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받으소서]
34. 포유동물과 조류들이 눈에 많이 뜨이기 때문에 아마도 한 포유동물이나 새의 멸종을 알아채고 나면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계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균류, 해조류, 벌레 무리, 파충류, 그리고 셀 수 없이 다양한 미생물들이 필요합니다. 개체 수가 많지 않은 종들은 눈에 잘 뜨이지는 않지만 특정 지역의 생태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구계가 위기 상태에 놓이면 인간이 개입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자연이라는 복잡한 현실에 대한 인간의 개입이 과도해져서 인간이 지속적으로 일으킨 재난이 새로운 개입을 필요로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이 모든 곳에서 활동하면서 그에 따르는 위험도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인간의 관여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종종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합성 농약 사용으로 사라진 많은 새들과 곤충들은 사실 농사에 도움이 되는 존재들입니다. 소멸된 새와 곤충의 역할을 또 다른 기술이 대신하겠지만 이 또한 유해한 것으로 결론이 날 것입니다. 인간이 초래한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으려고 값진 노력을 기울이는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냉철하게 이 세상을 바라보면 인간의 개입 정도가 종종 기업의 이익과 소비주의를 위한 것이어서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빈곤하고 추하며 더욱 제한되고 음울한 것으로 만들고 소비재들이 넘쳐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대체할 수 없고 회복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우리 자신이 만들어 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설명 : 돈으로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인간이 기존의 삶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결코 지구 생태계를 회복시킬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관여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입니다. 인간의 개입으로 인한 혜택은 전혀 보편적이지 않고 극소수의 사람들만 누리기 때문입니다.
한편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2016년부터 식물의 수분(受粉)을 돕는 매개인 벌과 나비 등 일부 생물종의 개체 수 감소가 세계 주요 작물 생산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멸종 위기 원인으로는 서식지 감소, 농약, 오염, 외래종, 병원균 및 기후 변화를 언급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양봉하는 분들이 심각한 상태를 체감할 만큼 이미 생태계의 균형은 깨졌습니다.
(김대건 베드로 신부/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대전가톨릭대학교 사무처장)
http://www.bulhuisun.com/7-7.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