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산도 가을빛이 띄기시작했습니다.
아직 은행잎은 진녹이 그대로지만, 느티나무잎들은 옷을 바꿔입기 시작했습니다.
한가지에도 여러색깔로 물드는 느티나무, 잎잎이 노랗거나 빨간색이 곁들여진게 묘하게 조화을 이룹니다.
어제,모처럼 비가 오더니만 오늘 완연히 싸늘한 공기가 반팔 티에 노출된 맨살을 차갑게 공략합니다.
유니엄마가 긴팔옷들을 꺼내서 다림질을 해놓으면서 내일 입고가라고 한예기를 귓등으로 들었더니, 오늘 당장
이렇게 후회가 됩니다. 덕분에 차에서 많은시간을 보내면서 요즘새로 읽기 시작한 '계백' 이 제법 넘어간 장수가
도타와졌습니다.
오후가 되면서 약 한달전에 발뒤꿈치,그러니까 아킬레스건이 고장난것이 또 도진듯합니다.
지난번처럼 똑같은 부위가 점점 발을 디디지도 못할만큼 아파옵니다,
어제, 오후나절에 신평에 개업미용실에 배달간 크고 무거운 화분덕인듯 싶습니다.
하단 동아대입구에 있는 그 꽃집은 다른꽃집과 비교해보아도 너무하다싶을 정도로 화분을 무겁게 분갈이 합니다.
"사장님예, 솔직이 화분이 무겁습니더, 꼭 이렇게 무겁게 안해도 된다아입니꺼~"
"우짜겠습니꺼, 그래야 손님들이 좋아한다 아입니꺼, 몇번 매스컴을 탓다 아입니꺼,..."
얼마전, 티브이 한프로그램에서 가벼운 화분의 내용을 집중 방송했었습니다.
그 영향덕에 꽃집들 특히 관엽을 다루는 화분집들이 경쟁적으로 화분을 무겁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면으로 보면 식물에게 오히려 악영향을 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선, 백프로 흙으로 체우면 좋다고 생각하는데 참으로 난센스입니다. 식물 뿌리는 물을 많이 머금은 흙이 좋은게 아니라
적당한 습기와, 영양이 듬쁙들은 배합토가 들어가야 합니다.또한 배수도 잘되면서 뿌리의 온도도 유지하게 해주는
적당량의 난석이 분의 절반쯤 채워진것이 좋습니다.이러면 절대로 화분이 무겁지 않습니다.
분갈이집들이 원가를 생각해서 난석을 쓰지않고, 스치로폼을 쓰는것이 문제인데 이것때문에 화분이 턱없이 가벼워
졌었고 이걸 문제삼은 거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흙으로 가득체운 분보다는 그래도 스치로폼을 적당량 쓴 분이
오히려 식물 뿌리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여간,어제 그화분을 붙잡고 용을 쓰는데 발뒤꿈치께가 뜨끔했었는데,...
그것이 동티난듯합니다.
해서 오후세시쯤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농땡이 칠려고 일찍 들어왔다고 눈을 흘기는 유니엄마가
발을 제대루 딛지를 못하는 저를 무작정 한의원으로 끌고 같습니다.
"거봐요,...앞전에 제대루 치료했으믄 이리됐을까요,...하여간 당신은 남의말을 안들어요,...."
병원에서 가져온 주사를 유니엄마가 놔주었었는데, 괜찮은듯 싶더니, 이리됐습니다.
해서 집근처 한의원에 갔습니다.
원장실로 안내를 받아서 유니엄마와 들어갔습니다.
생각외로 젋으신 원장님입니다. 첫인상이 무척이나 호감이 갑니다. 약간 마른듯하면서 경망되지 않아 보이고,
가벼은 눈웃음이 한번에 첫만남의 어색함을 무너뜨립니다. 또한 중저음의 묵직한 목소리가 믿음감이 갑니다.
"발 뒤꿈를 다쳤다고요,..."
"예, 앞전,한달전에 다쳤었는데, 어제,또 다친모양입니더,"
무릎위에 다리를 올리고는 이리저리 매만집니다. 다친곳을 잠시 체크하곤, 제 팔목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가며
진맥을 합니다.다친곳은 발인데 팔목을 잡으니 정말 이상했습니다.
잠시후 나를 보며 말을하는것이 아니라 유니엄마에게 말을 건냅니다.
"어머니, 오해하지 말고 들으시소,...아저씨 성품이 급하고 작은일에도 과장되게 반응하지요? 글구 예전의 상처받은
일들도 잘안앚고 그러지 않습니까?"
"어머~ 진맥으로 그런것도 알수있습니꺼~"
무섭습니다. 정말입니다.그런것은 저에게 물어보아 야지요, 정말 그렇습니다.
