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D-Day’처럼
행복한 세상을 실현하는 NGO. 행복한가
우리는 디데이에 가까워졌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비로소 오늘 하루를 다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달력 한편에 적힌 D-60, D-38, D-20...
같은 디데이 숫자는 그저 남은 시간을 뜻하는 표시가 아닌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던 하루를 다시 붙잡게 만드는 신호처럼 느껴지곤 하죠.
아직 충분히 시간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던 마음은
숫자가 줄어들수록 흔들리기 시작하고,
그제야 우리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내일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문득 마음을 잡아두고 나를 조급하게 만듭니다.
미뤄두었던 일과 연락이 떠오르고,
바쁘다는 이유로 건성으로 넘기던 식사 한 끼도 다르게 느껴지곤 하죠.
늘 지나치던 골목의 풍경이나 퇴근길 창가에 번지는 노을 하나까지도
괜히 오랫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됩니다.
사실 세상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끝이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순간 우리의 마음만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삶이 아주 길 것이라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다음 계절도 당연히 올 것 같고,
사랑하는 사람도 늘 곁에 있을 것처럼 생각하죠.
그래서 해야 할 말을 미루고,
표현해야 할 마음을 아끼고,
오늘 하루를 함부로 흘려보낼 때가 많습니다.
특별한 신호도 없이 계절이 바뀌고,
어느 날 우리는 문득 지난 시간이
너무 멀리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삶에는 정확한 디데이가 없습니다.
시험처럼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처럼 돌아가는 날이 미리 적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꾸만 오늘보다 내일을 믿게 됩니다.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어쩌면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눈앞에 놓인 하루인지도 모릅니다.
만약 우리의 삶에도 남은 시간이 숫자로 보인다면 어떨까요?
아마 우리는 지금보다 조금 더 다정해질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더 자주 건네고,
미안했다는 말도 늦기 전에 꺼내게 될 것입니다.
하루를 대충 흘려보내기보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성실히 마무리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한 번 더 바라보며 잠들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삶은 특별한 날 몇 번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눈부신 순간보다 훨씬 더 많은 평범한 하루들이
차곡차곡 쌓여 한 사람의 시간이 됩니다.
그래서 더 중요합니다.
대단한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기 보다는,
오늘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
바쁜 하루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
당연하게 여겼던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말입니다.
오늘 웃을 수 있다면 충분히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먼저 연락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창문 밖 저녁 하늘이 아름답다면
잠시라도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끝을 향해 살아가고 있지만,
다만 그 날짜를 모른 채 걸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남은 날을 셈하며 안심하려 하기보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더 깊이 살아내셨으면 합니다.
삶이 우리에게 디데이를 알려주지 않은 이유는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라는 것이 아니라,
끝을 모르기에
오늘을 더욱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의미일지도 모르니까요.
(위 글의 저작권은 행복한가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