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8 (수) 존재감 키운 윤석열… '대망론'에 쏟아진 말,말,말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대망론'이 뜨겁다. 여권은 국정감사 이후 존재감이 한층 커진 윤 총장의 정치적 확장력을 차단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야권에서는 청문회를 방불케 한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을 적극 엄호하며 여권 대항마로 키우는 모양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검토하고 있는 데다 가족비리 연루 의혹과 라임 수사 관련 의혹, 검찰 비리와 관련한 리더십 한계 봉착 등 풀어야 할 난제가 있는 만큼 윤석열 총장의 앞날은 여전히 안갯속에 휩싸여 있다.
♠ '윤풍(尹風)' 막자… 깎아내리는 여권
여권은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윤석열 대망론'에 선을 긋고 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0월 26일 최고위원회에서 향후 정계 진출 가능성이 거론된 윤석열 총장을 맹비난하며 "한때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라는 말이 있었다. 지난 총선 결과 황나땡은 틀리지 않았음이 선명히 드러났다"고 야권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보수세력에서 황교안 대망론의 새로운 버전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일고 있는 것 같은데, 대망이든 소망이든 생각하는 이들의 자유"라며 "상명하복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군사정권이 아닌 이상 정치 공간에 잘 적응하고 리더십을 세우기 어렵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오면 '윤나땡'이라 말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도 국정감사장에서 보인 윤석열 총장의 태도와 발언을 비판하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정치는 유한하고 검찰은 영원하다는 권위주의 시절 검찰의 태도"라며 "검찰총장의 권력에 취해 있거나, 측근이나 가족을 지키는 데만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호중 의원은 "정치검찰의 수장으로 검찰 정치를 직접 하겠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한편에서 보면 오히려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처럼 석연치 않은 부분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 하려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운명의 노예가 된 불행한 영혼의 소리를 내는 것 같다"며 "(운명은) 자신이 속한 조직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총장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은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윤석열 총장의 '퇴임 후 봉사' 발언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인 중립과 독립성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조심스러워야 했는데 논란을 본인이 자초했다"고 평했다.
그는 "역대 총장들은 따르기 어려운 지시가 있으면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인의 직을 던졌는데, 윤석열 총장은 (총장직을) 하고 싶다고 하신다"며 사퇴 없이 정치 가능성을 열어 둔 현직 검찰총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서 "'주권재민(民)'이지 '주권재검(檢)'이 아니다"라며 "'칼'은 잘 들어야 한다. '칼잡이'의 권한과 행태는 감시받고 통제되어야 한다"는 짧은 글을 남기며 윤석열 총장의 정계진출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 野, '여왕벌·대단한 정치력' 긍정평가 속 신중 기류도
야당은 국감에서는 물론 장외에서도 연일 윤 총장을 두둔하며 여권과 추미애 장관이 '무리한 검찰총장 때리기'를 하고 있다는 구도를 형성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한 법사위 국감은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서 추미애 장관까지 모두를 조연으로 만든 정치 블록버스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태섭 의원의 (민주당) 탈당에도 반색했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왜 윤석열 총장의 의미심장한 발언에 대해서는 '변호일도 봉사'일 수 있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을까"라며 "상상하기 싫었던 강력한 대안이 등장했기 때문일거다. 확실한 여왕벌이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범야권의 무게중심이 비대위에서 대선 잠룡들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야권 잠룡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윤석열 총장의 정계 진출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역대 검찰총장중 이렇게 정치적인 검찰총장은 전무했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여의도판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이라고 말했다.
또 "윤석열 총장과 문재인 정권은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넜다. 이젠 문 정권의 사람들은 더 이상 그 누구도 윤석열 총장과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만 총장직에 미련 갖지 말고 사내답게 내던지십시오. 잘 모실테니 정치판으로 오십시오"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향후 윤석열 총장을 영입 추진 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정치적 경험이 전무한 윤석열 총장이 검찰 조직과는 전혀 다른 정치 세계를 어떻게 돌파해 갈 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명하복의 분위기가 팽배한 검찰 조직에서 평생을 몸 담았기 때문에 정무적 감각이나 정치적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과거 고건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윤석열 총장 대망론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병욱 의원은 "무임승차할 수 있는 대권은 없다.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국회의원을 하든 대표를 하든 정당에서 훈련과 검증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과거 대선에서도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총장 등이 대중적인 인기에 힘입어 유력 주자로 급부상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높였지만, 진영 갈등과 정치적 돌파력에 한계를 보이며 결국 '대선' 고비를 넘지 못했다.