"그럼요,...그런데요, 아저씨 기가 많이 빠졌습니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속은 많이 상한거지요, 우선 아저씨한텐
차가운 먹거리는 정말 안좋습니다. 삼가고예~ 더덕같은 뿌리음식이 아주 좋습니다. 한 일주일 치료 받으셔야 되니까
그때 그때 말씀드리겠지만 어머니가 많이 챙겨주셔야 합니데이,........"
이런 명의가,....아,허준 선생님이 환생했는지 알았습니다. 저요, 아직 뜨거운 음식 먹어본적이 없습니다.
한번 만들어논 반찬,아니 사온반찬 냉장고에서 들랑날랑 하는게 전부인 최여사,..뜨끔 할겁니다.
곁눈질로 살짝 유니엄마를 쳐다보니, 입이 딱 벌어져 있습니다.
"아저씨가 건강이 많이 상한것이 어찌보면 어머니가 잘 신경쓰지 못한것도 있으니 앞으로 잘해주셔야 됩니다."
"........."
"그리고 아저씨도 몸신경을 많이 써야 겠습니다.건강은 누가 챙겨주는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누가 시비라도 걸라치면
쪽팔린다 생각말고,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깊은숨을 셔야 합니데이,...항상 마음에 여유를 가지세요,"
"예,명심하겠습니다. 오늘, 발뒤꿈치 치료받는것이 아니라 마음병을 치료한신거 갑네예~"
저요, 바로 무릎을 끓을려고 했습니다.발뒤꿈치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명의,....바로 옆에 있습니다. 오늘, 전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에 섰다고 생각할랍니다.
터닝포인트,....오늘이 바로 그날이였슴 좋겠습니다.
침을 맞는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습니다....
돌아온는길에 유니엄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내일부텀 같이 올꺼지?"
"미칫는갑다,...내가 뭐하로 올끼요~~~별일도 많타~~"
그러나, 유니엄마 각성한게 분명히 맞습니다...
술한잔 하고 싶다고 했더니,......
정종을 따끈히 따글따글하게 뎁혀 왔습니다요,......ㅋ
첫댓글 유니엄마한텐 늘 꼼짝도 못하는 꽃남님~
한의사님과 꽃남님의 작전의 냄새가 왠지~~~~~~~ㅋㅋㅋㅋ
뜨끔하지예 꽃남님~~~~
순진한 유니엄만 그런줄도 모르고 넘어가고~~~ㅋㅋㅋ
아, 얼짱님, 정말 무섭습니다. 그걸 어찌 아시고,...아,무섭다 무서버,...
맞벌이 하시는 주부님들 반찬 만들라 집안 청소할라 아이 챙길라 남편 챙길라 아이고 숨차요~~~
꽃남님이 반은 해주셔야지...그래도 한의사님 말듣고 정종따끈하게 데워주는 최여사가 최고네요.ㅎㅎㅎ
전, 그거 제가 다 하는디요,....ㅎㅎㅎㅎ
마음을 치료해줬네여...
따뜻한 말 한마디에 만병이 나을 수도~~~
무리하지 마시고 꼭 완치하세여~~^^
예, 감사합니다. 일이있어서 답변이 늦었네요,..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또 자랑질~에, 태클을 거시네. 거긴 정종이 없어서 못 드셔서 샘 내시는거죠?
아, 보름달 맨키로 생긴병에 든거,..고거이 우린 입가심으로 마셨다 아입니꺼,...ㅎㅎㅎㅎ
식물이든 사람이든 환경이 참 중요하지요? 알고 치료하고 바꾸는 것이 모르고 방치했다가 큰 병얻는 것보다 낫지요. 식물이든 사람이든....얼른 나으시길...
예,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낼쯤엔 또다시 꽃배달 열심히 할것같습니다요,..ㅎㅎㅎ
일하실때 전신을 사용한 분들이라 한곳이라도 아프면 안되는디 몸조리 잘하세요...
물론입니다,어디 우리만 그럴까요, 하여간 항상 긴장을 풀면 안될것 같습니다,....
저도 그 한의원 한번 가봐야겠네요~ㅎ
미리,...원장님과 말을 맞추세요,...그래야 쓰디쓴 보약 몇첩이라도 얻어먹을,아니 드실테이까 말입니다.....ㅎㅎㅎ
따끈하게 데운 정종 마시고 몸이 노골노골 했겟습니다요~
릴랙스,....맞습니다.....정종 참, 좋습니다,...ㅎㅎㅎㅎ
그래 혼자 침맞고 오면 되지 최여사님이 뭐하러 올끼요.. 참내...
나도 지난주까지 한달동안 한의원에 다녔는데... 그게 맞는사람에게는 잘 맞고
안 맞는사람에게는 참 효과가 없더만요. 빠른 쾌유를 빕니다.
오늘, 유니와 같이 갔었습니다. 저한텐 맞는것 같은데 아직 두고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