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른다...
한 없이 불 길에 그 들의 몸이 타오르고 있다.
...앞으로도 끊임 없을 것 같이...
그 들의 몸이 아무리 재가 되었다 해도 저 불만은 꺼지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건 어쩔 수 없던 일이었다.
왜냐하면... 하찮은 인간 따위였던 나로써는.. 어쩔 수 없었던 분노에 시달렸던 것이었으니까..
인간이란 약하면서 가장 악덕한 녀석들이니까...
또 이제 난 그 들에게 복수할 것이다.
`그 들'이란 바로.. 인간 -
..난 인간이기에 신과 마를 절대 부정할 수 없다.
그 들이 하는 행동은 모두 정당적이며 정해진 것이니까...
그 들을 부정하려면 내 자신이나 어머니를 탓 해야하기에 -
...나의 동료들은 그 들, 신과 마에게 죽지 않았다.
신과 마는 항상 끝에서 우리의 의지 때문에 소멸당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의지는...
얼마가지 않고 완전히 끊어져버렸다.
그 것도 신과 마가 아닌.. 같은 인간들 때문에 -
그런데 .. 그 누구가.. 어떤 녀석들이었냐구?
────회상
그 것을 알려면 그 때의 일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얼마 지나지않았던 때에 일어났던 사건이다만...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엔... 결코 그렇게 허무하리라는 예상도, 추측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들이 죽은 것은 순전 내 탓이라고 할 수 도 있었다.
그 들은 항상 나 하나 때문에 죽음이라는 위기에 처했었고..
또 그 것에 의해 죽어버렸으니까 -
그 인간들.. 아마도 자객과 비슷한 종류..였다지?
그렇지만 내가 겪은 3류 도적이나 자객과는 아주 딴 판이었다.
자기들 말로만 자객이지.. 나보다 뛰어난 자 들이었다.
" 리나!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해! "
" 보통 녀석들이 아니야! "
그 들이 내게 걱정이라도 하 듯이 소리쳤다.
" 더 이상은 무리예요! "
아멜리아 역시 방어하기가 힘들었던지 울부짖듯이 말했다.
그렇지만 나의 선택이란...
" 됐어! 도망가고 싶다면 너희끼리 해! 난 복수하고 말 거니까... "
그 때 내가 왜 그런 선택과 말을 하며 버팅겼는지 알 수 없다.
그런 말은 하지 않으려 노력하였던 나였었는데...
아니.. 구지 지금 다시 생각해보자면 복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목숨 하나 버려도 괜찮았다.
그녀의 복수만 한다면 나 따위는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의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버렸었으니까...
난 이 인간들에게 아주 큰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 나가 언니도 이런 복수는 원치 않을거예요! "
─움찔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어쩌면 그녀의 말이 정말 정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그런 것은 아주 짧게 끝나버렸다.
난 당당하게 꼼짝하지 않고 버텼으니까..
하아.. 지금 그 들의 실체를 말하자면.. 새로운 종족을 만들겠다고 난동을 부리던 인간이라지?
...인간이라기 보단 새로운 존재같았어 -
...새로운 존재를 창조하기 위한 녀석들 답게 당당하고 강한녀석들...
그러나 그 들은 옳지 못해!
..나가..그녀 역시 그 들에게 저항하다 죽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력은 모두 그 들의 소유로...
잔인한 녀석들이야 -
자신의 마력과 힘만으론 되지 않는다고 무작정 살인을...
" ..용서할 수 없어... 용서 받지 못할 녀석들!!! 라그나 블레이드! "
불길 사이에서 검은 파동이 생겨났다.
이 건 두번 째다.
라그나 블레이드... 두 번째로 쓰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작살내야했다.
이 번이 마지막 절호의 기회이니까!
" 금기의 주문이군.. 역시 꼭 필요한 인간이야- "
" 그런 말은 하지 말아둬...훗날을 생각해서... "
그 때.. 난 솔직히 자신만만 하지만은 않았다.
나가가 당할 만큼 그 들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내가 금기의 주문을 쓰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는 고수들이었다.
하아.. 하지만 그 들의 그 비웃는 말투 들...
