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팔 계획이 있는 집주인들은 대선 이후 부동산 규제완화책이 나와 아파트값이 점차 오를 것으로 판단해 서둘러 팔려 하지 않는다.
반면 대기매수세들은 금리인상 추세 및 분양가 상한제 실시로 아파트값이 더 빠질 것으로 기대해 매수시점을 늦추고 있다.
이 같은 매도ㆍ 매수세들의 ‘동상이몽’으로 매매거래가 뜸하고 아파트값 변동도 거의 없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06% 올랐다. 지난주(0.04%)보다 소폭 오름폭이 커진 셈이지만 강북ㆍ용산구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강북권 일부 지역의 호가 상승에 따른 영향일 뿐 전반적으론 보합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 급매물 거래마저 끊겨 매매거래 더 위축
특히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의 타깃이 되고 있는 강남권에선 매도ㆍ매수세간 힘겨루기가 두드러진다. 이번주 강남권 아파트값은 보합세(-0.01%)를 보였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3단지 세진공인(02-572-1270) 이기자 사장은 “정권이 바뀌면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는 집주인들이 많아 매수세가 적은 가운데에서도 호가는 내려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초구 잠원동 에덴공인(02-594-4540) 정영숙 사장은 “4~5월에는 급매물이라도 간간이 거래됐는데 요즘은 매수자들이 원하는 가격대의 급매물도 많지 않아 거래가 더 위축됐다”고 말했다.
강동ㆍ양천구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강동구 고덕동 실로암공인(02-426-8333) 양원규 사장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매수문의는 조금 늘어났지만 실제 거래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10단지 삼성부동산(02-2646-6600) 오광열 사장은 “급매물을 찾는 수요가 조금 늘어났다”고 전했다.
강북권 소형은 거래 활발한 가운데 가격도 강세
강북권에선 100㎡형(30평형) 미만의 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며 값도 오르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25시공인(02-979-3000) 조향숙 사장은 “하계역ㆍ중계역 인근 역세권에 있는 소형 아파트의 거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그는 “청약가점제 아래에서 청약경쟁에 불리한 신혼부부 등이 기존 소형 아파트를 사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강북구 번동 주공1단지 호박공인(02-945-0888) 유정미 사장은 “소형 아파트 전세가 귀하고 값도 오름세를 보이자 전세 수요자 중 일부가 전세 대신 소형 아파트 매수대열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5개 신도시 약보합세 지속
이번 주 5개 신도시는 평균 0.02% 내렸다. 일산이 0.13%의 주간하락률을 기록했고 분당도 0.03% 내렸다. 일산 주엽동 강선마을 하나공인(031-916-6100) 백영두 사장은 “매수문의는 조금 늘었지만 제때 소화되지 않은 급매물이 아직도 남아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뉴현대공인(031-709-5949) 안효원 사장은 “165㎡형(50평형)이 넘는 대형의 경우 지난해 가을 실거래가보다 2억원 이상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대출규제 등으로 매수여력이 취약해져 쉽게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개발호재 지역 호가 위주 강세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시흥(1.59%)ㆍ안산(0.53%)ㆍ의정부(0.48%)ㆍ동두천시(0.42%) 등 개발호재 지역의 호가 강세로 평균 0.11% 올랐다. 반면 화성(-0.36%)ㆍ과천(-0.32%)ㆍ부천시(-0.16%) 등은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