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4. 일요일
저녁나절 양궁 남자 개인전이 시작되면서 우리 집은 완전 흥분의 도가니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응원하는 교포들 못지않게 떠들썩하다
더위가 심하지 않았다면 집집마다 문을 열었을 테니
아파트에서 외쳐대는 응원소리도 대단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타는 더위에 에어컨에 의지하느라 문을 꼭꼭 닫아선지 집안의 소리가 밖으로 까지 나가진 않는다
16강부터 시작해 결승까지 줄곧 자리를 뜨지 못했으니
2시간 반이 훌쩍 넘겨 함성을 질러댔다
텐!
엑스텐!
어떡해 9점
우리 선수끼리 맞붙은 4강 경기는 마치 결승전을 방불케 했다
이우석도 잘했지만 형에게 결승진출을 맡기고 동메달을 노려야 하는 입장이다
김우진이 듬직하니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안심도 되었다
김우진을 단단히 믿었지만 미국의 엘리슨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멋진 경기를 펼쳤다
마지막 슛오프에서 김우진 선수가 거의 10점의 끝자락에 화살을 꽂았을 때
불안한 마음에 가슴이 콩닥콩닥
왜냐하면 엑스텐에 김우진 선수보다 더 많은 화살을 꽂아 넣은 선수가 엘리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슨은 아슬아슬하게 9점을 쏘고 말았다
설사 10점 라인에 들어왔어도 김우진의 화살이 중앙에 더 가깝기 때문에 우린 만세를 부르며 난리난리
김우진 가족이라도 되는 듯 소리를 지르고 춤까지 덩실덩실
시상대에서 셀카 찍는 모습 너무 귀여워
잘했어요
승자와 패자가 서로 끌어안고 격려해 주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올림픽 중계방송 보느라 요즘 밤이 너무 흥미진진하다
올림픽 열기 때문에 열대야도 식을 줄 모르나 보다
하긴 올림픽이 끝날 즈음이면 말복이 가깝고 처서가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