모두 내 불 타오르는 억제할 수 없을 감정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 마족일 수 도 있어요-! "
- 아니야...
저 녀석들은 내 느낌만으로도 느낄 수 있을 인간이다.
다만 인간을 초월할 힘을 가졌다는 사실이지..
나도 그 들이 새로운 종족을 창조하려 했다는 사실은 이제서야 깨달았다.
그 들은 자신을 이렇게 일컫었으니까-
'훗날의 운명의 지배자..'
그러나 지금까지 완벽히 그 일을 재연하지 못한 걸 보면..
역시 인간이라 말만 거창하게 한 것이다.
" 히야아아아앗!! "
[ 채애애애애 - ]
결과...?
그건 보나마나 모두 예상할 수 있을 그런 .. 실패였다 -
...라그나블레이드 따위로는 이길 수 없던 걸까?
그 들이 모은 마력에 비해서 너무나도 작았던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나와 비슷할 마력을 가진 자도.. 흡수할 그 들이었으니까 -
" 리나!! 도망쳐!! 지금이라도- "
- 싫어.. 아니.. 그럴 수 없어... 이미 소용도 없구...
나가의 죽어가는 모습이 내 머리속에 스쳐지나갔다..
붉은 선율...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녀는 내게 미소지으며 웃고 있었다..
' 앞으로도 나한테 대하듯 절대 굴복하지마.. '..라며..
그 때엔.. 잘 흘리지 않던 눈물조차 흐르게 되었었다.
그 들을 당장이라도 그녀가 죽기 전에 죽여버려 갈깃갈깃 찢어주고 싶었지만..
그 때엔 이미 그 들이 사라졌을 때였다.
...그녀에게 잘못했던 것들이 미안했었다.
하지만 지금 당시는 괜찮았다.
..왜냐하면..
나 역시 그녀의 곁으로 가서 잘대해주면 되니까-
..후아..
" 쿨럭- "
[ 털썩- ]
입에서 붉은 피가.. 나와 내 하얀 장갑에 묻었다.
체력에 한계가 온 모양이다.
- 하하.. 역시 내 마지막은 이리도 허무해 -
일어설 힘 조차도 남지 않았다.
그 때문에 내 희망조차 산산히 조각나있었다.
" 파괴의 여왕의 마력이라.. 상당히 흥미롭군- "
" 인간인 네 녀석에게 그럴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야.. "
난 끝이라도 자존심이 남아있던지 그 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었다.
그렇기에 반항어조로 말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제발 살려달라고 외쳤겠지만..
난 그런 말이 절대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지난 날 죽었던 나가를 욕보이는 것 같아 더 싫었다.
- 이젠 정말 끝인건가?
그의 입가에 이상하게도 곡선이 그려졌다.
하아 - 온 몸에 힘이 풀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손에 무언가가 빠르게 생성되어 성장했다.
내 목숨을 앗아갈.. 함께 소멸할 그런 무서운 힘이 담긴...
그는 반동으로 내게 던지려 오른 손을 뒤로 젖혔다.
난 두려움에 두 눈을 꽈악 감았다.
죽는다는 게.. 웬일로 두려웠던지..
두려웠던 내가 어떻게 마에게 대항하여 싸웠던지-
정말 지난 날이 당당하고 기뻤다.
하지만 한 편으론 그 들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 것밖에 없어서..
완벽한 추억 따윌 만들지 못한게 못내 아쉬웠다.
19살.. 그 나이에 죽다니.. 풋...
역시 빛나게 산다는 건 짧다는 뜻이야..
난 굵고 짧게 살았던 거라구 -
그치?
...지금 다시 눈을 떠 보니 그 구는 붉은 색이었다.
내 머리색보다 더 붉은...
그리고 난 희망이 없어지자 땅을 바라봤다.
그 마력구를 피하거나 방어를 치고 싶어도 팔에 힘이 없다.
마치 가위에 눌린 것 처럼...
[ 파바바바밧!!! ]
내 귀를 찢을 듯한 음성이었다.
그렇게 잔인한 소리는 내 생에 처음이었다.
마족의 사이에서 놀아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소린 정말.. 처음이었다.
