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희-황제
중국의 상고사에서 황제는 우주를 창조한 천인(天人)으로서 신이다. 그러나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태사공에 의해서 중국 역사상 첫 번 째 제왕에 오른 인물이다. 황제의 자리가 인간이 앉는 자리이지만, 첫 번 째 황제가 행한 여러 일들은 인간이 아닌 신이라야 할 수 있는 작업이다.
중국 신화에 복희가 나타난다. 복희는 신적 존재이다. 신화사의 계보상으로 보면 황제보다는 앞선 시대에 나타났다.
한나라 무덤에 남긴 벽돌 그림에는 복희와 여와, 황제가 동격으로 다룬 내용이 남아 있다. 그 셋은 형상에서도 구분하지 않았다. 복희의 머리 위에는 까마귀를 한 마리 그려서 태양이라는 것을 상징했다. 여와의 머리에는 옥토끼를 그려서 달을 상징햇다. 그들의 손에 규와 거를 쥐게 하여 복희와 여와 임도 분명히 했다.
중국 신화에서 태양신은 희화(羲和)이다. 그렇다면 복희(복羲)는?
복희는 신화적이면서 인간 성인(聖人)의 속성도 많이 지니므로, 성인 중에서는 아주 상상성인(上上聖人)의 면모를 지닌다. 한편으로는 신화적인 요소, 신적인 요소가 아주 많은 존재이다. 흔히 태초적 인간의 현현이라고 말한다.
전설상의 형상은 사람 머리에 뱀의 몸이다. 뱀의 몸을 용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중국의 고대 전설에 의하면 신적이면서도 인간 영웅적인 면모를 띈 인물이 많다. 전욱, 태호, 소호, 등등이고, 황제도 이 계열에 속한다. 복희 전설에는 완전히 신적으로 나오다가 또 이들과 뒤섞여서 인간 영웅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고대의 기록에는 복희를 용과 결부시켜서 말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의 신화, 전설, 고대 기록들을 종합해 보면 중국의 선사시대에는 태양신 숭배가 아주 성행했다. 중국의 여러 부족들이 태양신을 그들의 조상신으로 모시는 사례가 많다. 태양신을 조상신으로 모시는 부족도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한 갈래는 (전욱족) 태양신을 희(羲-伏羲)로 부르고 용을 태양신의 상징으로 삼았다. 이들은 바로 하나라를 세운 부족이다. 또 한 갈래는 (제곡족) 태양신을 ‘준’이라고 부르고, 봉(鳳)을 태양신의 상징으로 삼았다. 이들은 상나라 사람들이다.
중국에서 황제가 최초의 왕으로 등극하면서 황제가 한 일은 복희가 한 일과 겹치는 것이 많다. 회남자와 한비자에서 황제를 설명하는 글을 보자.
“황제는 옛 천신이다. 처음으로 인간을 만들면서 음양을 만들어 화육하게 하였다.?(회남자)
회남자에 의하면 황제는 인간창조를 한 신적 존재이다.
“예전에 황제가 귀신을 태산에 모이도록 하여, 코끼리에 수레를 끌게 하였다. 또 여섯 마리 용이 수레를 끌게 했다. 치우가 앞에 서고, 풍사가 길을 쓸었으며, 우사가 길에 물을 뿌렸다. 호랑이가 앞에 서고, 귀신이 뒤에 따랐다. 동망은 땅에 엎드리고, 봉황이 위에 날았다. 이에 귀신을 모두 모우고, 청각을 연주하였다.”
이 내용을 보면 황제는 절대자의 위치에 있다. 그러나 풍사와 우사를 거느렸다는 것은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간 지배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남성 우월사회를 표현한 것으로 보아서는 그리스의 제우스 신과 닮았다. 그러나 올림픽 신족과 황제 집단의 구조상으로는 차이가 많이 보인다.
황제를 해석한 후세 사람들의 글에 의하면 황(黃)자는 황(皇)자와 서로 같은 뜻으로 사용하였다. 황제(黃帝 또는 皇帝)는 바로 태양신을 뜻한다.
황제는 신화에서 전설로 바뀌어지고, 다시 전설 속의 인물이 역사의 인물로 바뀌면서 중국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