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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속의 북알프스...
야리가다께~오쿠호다까다께 (다이끼렜또 경유)<트레킹요약>
◇ 언 제 : 2009년10월 8일(목)~ 2009년10월12일(월) 4박5일 ▶첫째날10월 8일(목) : 인천국제공항 출발 → 일본 나리따국제공항도착 → 히라유 나까무라칸온천호텔숙박 * (태풍으로 인하여 나고야 비행기 결항으로 나리따공항으로 우회) ▶둘째날10월 9일(금) : 히라유버스터미널 → 가미고지 → 야리가다께산장 숙박
▶셌째날10월10일(토) : 야리가다께 → 다이끼렜또 → 호다까다케산장 숙박 ▶넷째날10월11일(일) : 오쿠호다까다케 → 마에호다가다케 → 가미고지 (고나시타히라산장 숙박) ▶다섯째날10월12일(월) : 가미고지 → 다까야마 → 나고야성 → 사카에번화가 → 나고야공항 → 인천공항
◇어디서 : 강릉시산악연맹 강릉시청산악회
◇코스는 : △가미고지(上高地1,505m) → 묘진간 → 도꾸사와 → 요코오산장 → 이찌노보 → 야리사와롯지 → 덴구바라분기점 → 야리가다케산장(3,000m) 야리가다케(槍 岳3,180m) → 오바미다케(3,101m) → 나까다케(中岳3,084m) → 미나미다케(南岳3,032m) → 미나미다케고야(南岳小屋3,000m) → 다이끼렛또 → 키따호다까고야 → 키따호다까다케(3,106m)→ 가라사와다케(3,103m) → 호다가다케산장 → 오쿠호다까다케 → 기미고타히라 → 마에호다까다케 → 기미고타히라 → 다케사와휴테 → 가미고지
▼ 일본 북알프스 가미고지 ~ 야리가다케 ~ 다이끼렛또 ~ 오쿠호다까다케 가미고지 종주 개념도
■ 10월9일(금) 05:00 전화벨 소리가 짜증스럽게 요란을 떤다(모닝콜) 조식 후 해초 일행(17명)과 시내버스(대절)에 동승하여 나카무라호텔을 출발, 가미고지로 이동하는 내내 새로운 도전에 흥분된 마음을 달랜다. - 08:30 가미고지(1505m)에서부터 오늘 일정인 22km의 1일차 첫 산행이 시작된다. 진행 방향으로 묘진다케(2931m) 정상의 잔설과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 계곡을 따라 흘러 내리는 맑은 시내가 어우러진 풍광이 과히 일품이다. - 고산 기류를 따라 급히 이동하는 운해에 가렸다가 다시 희미하게 반짝이는 모습을 드러내는 오늘의 목적지인 야리가다케(3180m)를 빤히 쳐다보며 급경사 너덜지대를 지그재그로 힘겹게 올라가는 대원들의 모습이 힘겨워 보인다. - 그동안 무절제한 음주문화로 이 시간 지쳐가는 내 모습에 대한 회의와 자책으로 이렇게 한심스러울 수가 없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갑자기 골머리가 찌근거리며 호흡 곤란이 이어진다. 이게 고산증인가보다. - 18:30 10시간의 긴 산행 끝에 야리가다케산장(3020m)에 도착하니 서산으로 잠입하는 일몰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 10월10일(토) 50:00 기상하여 현지식으로 조식을 마치고, 비무장으로 야리가다케(3180m)정복에 나선다. 현재 기온 영하10° 야리가다케(3180m)에는 몇 곳에 걸쳐 가파른 직벽에 철 계단과 쇠사슬로 묶어둔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나 불안전하게 느껴지고, 고소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한 난이도의 봉우리다. 운해로 둘러 쌓여있는 야리가다케(3180m)정상의 모습과 벅찬 감동은 오랜 기억으로 간직하리라. - 06:30 어제의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목적지인 오쿠호다카다케(3190m)를 향한 2일차 출발이다. 오늘산행은 8시간 계획으로 북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위험도가 가장 높다는 고난이도의 나이프리치(칼바위) 혼합구간인 다이끼렛또 구간이다. 화산지대의 암릉구간인 나카다케(3084m)를 지나 미나미다케(3033m)에서 간식으로 허기를 채운다. - 여기부터는 최대 위험이 따르는 난코스 나이프리치(칼바위) 구간이다. 전 대원들에 안전산행에 대한 재 강조와 선두에서 마지막 16번까지 출발순번을 정하고, 기술등반과 체력 등 평소 믿음이 가는 몇몇 대원에게는 특별임무를 부여한다.