그건.. 마족보다 인간이 더 악마와 흡사하다는 것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고통..?
파도처럼 밀려와야 할 것이 묵묵하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앞을 바라봤을 땐.. 피 대신 금발이 내 눈앞에 어른거렸다.
" 크윽-! "
무언가가 규칙이라도 지키듯이 떨어진다.
" 붉은...피... "
설마...
- 후후.. 그럴 리 없어.. 이 건 꿈이야-
그리고 이..이 피들은 모두 내 것일 거야-
그럼.. 그렇고 말구...
난 억지 웃음을 지으며 현실을 피하려했다.
그러나 자꾸 보이는 것이란.. 죽어가는 가우리의 모습이었다.
" 어리석은 녀석- 난 마력이 없는 네 녀석을 원치 않는다- "
- 지금 쓰레기 취급하는 거야?
순간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일어서려 할 때 내 다리에 힘이 없었던지 허무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 리..리나...괘..괜찮지? "
떨리는 음성이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내게 두려움을 안겨주는...
가장 두려워하는 그런...
" 가우리 오빠!! "
[ 화르륵- ]
아멜리아와 제르가디스, 그 들이 가우리를 향해 뛰어가려하였다.
그러나 그 때마다 그 들은 불길이 더 번져가게 바람을 불게 하였다.
- 잔인한 녀석...
울고 싶었다.
하지만 울어 버리면 난 지금 정신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이건.. 말이 안돼거든...?
" 이...이건.. 모두 거짓말일거야...하아- "
숨쉬기 조차 힘들었다.
그 당시에 나에겐.. 모든 것이 지옥같이 느껴졌다.
난 어이없이 웃음지었다.
그렇지만 불행은 이 것으로 끝날리가 없었다.
그 들이 노리는 건 나만이 아니고.. 제르가디스와 아멜리아도 노리는 것이었으니까-
" 리나.. 현..실을...믿어야 할 때도 있어- "
그토록 잔인한 광경은 정말 역시 처음이었다.
그러나 난 어이없이 웃고만 있었으니..
어쩌면 그는 날 걱정하고 있었을지도...
하아...
" 흐음..어짜피 저 두 명은 다 죽어가니까.. 저 녀석부터 처리하자구- "
결국 불길은 그 들에게로 갔다.
아멜리아와 제르..
결코 그들이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쉽게 처리할 수 있을 만만한 자도 아니었다.
" 도, 도망쳐... "
난 슬픔에 목이 매어 작은 목소리로 밖에 말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그 들은 도망가지 못했다.
감정의 그 무언가 때문에..
" 제르가디스 오빠.. 황천 길에서 만나자구요- "
그 들의 말장난과 같은 진실...
아멜리아가 언젠가 제르가디스에게 했던 말이다.
역시 말이 씨가 된다는 소리가 맞았던 걸까?
- 나 때문이야
내 마음 속에서 날 꾸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들은...
[ 샤아아아아- ]
──────────
.. 그 이상은 말해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하아..
솔직히 말하자면 그 때 난 그 들이 죽어가는 상황을 보지 못했다.
..그 전에 내가 먼저 쓰러져버렸으니까..
그가 죽었다는 충격 때문만이 아니라..
체력과 마력을 너무 많이 소비 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살아있는 이유는 지금 역시 알 수 없다.
그저 그 당시에 그 곳에는 어디서 본 것 같은 익숙한 외투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 들과의 치열한 싸움에 남아졌던 불길은.. 모두 꺼져있었고..
싸늘한 아멜리아와 가우리.. 제르가디스의 사체, 그리고 외투 만이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쩌면 그 외투덕에 난 지금 동사체가 되지 않았던 것일 수 도 있다.
그 당시 날씨는 엄청 추웠으니까..
체력소비까지 과한데 거기다가 독감까지 걸렸더라면 난 지금 죽어있을 것이었다.
" 가우리... 제르... 아멜리아... "
난 사체가 되어 마을로 돌아온 .. 타오르는 그 들에게 웃어줬다.
" 내가.. 이런 일들을 막고 말거야... 그리고 나도...너희곁으로 갈테야- "
──────
" 파이어 볼- "
[ 콰아아아아앙!! ]
생기란 느낄 수 없는 음성이다.
