라며
썩은 내장과 지느러미도 내놓으라며
좀비처럼 몰려온다
바닷가 모랫벌에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수군대며 아직도 푸른 바다가 그리운
죽어 떠내려온 거북이 등껍질을 둘러싸고 있다
서로 모르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서로 잘 알고 있는 비밀을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하고
누구의 잘못도 아닌 듯 거북의 등껍질을 발로 찬다
자기가 알을 낳던 바닷가 모랫벌에
등껍질을 하늘에 두고 누워있는 거북이
싯퍼런 낚시바늘이 그의 해골을 놓아주지 않는다
갑자기 거센 파도가 몰려온다
바다가 컥컥 성난 기침을 한다
지구를 때려 부술 해일이 저만큼 몰려오고 있다
첫댓글 바다거북이의 죽음을 읽고
전기충격맞은 느낌이었어요
멍
무심코 버린 쓰레기
나도 거기에 일조한 나쁜 사람이죠
죽은바다거북의 누워있는 모습
해일이 밀려오는 모습
아 무서워요
나하나쯤이란 생각없는 행동에 반성합니다
모두가 알면서도 방심한 행위를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시포님
그리고 신아작가상
축하합니다
글이 너무 좋아서 당연한거지만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거라지만
작은거인 진짜진짜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