- 암릉 들머리에서부터 바로 좌우로 수천m의 낭떠러지가 발목을 잡는다. 이렇게 아찔한 순간을 몇 번씩 경험하며 진행 중에 강한 기류를 타고 바람이 올라오는가 싶더니만 싸락눈이 휘날리기 시작한다. - 10월 중순 그것도 일본 북알프스 3000m고지에서 맞이하는 첫눈에 잠시 기분이 상기되기도 한다. 칼 능선은 온몸으로 담장을 넘어가듯 네발을 이용하여 겨우 기어간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또한 체력저하와 고도적응이 여려운 여성대원의 진행을 도와 앞서가던 심대원이 기타호다카산장을 300m를 남겨두고 탄진증세를 보이며 바위에 걸터앉아서 심호흡을 하고 있다. - 하늘에는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그 눈을 맞으며 기타호다케산장에서 주먹밥과 라면으로 허기를 때우고 커피한잔의 여유와 잠시 제법 운치 있는 휴식을 취한다. 우리 일행 중 여성대원 한분이 체력저하로 계획시간에 완주가 어렵다고 판단되어 해초가이드에게 앞서 출발을 종용해본다. 회원모집으로 이루어진 해초에는 여성대원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우리일행을 앞서는 것을 머뭇거리며 주저하고 있다. - 보편적인 완만한 경사면을 올라 기타호다케(3106m)를 지나니 그동안 눈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던 감상적인 마음은 잠시뿐, 세찬 눈바람은 함박눈으로 변하고, 이미 암릉 안부에는 하얀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양 볼이 눈바람에 따갑게 느껴지고, 두건으로 앞면을 가릴려니 고산증세로 호흡이 곤란하여 포기하고 만다. 발밑에 소복이 쌓인 눈들이 등산화 바닥을 파고들어 한발 한발 보행에 미끄러움을 전해지고, 걱정이 앞서는가 싶더니만 선두구릅에 앞서가던 여성대원이 요지부동이다. 이어지는 정체와 해초팀 일행 일부(남성)에서 불만스런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우리 팀으로 인하여 다른 팀의 발목을 잡을 수 없어 해초 팀에게 선두를 양보하고, 우리일행은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판단이 머리를 스친다. - 현재시각 17:00 이미 도착계획시간에서 2시간 이상 지연되고 있다. 산 아래로부터 어둠이 서서히 올라오고, 준비부주의로 늦가을 복장이 외부로부터 피부까지 찬 기운이 전해지고, 체력소진으로 인한 큰 하품이 몰려오고 있다. 하~아~푸...! 눈발은 더욱 세차고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쉬운 코스에서도 지체가 심해진다. - 마음이 초조하고 급해질수록 진행속도는 반비례한다. 트래킹사 甘山대장도 가을복장으로 스스로 추위와 저체온증을 표출하고 있다. 이제 나에게는 모두가 함께 할 것인가, 최소 인원만 남을 것인가에 대한 최종결단에 대한 선택만이 남아있다. - 지친여성대원을 끝까지 안내할 최소 인원만 남고, 전원 먼저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으로 나를 비롯한 4명만 남고 나머지는 감산대장과 함께 앞서 하산할 것을 제안해본다. 의리로 뭉친 강릉연맹대원들에게 먹힐법한 제안은 아니지만 .. 전 대원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감격의 눈물이 빙그르 스쳐간다. 감산대장의 안내로 다소 체력이 저하된 대원과 이들을 안내할 대원5명만 앞서 하산키로 최종 결정하고 나를 비롯한 10명의 대원들은 끝까지 함께 할 것을 결의 한다. - 이렇게 뭉쳐 서로의 마음을 굳히고 보니 오히려 의연하며 자신감이 충만하다. 안전하산을 위해 간식으로 각자들 허기를 달래고 해드랜턴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야간산행 장기전으로 돌입한다. 장갑을 낀 손가락 끝에는 고드름이 매달리고, 위험구간마다 안전장치로 설치된 쇠사슬은 이미 얼어붙어 있다. - 미끄러지고 넘어지며 한마음으로 추위를 참으며 서로를 격려하며 한발 한발 옮기다보니 어느 듯 가라사와다케(3103m)를 넘어서는데 수백m 아래 안부에 희미한 불빛이 보인다. 앞서가던 누군가의 목소리...다~왔다..! - 오쿠호다카다케산장(2983m)을 200m 남겨두고 먼저 하산했던 조대원이 후미주자를 위해 산장에서 보온병을 빌려 녹차를 들고 올라오고 있다. 아~ 이 의리..감동....! 조급한 마음에 너무 급히 내려놓느라 돌무덤과 부디쳐서 그만 폭 싹 깨어지고 말았다.. 아이고 아까워라...뒤에 공금3000엔으로 변상해 주었다는 후설이 있다..ㅎㅎㅎ 산장에 도착하니 해드랜턴과 자일을 둘러맨 낫선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고 있다. 누군가가 모두 하산 했냐고 묻기에 그렇다 했더니만 그들은 산장 안으로 사라졌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우리를 찾아 나설 국립공원 구조대원들이었다. 현재시각 19:00 12시간의 산행은 오늘 하루는 내 생애 최고로 감사하는 날이며, 내 30년 산악인생에 최악의 날 이였다. ■ 10월11일(일) 05:30 기상하여 조식을 마치니 동쪽 요코오산장 능선에서 올라오는 일출이 일품이다. 감산대장이 머뭇거리며 출정을 늦추고 있다. 