옛날엔 활기차게.. 밝고 명쾌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웠었지만..
요즈음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 그러고 싶지도 않다.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복수할 때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난 내가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것?
그건 일명 살인이라는 거지만...
그 살인의 이유란..
인간의 본성에 숨겨진 악마가 들어나기 전에 죽여버리는게 낫겠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상처받지 않을거야-
그렇게 되면 아무도 괴로워 할 일 없을거야-
마와 신은 누군가의 죽음으로 슬퍼하지 않고.. 또한 내가 심판할 문제가 아니니까-
" 사, 살려줘!! "
" ..싫은데? 버스트 플레어 "
살려달라는 자는 더욱 비참하게 죽여줬다.
다른 사람들 역시 만만찮게 죽었지만...
" 살인자를 포위해라!! "
후..날 포위하시겠다?
내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복수라는 일을 할 때만은 잔인해져야 한다.
냉정해지면서 동정따윈 하지 않아야 한다.
그 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
악마같은 인간들이란 모두 죽어버려야 한다.
그렇지만 악마라는 본성을 갖지 않은 인간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포함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 들을 죽이는 일이 성공한다면...
난.. 난... 나 역시.. 그 들의 곁으로 갈 것이다.
일명 물귀신 작전이라지만...
난 인간을 증오한다.
난 인간을 싫어한다.
내 자신 역시 학대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 학대란 맨 마지막에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 날 포위하시겠다라.. 어디 세이룬의 병사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볼까? "
난 다 허물어질 것 같은 성벽에 걸터앉아 그 들을 노려봤다.
세이룬..
이 곳 역시 보다시피 폭파되어 멸망 직전이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병사들을 처리 중-
" 자자 - 얼른 덤벼봐- "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명의 병사가 내게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하지만 저런 3류 병사들은 가엾은 쥐나 마찬가지다.
[ 쿠과아아아아앙!! ]
내 인상을 쓰게 한 사람...
그 때 생긴 것이다.
내 먹이를 누군가가 먼저 죽여버렸어-
기분 나빴다.
내가 할 복수를 남이 한 거 같아 기분이 묘하고도 은근히 나빴다.
" 누구야? "
기분 나쁘게 한 장본인이 누군지 알고 싶어 난 볼멘 소리로 말하였다.
" 이런 이런.. 리나님께 해를 가하면.. 나중에 혼난다구요- "
- 제로스 녀석이네..
내 인상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몇 년만에 안 나타나던 저 녀석이 나타났다는 건.
또 마족 사이에 개입되라는 소리가 아니던가
" 마족 사이에 끼게 할 생각이면 그냥 꺼져- "
" 아아- 언제부터 그렇게 말이 험해지셨는지... "
제로스가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그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러나 난 간단히 기분 나쁜 표정으로 그 행동을 그만하도록 막았다.
" 앞으로 리나님을 건드리는 마족은 없을 거예요- 신족은 아니라서 신족에 대해선 모르겠구.."
" 것 참 반가운 소식이군- "
냉정한 말투였다.
물론 그들의 죽음으로 다져진 모든 것이라지만..
하아.. 그러고보니까 저 녀석들을 내버려두고 있었네-
" ..호오.. 내 포위망에서 벗어나시겠다구? 프리즈 애로우- "
[ 파지지지직!! ]
나가의 전문 기술 프리즈 애로우.
나랑 항상 싸울 때마다 쓰던 것이다.
난 자주 쓰지 않아 그리 강한 얼음은 만들지 못한다.
" 으아아아악! "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된 병사를 보고 주위에 있던 자들이 소스라친다.
푸훗.. 재밌네 그 반응...
" 마족과 많이 닮으셨네요- "
" 정확히 말하면 마족이 인간을 닮은거야- "
어디까지나 내 의견이다.
하지만 내가 겪은 인간은 마족보다 잔인하다.
마족은 아무 감정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인간은 감정이있다.
난 인간이 마족보다 그 만큼 더 잔인하다는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이다.
