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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수도(水道)
그동안 겨울치고 날씨가 따뜻하다고 지구의 온난화가 진행되어 우리 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접어든다는 발표가 있는가 하면 실제로 우리 어린 시절 우마차나 차량이 얼음 위로 건너다니던 한강이 어는 경우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며칠 동안 북미(北美) 지역을 휩쓸던 막강 한파가 한반도에도 밀려와서 연일 수은주가 곤두박질치고 제주도에는 폭설과 풍랑으로 비행기와 뱃길이 끊겨 많은 사람들이 공항 대합실에 모포 한 장으로 밤을 지내는 모습이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에서는 북극의 한랭기류를 막아주는 제트기류의 흐름에 이상이 생겨 갑작스런 한파가 몰려왔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따뜻한 환경에 길들여진 몸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발표되는 것보다 더 추운 것 같습니다. 반짝 추위 후 날씨가 풀리기는 했지만 언제 다시 추위가 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추위가 며칠 계속되다 보니 수도 계량기나 보일러가 동파되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데 교화처럼 시골 주택에서는 자칫 방심하면 아침에 수도가 얼어 세수도 못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저녁에 수도꼭지를 열어서 물이 조금씩 나오게 하든지 밤중에 일어나 수도를 틀어줌으로써 수돗물이 어는 것을 대비해야 합니다. 지금이야 자동차를 잘 만들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지만 제가 군대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추위에 차량 엔진이 동파되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이 많아서 혹한기에는 야간에 한 두 차례 운전병들을 깨워 시동을 걸게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이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마음이나 환경적으로 신앙의 겨울이 닥칠 때 예배의 수도, 기도의 수도꼭지가 막히지 않아야 됩니다. 사는 게 힘이 들어 기도조차 안 될 때, 말씀의 은혜가 열리지 않아서 심령이 곤고할 때, 환경의 절벽 앞에서 숨쉬기조차 어렵게 느껴질 때 억지로라도 예배의 자리를 지키면 매서운 추위가 풀리고 겨울이 지나 은혜의 수돗물이 쏟아지는 때가 반드시 옵니다. 추위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는 계절, 집안의 수도뿐만 아니라 신앙의 수도 파이프도 점검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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