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2024 경북문학 송년축전이 열려서 오후 일정을 함께하다보니
잠시나마 여의도 혼돈상테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돌아와서 텔레비전을 보니 야당주도의 특검과 대통령탄핵소추안이 부결되었다고 야단법석이네요.
흔히 “성질이 부드럽고 상냥하다.”는 뜻으로 ‘살갑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이 바로 ‘곰살갑다’, 또는 ‘곰살궂다’라는 말인데요.
“직접 만나보니, 참 곰살가운(곰살궂은) 사람입니다.”처럼 쓸 수 있지요.
나라 살림을 맡아서 많은 공직자들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언행이 무겁고 점잖아야 하겠는데,
우리말에 “사람됨이 가볍지 않고 점잖아서 무게가 있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로
‘드레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분은 청렴하고 드레진 사람이라 늘 대통령감으로 거론되는 분입니다.”와 같이 말할 수 있지요.
그러나 막중한 국정을 무리 없이 수행하려면
드레진 성품과 함께, 그 품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크고 넓어야 더욱 바람직하겠지만...
어쨌든지 “도량이 크고 넓다.”는 뜻으로 쓰는 ‘웅숭깊다’인 것을 되새니
신망이 두터운 정치인 중에 “웅숭깊은 생각을 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네요.
이와는 반대로, “참을성이 없고 성질이 급하다.”는 뜻으로 쓰는
‘성마르다’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이들만 우글거립니다.
성마른 사람이 어떤 단체의 수장을 맡게 되면,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단 한 순간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테지요.
그러다 이런 사태가 벌어졌고 눈도 멀고 귀도 막힌 탓에 나라가 혼돈에 빠졌습니다.
잘 들어보지 못한 말 가운데 ‘영절맞다’는 말이 있습니다.
‘영절맞다’는 “실제로 보는 것처럼 말로는 그럴 듯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인데요.
만일 누가 여의도 의사당에 앉아서
“겨울 민심이 용틀임하고 민주주의가 깃발을 높이 흔들고 있어.”라고 중얼거리면
“참 영절맞은 소리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점점 혼란 속으로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치 세력들 중에서
웅숭깊거나 드레진 이는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성마른 이들이 종주먹 흔드는 장면만 보여주니 이 겨울리 더 추워집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