" 그렇지만.. 그 분들은 이 모습을 바라지 않으실 것 같은데요? "
[ 사악- ]
나도 모르게 중심이 한 쪽으로 기울어져버렸다.
괜히 쓸 데 없는 소리해서 남을 곤란하게 만드는 군...
" 그 분? 그게 누구지? "
난 일부로 그가 누굴 뜻하는지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였다.
괜히 저 녀석에게 까지 약점 잡히고 싶지 않았다.
" 그 누구보다.. 인간의 장점을 존중해 주시던 분이.. 왜 이렇게 변하신 거죠? "
그 말은 그 어느 말보다 내 과거를 잘 표현하는 말이었다.
그 만큼이나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고..
그리고 그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가지게 될 계기를 만든 것이었다.
" ... "
난 그의 말에 대해서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조금이나마 틀린 것이 있었더라면 뭐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너무 정확했다.
" ..프, 플레어 애로우- "
쳇... 괜히 매일 정곡만 찔리면 말을 더듬는다.
그렇다고 주문까지 이상하게..
[ 콰아아아앙- ]
소리 없이 병사들 몇명을 죽인다.
옛날의 내가 쓴 마법이라면 그냥 타격에 불과할 것이라지만...
" ..하..하하.. 그렇게.. 심각한 말이었나요? "
제로스가 굳어진 내 표정을 바라봐주면서 말했다.
" 어- "
난 짧고 간단하게 한 마디로 끝냈다.
더 이상 얘기해봤자 나만 딸린다.
" 하하..하..그냥.. 해본 말이었어요- "
- 싱거운 녀석...
" 브러스트 붐- "
그가 준 타리스만 덕으로 쓸 수 있게 된 마법..
웬지 찔리지만..
" 하아- 이 분들이.. 리나님께 무슨 잘못이라도.. "
" 아니. "
그와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
또 무슨 말을 꺼내 날 당혹스럽게 만들지 모르는 녀석이다.
" ...하아... 그게 사실이군요? "
" 그게 뭔데- "
- 아차! 당했다-
순간 적으로 그의 말에 궁금점이 생겨 그에게 더 많은 말을 하게 될 말을 하여 요구하는 꼴이 되버렸다.
- 젠장
" 리나님께서.. 인간을 멸망의 위기에 몰아넣으신다는 것.. "
" 풋.. 지금 보면 아는 거 아닌가? "
아아.. 또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또 한 소리 들을 정도로...
" ...역시나 그 분들 때문이군요- "
..역시 또 정곡을 찌르는 말.
옛날엔 하루에 한 번 하더니 이젠 아주 맘놓고 계속하는구나-
" 쓸데 없는 소리하지마- 라틸트- "
청백색의 기둥..
수련한 덕에 쓸 수 있게 된 마법.
그 것이 제로스를 향해 날라갔다.
[ 챙그랑- ]
그렇지만 제로스의 결계에 의해 무차별히 깨져나갔다.
" 이런 이런- "
그러나 내 공격에도 그는 화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슬픈 얼굴을 한 것 같았다.
" 그 분이 그렇게도 소중하셨나요? "
" 니가 생각하는 그대로야... "
점점 내 목이 매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괜히 그 들의 생각이 나서..
목만 매여온다.
" 괘..괜히 이런 생각하게 만들지마- "
나는 빠르게 그가 있는 곳의 반대로 얼굴을 돌렸다.
이상하게 또 눈물이 흐르려했다.
그 때 울지 못한 것이 흠이었던 걸까?
[ 딸그락- ]
순간 내 손에 잡혀있었던.. 반지가 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 소리에 의해 나도 그 곳을 보게됬다.
물론 제로스 역시 시선을 땅으로 두었다.
" ..그 분이 주신거겠죠? "
" 그..그래- "
[ 뚜욱- ]
..그 반지를 주우려 몸을 기울이자 내 발밑으로 한 방울의 물방울이 떨어져 번졌다.
...하...하아...
" 그...녀석만한 사람도 없었는데..쳇... 어떻게.. 내게 고백한 날 그리 될 수 있어? "
내 눈물에 방울지기만 했던 눈물이.. 이젠 아주 시냇물의 물처럼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하아.. 냉정해지려 노력했것만..