우총무와 함께 잠시 보자기에 산장 휴게실로 내려갔더니만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북알프스 최고봉인 오쿠호다카다케(3190m)를 거쳐 가미고지 까지의 오늘일정에 대하여 국립공원측에서 지난밤 내린 눈과 급격히 떨어진 저기압으로 인하여 안전을 핑계 삼아 태클을 걸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해초팀은 어제산행의 후유증과 안전을 이유로 오쿠호다카다케(3190m)등정을 미리포기하고 가라사와산장을 거쳐 요코오계곡으로 하산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 나는 어떻게든 우리 팀 독자적으로라도 오쿠호다카다케(3190m)정상등정을 강행 하겠다고 주장했고, 결국 각서를 작성하여 나를 비롯한 12인의 대원이 스스로들 서명하고서야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다. - 어제 체력소모가 큰 여성대원2명과 보호자1명은 해초팀과 함께 하산을 결정하고, 해초팀의 남자대원1인은 우리팀과 합류하기로 합의하고, 날씨가 풀려 눈이 일부 녹기를 기다려 08:00 북알프스종주 최종일 산행에 돌입한다. -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 눈부시게 청명하다. 한참을 헐떡이며 몇 곳의 쇠사슬과 계단을 거쳐 북알프스 최고봉인 오쿠호다카다케(3190m) 정상에 도착하여 미리 준비해온 “2018동계올림픽 유치 염원” 현수막과 연맹기, 산악회기 등을 들고 단체 및 개인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 남쪽방향으로 진행하노라니 발아래로 따사로운 아침햇살에 잔설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암릉지대를 수회 반복하여 오르내리자 3000m급 마지막 9봉인 마에호다카다케(3090m)를 목전에 두고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여장을 풀고 홀몸으로 마에호다카다케(3090m)를 접수한다. - 다시 하산하여 갈림길 너덜지대를 택하여 중식을 마치고 하산을 서두른다. 가미코지 고나시타이라롯지산장의 붉은 지붕이 아련히 내려다보며 한참을 만년설이 군데군데 쌓여있는 빙하의 너덜지대를 통과하여 2002년 폭설로 무너져 현재 한창 복원중인 다키사와흇테산장(21802m)에 도착하여 잠시 간식과 휴식을 취한다. - 가미코지를 빤히 내려다보며 협곡을 따라 600여 고지를 하산하니 2시간여 소요되며 그리 만만찮은 거리다. 하산을 얼마 남기지 않고 하늘이 감자기 캄캄해지며 지나온 마에호다카다케 방향으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16:00 우여곡절 속에 최종 목적지인 기미코지에 도착하여 하산 반대방향을 뒤돌아보니 언제 쏟아 부었는지 고산에 하얗게 눈이 내려있다. 산장에 도착하여 해초일행이 도착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고 각자 숙소에서 옷을 챙겨 2박3일간의 땀으로 쪄든 육신을 목깡통으로 쑤셔 박는다. ■ 그동안 2박3일 북알프스 3000m급 9봉 정상도전에 참여하여 생사를 함께했던 연맹회원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건의 안전사고 없이 전원 무사히 인천공항 활주로에 안착하는 순간 16명의 인솔자로서 너무나도 행복 했습니다. 특히 가라사와다케(3103m) 목전에서 최후까지 생사를 같이 하겠다는 여러분의 각오와 불타는 투혼이 없었다면 아마 북알프스에서 국제적인 망신과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겼을 것입니다. 항상 건승하시고 가내두루 평온과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문화를 창조하시기 바랍니다. 대원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뭉~창 고맙습니다. 꾸뻑^*^; 강릉산악연맹 북알프스종주대장 김 진 한
▼ 신이내린 온천 히라유 온천
▼ 갓빠바시
▼ 요코오 바시
▼ 요코오 산장
▼ 이찌노보
▼ 야리사와롯찌
▼ 야리가다케(3,180m)를 배경으로...
▼오바미다케(3,101m)
▼나까다케 가는길
▼첫눈내린 10월의 북알프스
▼나까다케(3,084m)
▼나까다케 정상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원하면서...
▼미나미다케(3,033m)
▼아찔 아찔 짜릿 짜릿 다이끼렛또 구간을 지나면서
▼다이끼렛또 칼날능선
▼다이끼렛또 쌀칼능선을 오르락 내르락 아찔 아찔 짜릿 짜릿
▼키따호다까다케산장
▼호다까다케 산장에서 가라사와다케(3,103m)배경으로
▼마에호다가다케 가는길
▼마에호다가다케(3,090m)
▼다케사와흈테로 하산하는길
▼고나시타히라 산장에서
▼가미고지 갓빠바시에서 오쿠호다가다케를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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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강릉시청 산악회 화이팅!!! 지존답게 멋진 등반을 하고 오셨네. 부럽기도하고 마카 수고하셨소.. 늘~~건강하게 장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