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31일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제1독서
▥ 스바니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4-18
14 딸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크게 소리쳐라.
딸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15 주님께서 너에게 내리신 판결을 거두시고 너의 원수들을 쫓아내셨다.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니
다시는 네가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16 그날에 사람들이 예루살렘에게 말하리라.
“시온아, 두려워하지 마라.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지 마라.”
17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다.
그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당신 사랑으로 너를 새롭게 해 주시고
너 때문에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시리라.
18 축제의 날인 양 그렇게 하시리라.
나는 너에게서 불행을 치워 버려 네가 모욕을 짊어지지 않게 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9-56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46 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입니다. 마리아는 시골 나자렛 목수의, 엘리사벳은 유다 산골 사제의 아내였습니다. 창조부터 이어진 하느님의 구원 경륜을 완성하시는 예수님과 요한을 태중에 모신 이 여인들이 그토록 작고 가난한 이들이었다는 사실에서 하느님의 영광은 더욱 빛이 납니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1,36-37). 아이를 낳지 못하는 늙은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는 소식은 마리아에게 커다란 확신과 기쁨이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잉태한 서로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열망으로 100-150킬로미터나 떨어진(걸어서 닷새나 걸리는) 엘리사벳의 집으로 “서둘러” 갔습니다.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이러한 태도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마리아의 전적인 믿음과 즉각적인 응답을 잘 보여 줍니다. 마리아와 태 안에 계신 주님의 방문으로 모든 이가 성령을 가득히 받고 기쁨에 넘칩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마리아와 주님을 찬미하고, 천사의 예언대로(1,15 참조) 요한도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해집니다. 그리고 주님을 태 안에 모신 마리아는 하느님을 한껏 찬송하고 용약하며 ‘성모의 노래’(마니피캇)를 바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도, 스바니야 예언자는 주 하느님을 한가운데에 모신 시온의 환성과 기쁨을, 그리고 바로 그 시온 때문에 기뻐하며 즐거워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예언하면서, 우리를 하느님 안에서 기쁨 가득하고, 또 그분께 기쁨이 되어 드리는 축복의 삶으로 초대합니다.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성모님처럼 내 안에 새겨진 하느님의 뜻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뜻도 바라볼 줄 아는 혜안을 청합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웃들 안에도 머무르고 계시는 하느님을 알아보고 함께 기뻐하고 격려하는 이 시대의 ‘마리아’로 살아갑시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
- 출처, 매일 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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