그 노력시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순간이구나-
...역시 그 녀석 때문에 복수한다는 건... 냉정하게 할 수 없는 일인가..
" 쳇... 난 왜 이런거야... "
난 손목으로 내 눈물을 닦아냈다.
하지만 닦아내도 닦아내도 계속해서 흘러내리기만 하는걸...
" 싫다..하아.. 그냥.. 나 혼자 죽었어야 됬는데- "
[ 뚜우욱- ]
..눈물이 아니다.
내 눈물은 방울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건..
" 비가 오네요- "
제로스가 컴컴해 지는 하늘을 보며 말했다.
[ 스으윽- ]
- 이건...
" 이 외투.. 네 것이었어? "
어디선가 많이 봤다 했다.
...그 추운 날씨에 날 따뜻하게 해준 이 외투의 주인은 제로스였나보다.
비가 오자 그가 덮어준 외투는.. 이상하게도 내 마음을 한층 안정되게 만들고 있었다.
" 풋.. 그럼 내 바보같은 모습 다 봤겠네? "
울며 웃는.. 그런 바보 같은 모습..
그 모습을 보며 제로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 ..하.. 조금만 빨리 나타났을 걸 그랬죠-? "
난.. 제로스의 지금 모든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에게 다시 외투를 벗어 줬다.
그렇지만 여전히 내 팔은 시렸다.
차가운 비가 내 굳은 마음을 더 차갑게 얼리듯이 내렸으니까..
" 됐어- ..동정하려는 거라면.. 그냥 가- "
동정..?
옛날에 많이 받아와서 이젠 싫다.
비참하게 느껴지는 내가 싫다.
" 네 녀석한테 비참하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래- "
그가 슬픈 표정을 지어 난 변명이라도 하듯이 말했다.
하지만 변명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 어째서.. 제게는 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하시는거죠? "
그의 목소리는 떨리진 않았지만 웬지 서운함에 물들은 목소리였다.
" ...전.. 아직 그 분 만큼은 아닌건가요?.. "
" 무슨 말이야- "
난 그의 말이 내게서 이상하게 해석되는 거 같아 싫었다.
부담된다고나 할까?
" 이때까지.. 제 감정.. 이제까지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군요- "
제로스가 내게 하는 말들...
모두 이상하고 신비로웠다.
그니까.. 이 모든게 묘했달까?
그러나.. 부정하고 싶진 않았다.
" ...리나님... 당신을 언제까지나 지켜드리고 싶었습니다- "
- 읍!
그가 자신의 말을 끝내자 마자.. 그는 나에게 입맞춤을 시도했다.
...처음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의식에선.. 의식에선 이건 어쩌면 첫키스일지도...
..마족이 날 사랑한다?
혼란스럽다.
...거짓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웬지모르게 그를 믿고 싶어 그 생각을 부정했다.
그렇지만...
난.. 그가 거짓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의 태도가 진실적이었고...
또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믿으니까-
그가 마족이라는 건...
어쩌면... 상관이 없을 지도.. 모른다...
아니.. 앞으로 상관 없어 질지도 모른다.
...그와 항상 떨어지지 않고 살아갈테니까-
풋..ㅠ.. 음악 자료실에 올려진 노래로.. -ㅂ- 배경음악을 [버려진다-]
...하하...
첫댓글 나가라...-ㅅ-;;; 하여튼, 제르랑 아멜리아랑 가울상이 죽다니. 말이돼? 엉?!!!(푸컥!!!)
끝내 제리군요~~~그건 기뻐요~~ 하지만 제르상과 아멜상, 가울상이 죽다니.... 나가상도..;;;
ㅇㅅㅇ;; 슬픔 뒤에 기쁨이 웬지 더 밝아 보여서 [나가에게 밟힌다]
역시 제리네요- ^^ 너무 좋았구요-_-;; 제르, 아멜, 가울상;; 불쌍불쌍[ㅠ_ㅇ.....할말잃음] 암튼 다른 좋은글 기대할께요^^ 건필하세요-
아아 너무 멋지고 슬픈 소설이에요 ㅠㅠ 좋은 글 다음에도 많이많이 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