♠ 추미애, 총장 겨눈 '감찰카드' 꺼낼까
정치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총장 대망론에 대한 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추미애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검토를 시사했다. 윤석열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이미 두 차례나 발동했던 추미애 장관은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까지 꺼내들며 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추미애 장관은 전날 법무부 종합감사에서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옵티머스 사건이 무혐의 처분 된 것에 의혹이 있다는 여당 측 지적을 받아들이며 "당시 (사건 처리 결과가)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됐을 것으로 능히 짐작된다"며 "검찰총장의 증언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총장이 옵티머스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며 당시 수사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추미애 장관은 당시 옵티머스 사건을 맡은 김유철 현 원주지청장이 윤 총장의 측근이고, 옵티머스 고문이던 이규철 변호사가 윤석열 총장과 함께 국정농단 특검에서 근무했다는 지적에 "로비에 의해서 사건이 무마됐다는 의혹도 제기되므로 감찰을 통해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만일 윤석열 총장을 겨냥한 감찰이 진행되면 라임 사건에서 제기된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 의혹과 검사 향응·로비 의혹, 윤석열 총장 부인과 장모 연루 의혹 사건까지 넘어야 할 산이 더 많아지게 된다. 추미애 장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을 두 차례나 박탈당하며 커진 검찰 내부의 불만과 갈등, 조직 정비도 윤석열 총장에겐 큰 부담이다.
감찰과 수사 결과 윤석열 총장이 직접적으로 연루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향후 윤석열 총장 행보에는 힘이 실릴 가능성이 더 커지지만 만일 내부 지휘와 수사 진행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치명상은 불가피하다. 윤석열 총장이 말한 '봉사' 방법도 이에 따라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총장은 지난 10월 22일 열린 대검 국감에서 정계 진출 의향을 묻는 말에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앞에 늘어선… 윤석열 지지 화환 100여개
"윤석열 총장님 화이팅",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대검찰청 앞에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을 놓고 지지자들과 반지지세력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10월 24일 현재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 100여개가 늘어서 있다. 화환에는 `윤석열이 반드시 이긴다`,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한 시민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입장문`을 두고 충돌한 다음 날인 10월 19일 윤석열 총장을 응원하는 뜻에서 대검 앞에 화환을 보내며 시작된 화한 행렬은 지난 10월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후 그 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총장은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비록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는 "비상식적"이라는 등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화환 행렬은 당일 국감장에서도 언급돼 당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150개 정도 있다"고 하자 윤석열 총장은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세어보진 않았다"며 "그분들 뜻을 생각해서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화환행렬에 대해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 위원장은 10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감장서 윤석열 총장이 보인 태도가 왜곡된 엘리트 의식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윤석열의 인식과 태도, 이프로스에 올린 부장검사의 글, 남부지검장 사의의 변은 그동안 검찰이 얼마나 비정상적인 권력적 위치에 있었는지를 보여주는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박수현 위원장은 "검찰의 비정상적 권력은 공정하고 추상 같은 법전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권력의 자의적·선택적 기소권 사용에서 나온다"며 "일반국민에 대한 기소율은 40%가 넘는데 검사 범죄에 대한 기소율은 1%도 안된다"고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대검찰청에 `윤석열 힘내라`고 화환을 보내는 사람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가 뭐가 뭔지 구분을 못하는 사람들이다"며 "검찰개혁과 공수처설치, 이번에는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희 막판 뒤집기 가능할까…하루 남은 WTO 총장 '운명의 날'
한국인 최초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WTO 선출 최종 라운드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164개 회원국의 선호도 조사는 마지막 날을 남겨뒀다. WTO는 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10월 27일까지 유명희,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나이지리아) 등 두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뒤 컨센서스(전원합의제)로 차기 WTO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WTO는 늦어도 11월 7일 이전에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다만 선호도 조사에서 한 후보의 지지가 압도적이라면 좀 더 빠르게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유명희 본부장은 최종 라운드 진출 이후 유럽으로 건너가 지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EU의 표심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외신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은 결선에서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콘조-이웰라는 사실상 과반수를 확보했다. 오콘조-이웰라의 출신 대륙인 아프리카 55개국에, EU 27개국을 더해 82개국의 지지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도 유 본부장의 당선을 막기 위해 오콘조-이웰라 지지를 선언했고, 중국도 아프리카 후보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유명희 본부장의 입장에서는 나머지 회원국들의 지지를 모두 받는다고 해도 80개국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러나 이것이 곧 '낙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WTO는 사무총장을 선출할 때 164개국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WTO가 출범한 1995년, 그 전신인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시절인 19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지금까지 총장 선출 과정에서 투표가 실시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컨센서스가 불가할 경우 투표한다'는 내용은 사실상 명목상으로 존재할 뿐이다.
8-2 이상의 압도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마지막까지 의견 조율을 통해 변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충분한 이유다. 특히 유명희 본부장이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WTO 체계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왔지만 그럼에도 세계 최강의 지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유명희 본부장의 지지세가 다소 쳐진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만일 컨센서스가 끝내 무산된다면 새로운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 있다. 두 후보가 연임을 포기하고 임기를 절반씩 나눠 맡는 방안 등이다. 앞서 1999년 선거에서 선진국이 지지한 마이크 무어 전 뉴질랜드 총리와 개도국 지지를 받은 수파차이 파니치팍디 전 태국 부총리가 합의에 실패해 두 후보가 3년씩 나눠 맡은 전례도 있다. 이 조차도 여의치 않을 경우 WTO 총장 선출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8월 31일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선장'없이 유지되고 있는 WTO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단풍으로 물든..... 원주 명륜2동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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