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7
청개구리 형제
est
맑은 햇살
비갠 뒤 눈부시다
윤기 흐르는 피마자 잎
의좋은 형제
정겹게 속삭이며
천천히 느긋하게
소풍하듯 가자고
바쁠 게 뭬 있냐고
빠름이 좋은 것만
아니라고
서두르다
세상 밖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한가로운 오후
초록햇살 받으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산책을 한 다
느리다는 건
때로 행복하다고
오월
est
뛰어갈까 걸어갈까
숨 막히는 젊은 계절
뒷문 밖 우는 뻐꾸기
하얀 꽃 노랑 유채
바람에 어우러져
진 초록 햇살 사이
흐르는 흰 나비
사라져 아름다운,
고아 슬픈 흰구름
눈부신 오월 하늘
푸른 그늘
숨겨진 예기
행복 흩뿌려 물든
그날의 붉은 꽃의 한
너는 우리는 누구 일까
오월 의 고향
est
마을에 들어서면
시끌벅적 오일
회색 기와 담장
500년 숨쉬는
사람 중심 슬로시티 길
햇빛 반짝이는 작은개울
송강 의 넋이 베인
사미인곡 슬픈사랑
소쇄원 제월당
소슬바람 목 백일홍
인조왕이 다녀간
명옥헌의 연못가
사시사철 푸른 숲
죽녹원 향기쌓여
벼슬도 마다한
대쪽같은 선비님들
하얀 찔레 피고 지는
오월의 내고향
롯데 빌딩
est
문우님께서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이병우 라이브인 씨네마)
2매를 선물로 주셨다
티켓 각 88000원
잠실은 멀고 빌딩은
휘어져 불안하다
하지만 툭툭 털고
아우 (미경)와 아름다운
신록의 사월 이십 사일
젊음의 도시 잠실
롯데 콘서트 홀
세상사 모두 잊고 심취했었다
매력적인 지휘자 의
취임 새 에 빠졌다가
둥! 둥! 둥 !! 큰북울림은
(climax) 온몸이 전율이다가
70년 전 잠실은
우리 어른들 누에 만
키웠다는 터가 집값이
반란의 대열에 거리마다
금별 가루 무더기로
쏟아져 금싸라기 부동산인가
금금금 분분한 봄날
뿌리 없는 꽃잎들 허공에 심고
휘몰아치는 바람의 날개 짓
한 걸음 한걸음 보도블럭 위
떨어지는 꽃별 넓은 광장 에
한 톨 한 톨 쌓여 뿌리 내려
못 살것 같아 흙을 땅을 껴안았다
슬픈 나비들 대낮의 잠실은
마약에 비틀거리는 부유층 젊음들
예순여덟 여인의 눈엔 지하철
노선 표지 보이지 않는다
젊은 아우가 가르쳐 주었다
공중에 아주 작은 녹색의 2
자가 보였다
나처럼 느리고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세대는 잠실에서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깨닫는다 그들은 모두 다가용 디하주차장 나는 대중교통 지하철 이용자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임의 손
est
하루일 마치고
닳고 닳은 거친 손
지쳐 잠든 모습
사무칩니다
손이 닳게 일 하고도
못 받는 임금
아내의 잦은 투정
귀도 닳겠죠
일 하다 수 없이
다친 손가락
깊어가는 가을밤
달빛 아래서
날마다 無事하길
손 모으건만
호시절 다 간후
찬 바람에 시릴까
지난해 뜬 장갑
말없이 건네주며
헛고생 말기를
애타는 아내기도
하늘 닿기를
동백 꽃 좋아 하더니
est
바람 없는 날
활짝 피었다
떨어지는 동백꽃,
지지고 볶으며 살아 온
서른다섯 해,
젊음 따라 떠났다네
걱정말소
밤마다 뜬 눈으로
천불이었네
울음 차마 보일까
외면을 한다
동백 꽃말이
투신 인 줄 모르고
나를 보면 언제나
"나는 동백꽃이 좋아," 하더니
소복이 눈 내리는 밤
가슴 속 맺힌 한
붉디 붉은 동백꽃 되어
흰 눈 위 에 송이 송이
뚜욱 뚝 떨어지던밤
바람은 살며시 그녀를 안았다
장 미
est
바람 한 점 없는
한 낮 울타리 짙 푸른 잎
아름다운 자태 사이로
하도 붉어 황홀히 바라보다
뒤로 한 걸음
다가서지 못 하는 건
상처 줄 가시 있어
돌아설 때 잡지마라 오월 붉은 꽃
모르기 때문
est
아름다운 노을
햇살의 붉은 미소
나뭇가지 사이로
흰구름 요요롭다
바람에 푸른숲
되지 못 한 까닭은
어울림의 자유를
모르기 때문
먼저 내미는
화해의 기쁨을
허리 구부리는
겸손의 용기를
성숙은 이해로
바라보는 귀하고
빛나는 마음 을
모르기 때문이다
조약돌
도글도글
나의 혼 조각
고달픈 새
지저귐 여기는 낮선
조약돌 도글도글
서늘하고 빛난이마
얼음 녹아 봄바람
새로거니
미나리 파른
꽃피기전 철 아닌 눈에
유월이면
햇빛 반짝이는
그윽이 작은마을
간지러운 미풍
기분좋은 예감
담장 밖으로 고개내민
붉은장미 꽃 그림자
어찜이뇨
하얀찔레 작약 모란
달콤한 향기
풍요를 꿈꾸는
엣띤 포도송이
길가 산들바람
사람없는 등나무
그늘에 앉아
눈을감자 시름없이
들 너머 들려오는
보리피리 연가 청아한 유월
가만가만 속삭임
귀익은 발자욱 듣기만 해
기억력
어제는 뭘 했는지
기억이 안나
종일 바빴던거 말고는
오늘은 비가와서
거실에 앉아
종일 멸치똥 까고...
