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연등회 ①
-조계사(曹溪寺) 풍경-
올해는 불기 2558년입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 봉축 연등회 연등축제는 여느 때보다 알 차게 기획하여 불교를 넘어 국민축제 나아가 세계적인 축제로 비상하고자 했습니다. 그리 하여 봉축표어로 "나누고 함께하면 행복합니다"로 정하여, "동체대비의 사회적 실천과 자비 나눔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데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았습니 다.
그런데 아뿔싸~! 지난 4월 16일 오전 청천벽력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전 8시 48분경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 물살이 빠른 맹골수도를 지나던 인천에서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세월호(世越號)가 침몰하는 대형사고가 일어난 것입니다. 세월호에는 경기도 안산 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과 일반 여행객, 그리고 선원 30명 등 476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져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경악시켰습니다.
처음엔 탑승객도 477명을 전원구조라고 방송하여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오 보였음을 나중에야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탑승인원이 477명이라 했다가 359명으 로 정정되고 다시 몇 번을 수정하더니 최종 476명이라 했습니다. 우왕좌왕 갈팡질팡 오보 가 난무하는 가운데 구조자의 인원도 대폭 늘었다 줄기를 반복하다가 구조자 174명, 사망 ㆍ실종자가 무려 302명이라는 안타까운 인명 피해를 내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어린 학생 들이 단체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한꺼번에 참변을 당한 슬픈 소식에 대한민국은 큰 슬픔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4월 28일 현재 구조자 174명, 사망자 189명, 실종 113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런 국가적 재난 속에 대부분의 축제는 속속 취소되었고 부처님 오신 날 연등회도 숙의를 거치 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산의 연등축제는 전격 취소되었고, 서울의 연등축제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희생자의 왕생극락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발원"하는 <국민기원> 행사로 전환하여 축제 분위기는 자제하고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국민추모행사로 진행하기 로 했습니다. 나라가 슬픔에 빠져 있을 때는 그 아픔을 함께 나누는 동체대비의 마음을 내는 것이 불교정신인 것입니다.
조계사 앞길은 적막한 가운데 차가 씽씽 달리네요.
26일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가 있는 날입니다. 흥겨운 축제의 한마당이어야 할 연등회가 금년에는 웃음기가 사라진 경건한 추모행사로 치러질 예정으로 있습니다.
오후 2시가 좀 넘자 연등회장에 나아가 올해의 연등회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지켜보고 희생 자를 추모하는 역사적인 현장에 동참하여 그들을 추모하고자 가방을 하나 둘러매고 연등회 가 열리는 동국대학교로 향하고자 했습니다. 혼자 가려 하니 머뭇거려지는 바도 있어지만 마음을 내었으니 서슴없이 일어섰습니다. 동대로 바로 가려다가 조계사의 분위기는 어떠 한가 하고 조계사로 향했습니다. 혹 조계사 앞이 통제 되었나 해서 경복궁역에서 전철로 바꾸어 타고 안국역에 내린 다음 조계사로 향했습니다.
적막감이 도는 조계사 앞.
3시 무렵 조계사 앞에 도착했습니다. 교통이 통제 되어 도로를 따라 가득히 천막이 세워지 고 각종 크고 작은 축제의 한마당이 벌어지고 있어야 할 이곳엔 무심한 자동차만 무심하게 씽씽 내달리고 있는 적막감이 돌았습니다. 날씨도 흐려 적막감은 더했습니다.
조계사 일주문 앞 광경입니다.
일주문 앞에는 탄생불을 비롯한 장엄등이 아름답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고 여기에 앉아 있었습니다.
일주문에 걸려 있는 현수막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苦海를 벗어나 편히 잠드소서" 라는 현수막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지금은 국민 애도기간입니다. 아직도 차가운 깊은 바닷속에서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하니 마음이 아려 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분향소가 대웅전 영단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카페에서 수도 없이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조의를 표했지만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는 곳에 오니 더욱 숙연해집니다.
마당에 가득한 오색 연등
봉축등이 조계사를 찾는 이를 맞이 합니다.
예년 같으면 반갑게 활짝 웃으며 맞이할 것이지만 어쩐지 등을 바라보니 웃음기가 사라진 채 묵묵히 맞이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혼자 만의 기분인가?
마당에 가득한 연등. 이 등은 연등회에 들고 나가려고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조계사 사적비에도 연등이 장엄 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백송주변 천진불이 모셔진 곳입니다.
백송 앞의 천진불
우선 대웅전에 들어 부처님께 삼배를 드린 다음 불단 우측의 영단에 마련된 여객선 세월호 침몰 희생자 각열위영가(各列位靈駕)에게 국화 한 송이를 헌화하고 왕생극락을 기원했습니 다. 영단을 사진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대웅전 앞의 회화나무를 중심한 연등모습
오색찬란한 연등입니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의 소망발원도 가득할 것입니다.
연등 속의 팔각십층사리탑
謹弔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苦海를 벗어나 편히 잠드소서."
극락전 앞의 백등
이 앞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연등회에 나가려고 준비하는 조계사 신도들입니다.
대웅전 주변에 모여 있는 조계사 신도들
여기에 모여 있는 분들은 모두 대회장인 동대운동장으로 갈 사람들입니다. 옷복장을 보면 평상복으로 수수한 차림으로 나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3시 반 경 대회장인 동대운동장으로 가고자 서둘러 조계사를 물러났습니다. 나중의 일이 지만 제등행렬이 끝나고 다시 조계사를 다시 찾았습니다. 조계사 앞의 장엄등에 불이 들어 온 모습은 어떨까... 나중 최종회에 다시 올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우 _()_
|
첫댓글 올 연등회는 차분하게 지나가네요.
저도 울적하고 마음이 편치않아 집에서 텔레비젼으로 보았습니다.
사진 감사합니다. _()_
아마도 그런 분들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올 연등회는 초유의 일이라 그 현장에 있고 싶어 나가보았습니다. _()_
방송으로 제등행렬을 보니 숙연함이 느껴지더군요. _()_
조계사의 풍경도 금년에는 사뭇 달랐습니다. _()_
_()()_
청마의 해 갑오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는 조계사는 이렇게 말이 없는 가운데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_()_
조계사 천진불을 보니 갑자기 예전 지현이 4살때 조계사에서 법성계를 돌던게 생각나네요. 가족이 내 옆에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_()_
그때가 지현이 네 살이었네요. 지현이가 불보살님의 가피 속에 무탈하게 자라기를 늘 합장합니다. _()_
함께 동참 못해 죄송합니다....나무묘법연화경()()()
당치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큰 카메라에 사다리를 메고 다니는 사람이 있길래 웃음이 나더군요. ㅎㅎ _()_
차분한 가운데 부처님 오신날을 기리는 행사네요.![^0^](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0.gif)
_()_
예,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니 한참 부쩍일 것 같습니다. _()_
이제야 들어와 봅니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 연등회는 세월호 침몰로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져 있기에 참으로 침통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지고 있군요. 조계사에도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군요. 화려한 등도 저 도로 만큼이나 허허로움을 드러내고
있는 느낌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
예, 화려한![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7.gif)
을 보아도 다 그렇게 보이는 것이 요즘의 마음일 것입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