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조카딸이 방학이라고 들어 오고
캐나다로 간 누나의 딸이 중학생인 자기 딸을 데리고 오고
요코하마에 사는 여동생이 조카들과 날짜를 맞춘다고
하루 걸러 한국에 들어 오고 보니
90줄 엄마에겐 딸과 손녀 외손녀 증손녀 4대가 모인셈이다
아닌 밤중에 글로벌 여인천하가 되었는데
그네들 틈에서 떠~억 하니 방 하나 차지하고 앉아 뭘 어쩌겠나
이럴 때 용감하고 과감하게 선심쓰고
팔자에 늘어지게 들러붙어 잘 떨어지지도 않는
유랑객이 되어 휘파람이나 불어 보자
우선 불건전하게 지켜온 책상부터 대충 정리하고
양말과 속옷 손수건 넣는 작은 서랍장도 깨끗이 비우고
미국의 조카딸에게 내 방 쓰라 하니
큰아빠~고마워요 한다
미국에서 태어났어도 우리말 우리글을 읽고 쓸 줄 알아
땡큐가 아니고 한국말로 고맙다고 하니 그게 고맙지 뭔가
고마운 건 또 있다
큰아빠에게 술 한 잔 따뤄 준다
속이 찌르르
거칠기만 한 내 속에서 채송화가 피어 난다
어머니~
어머니께선 그 곳을 아십니까
머나먼 쏭바강을 건너
벽오금학도 그려진 그 곳
구름이 노니는 곳
유랑객에겐 이름부터가 과분한 월드 메르디앙
옷가지와 신발 몇 켤레 실내화 등등
3주간 유랑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챙겼다
사실 유랑(流浪)이란 일정한 거처(居處)도 없이
여기 저기 떠돌아 다니는 걸 말하는데
한동안 비워 둔 집이라 식생활은 가능하지만
와이파이 안터지고 티브이도 없는 도심의 오지
고행과 만행 비슷한
덜 유랑이고 못 유랑인 반 유랑 생활을 끝내고
불쌍한 책상이 있는 내 자리로 돌아 왔다
내 쉼터나 마찬가지인 이 낡은 책상은
건전하고 명료한 의식이 있는 주인을 바라는데
이놈의 책상 주인은 번뇌가 사통팔달이라
싱가폴에어라인을 타고 자바섬으로 가질 않나
울프밸리에 있는 팔라와 페창가를 거쳐
모롱고까지 쓸고 다닌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하회탈을 쓴
호가정 방장님의 노래동호회 모임이 있는 날
가자 가자 범나비야
너도 가고 나도 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홀로 호올로 청산에 살으리랏다
첫댓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인사동으로 노 저어라! ㅎ
즐건 주말요~^
지국총 어서와
아으동동 어서와
모 형님~
인사동으로 노 저어 오셔서
즐건 주말을 함께 하십시다
채스님과 소생은 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아 ㅡ 이심전심 ㅡ심심상인의 심정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ㆍ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 ~
오홋 찐빵님!
이 세상 끝까지
부러지지 않는 心筆 하나로
언제나 건승하시길 앙망하나이다
감사합니다
넓은 강
넓은 호수에 호박 잎 하나 띄워
개미 두 마리 실어 보낸 후
지국총지국총
오랜만에 어부사시사
깜짝 반가움에
글 위에 글로벌 조카들
이야기는 가려집니다ㅎ
앞 갯벌에
안개걷히고
뒷산에 해비치면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는 배띄우고
아낙네는 배거두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 배는 떠나가고
호박닢만 남았나니
채송화를 기억해줘서 고맙씀다~^^
네 행복합니다.
무위
무궁
무진
무무유무
유유무유
행복의 뜻이 이리도 깊을 줄이야~^^
4대가 모인 가족들의
화목한 모습 엄마가 참 행복하실것 같습니다
채스방장님
글로벌시대 실감이 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인 운영자님의 족적이 보이는군요
그런데 말이지요
워낙 화목한 가정이라서
12시 이전에 아들이 들어 오면
엄마가 까무러치십니다 ㅎ~
오늘처럼~
어서 오세요 채스님
자난 밤엔
바람이 비를 따라 다니며
얼마나 바람을 피워 대던지...
여일하시지요
유랑생활이 끝나셨다니 다행입니다..
암만 풍류가 있다했도
나이들고 유랑은
고달픔이 따릅디다..
멀리 온 형제들이
주머니를 채우고
가셨는지 털고 가셨는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ㅎㅎ
ㅎ~
아주 드물게 삶방에서
글인사를 주고 받는 요석님
나이들어 유랑이 고달프다고는 하나
아파트 앞에 횟집도 있고 사우나도 있어
우주 공간에서 혼자 유영하듯
고즈넉한 자기만의 즐거움도 있답니다
궁금히 여기시는 주머니털이...
일본에서 온 여동생은 아자프리마켓에 쓸려고
일본제 여성용 부채 60개를 사오라고 했는데
얼마냐고 물었더니 됐다며 용돈까지 찔러주더군요
예전부터 제 뒷바라지를 했던 이력이 워낙 많은....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어제 모처럼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아름다운 5060의 文客 비온뒤님~
어제는 비온뒤가 아니라
장대비가 죽죽 퍼붓는 시간에 조우를 했습니다
아쉬움과 반가움이
쏘맥처럼 섞였던 짧은 만남...
다음에 또 뵙기를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