감자볶음
멸치볶음
두가지 하고나자
하루가 끄읕
하느님이
뭐?
하느님이 우신다고
우리 사는 꼴이 하도 한심해
그만 좀 물구 뜯구 싸우지들 말라고 너희는 형제 이웃 이라고
아무리 일러도 어제도 오늘도
비가 알려주는 근심의 소리 주룩주룩 밤새워 우신다는
그 날
알고 있었다
그밤 지나면
논 밭 갈며 정들었던
안식처를
떠나야 한다 는 것
추적 추적 새벽 비바람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저자거리 흥정에
운명이 달린 날
트럭에 두 다리
단단히 붙인 사내
고삐를 힘껏 당긴다
슬픈 버팀의 반항은
사람의 요령에 속절없다.
할매할배
가을비 에 섞인
눈물 섞는다
한 생을 더불었던
산천마을 뒤로하고
뻐꾸기 울음소리
애절히 밟으며
사람들의 밥상에
참담한 왕 이려고
시 하나 못 쓰고 . . .
황혼이 질 때면
이유 없이 서러워
붉은 노을 가려진
뿌연 창을 닦으며
순한 바람 소리에
숲새 들 새근새근
잠드는 밤
고향집 돌담 곁
가만가만 동백은 지고
열여섯 사춘기
잠 오지 않아
연필을 쥐고,
뒷 뜰 흰 눈밭에
서러움 쌓인다고 끄적였다
불 꽃 같은 생을 산
서른셋의 린,
시 가 너무 잘 써져
괴롭다던 스물아홉 주,
그들 생애
두 곱 을 살고도
시를 못 쓴다는 건
부끄러워 목이 메 이 는 일이다
이월 의 바람
지난해 뒤뜰
꽃 피우던 수선화
수줍은 새싹으로
한 세월 가고 옵니다
이 맑은 느낌
먼 곳에서 가까이서
봄이 오고 있다는 예감
이월의 저녁 찬 바람이
얼굴 을 얼얼 히 스치웁니다
세월이 가거나 말거나
나이를 먹거나 말거나
구름에 쌓인 그믐달은
정월 초하루를 향해
흐릅니다
무심한
이월의 바람이
까닭없이 설레이고
좋아집니다
이른 봄
붐볕 따뜻한 산골짝 카페,
존 바에즈 솔밭 사이로
강물이 숲길에 젖어든다
마른 나뭇잎들
봄 바람에 정처없이 뒹굴고
오래전 아이들 꿈꾸고
뛰놀았을 교정
정겨운 아름드리 나무들
그때 어린이들 나만큼 늙었겠다
겨우내 기댈곳 없어 외로웠다
눈부신 햇살이 속삭였다
기쁨이 더 많은 세상
의지말고 홀로 가라고
봄날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고,
달빛 추억
달 속 에 매화향기
그윽한 임의 얼굴
수척 했다, 통통했다
이별 햇수 몇 해 인가
따르지도 붙잡지도
아니 하고서,
궁금치도 그립지도
아니하다고,
휘영청 밝은
달 아래 홀로서서
고개 저었습니다
오랜 세월 잊었다
어느 겨울밤
그리움만 더 했다
덜어냈다가,
유년 (乳年)
생시 인듯
선연(鮮姸) 하다
낮은 돌담, 회색 기와
햇빛 반짝이는 작은 개울
이끼 낀 세월 마당 넓은 집
안방, 건넌방 사랑채 있는 곳
울 안 꽃나무 화단 예쁜 집
할아버지,할머니 어린동생들
옛 이야기 숨어있을
그리운 그곳 기인생애
바람에 부치며
방천(防川)에
미루나무 그대로 일까
어린 꿈 서려있을 그리운 내고향
엄마는 스물여섯
밀 보리 통통히 여물어가는
들녘, 산 아래 마을 햇빛 골고루 쏟아져 온 들녘 젖어가는 날
집 앞 우물터 한 아이 울고 있어
엄마는 집에 데려 왔다
아버지 아일 데리고 읍네 에,
그게그게 화근,
아름다운 청상의 옷 짖는이 아이
고맙다 감사하다 주고받다 정분 나 읍네 외출 잦더니 아예 터 잡아 겨울가고 봄이 와도 냇가 마을 산다 는 소문 만 분분
신식 공부 음전하신 엄마는
차마 못 가 눈부시게 맑은 봄 날
꽃무늬 저고리 몸빼 바지에,
냇가 에 빨래 감 물에 적셔 맨들맨들 흰 돌 에 비누질 척척 방망이로 힘껏, 저러다 빨랫감 다 해지리 학교에 웬 아주머니 고운 한복 지어와 입혀주던 일, 냇물에 시름없이 손 담그던 엄마, 어린 맘에도 그날 일 부끄러워 국화꽃 향기 나는 곱디고운 웃음 보려, 냇물 바닥 환히 보이는
물결 속에 잔돌 주어 던지며
파란 풀잎 띄우자 엄마는 풀잎 보다, 나를 보다, 작은 한 숨,
우릴 두고 멀리 떠나 버릴 것 같아 울음 우는 나를 안고 오래오래 울었다. 지척에 아버지 두고 분한 마음 삼키며 달 아래 수선화 곱게 피던 밤 하염없는 설음에 때 없이 내 손 잡고 봄바람
헤적이며 시푸런 밤하늘 머리에 이고 파르르 떨리는 물결에 달빛 흐르던 밤, 잔잔한 물 소리는 기다려라 참아라 아직도 꿈속에서 사시사철 냇가에 앉아
국화 향기로 나를 반긴다.
수많은 시 들을 줄줄 읊고 외우던 , 1960년 내나이 일곱 살
엄마는 스물여섯
아주아주 오랜옛날
1960 내나이 일곱살
능소화
눈부신 황홀의 여름뜨락
들녘 초록물빛 고운 꽃무리
유월의 바람 흐드러져 웃는다
하늘아래 간절한 그리움 하나
오래된 골목길 푸른바람
노을빛 능소화 꽃잎에 머문다
호사의 댓가
나뭇가지 사이로
황홀한 노을빛
푸른하늘 흰구름
한가로워 아름다운
반딧불 반짝이던
오래 전 그 밤들
회색빛 구름틈새
몸살앓는 별 하나
가엾은 아가들의
해맑은 웃음
오가는 이 마주해도
마스크에 가려진
알수없는 표정들
바이러스 재앙은
인류가 누린
호사의 댓가
대안 없는 미래
누굴 탓하랴
졸음
몰래 들어온
동그란 햇살에
선잠 깨었다
노을빛 아래
앉아 있던 이
보이지 않아
세상이 텅 비었다
기다리면 온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안 와도 좋다
짧은 추억 몇 개로
이 봄날 견디리
노을덮인 해질녘
새순 움트는
라일락 꽃가지
봄볕에 사르르 졸다
초록바람 살랑이면
보시시 눈을 뜬다
유월의 꿈
얼마나 건너고 싶었을까
하늘아래 삼팔선 고향인 이들
걸어가고 싶은 길 막힌 칠십년
계곡과 바위틈 靈孤 의 세월
남북의 원혼 뼈저린 흐느낌
천지에 새겨진 골 깊이 흐른는강
山河에 눈부신 태양의 念願
통일이며 후회와 원망 사라지고
베를린 장벽 무너지듯
유월엔 자유로이 오가며 살자
산 나리꽃
노을빛 산나리꽃
주홍빛 붉게 물든 입술
따가운 햇살 견디며
고개들어 높인 발꿈치
지친 한 낮 쏱아지는
소나기에 상처 쓰라려
어두워져 깊은 밤
그리움에 눈물만 뚜욱뚝
하얀 눈
겨울 숲
낮선 숲에서
생명들의 숨소리가 들린다
소복소복 함박눈 내려 쌓이고
찬 숲의 향기 나를 감싼다
깊어가는 한 밤중 먼 하늘가에
겨울 바람은 애워싸고
처음 와 본 곳에서 그의 자취를
더듬는다
첫댓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