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은,
올 1월에 다녀왔는데...
당시에는,
눈꽃을 엄청 기대했으나,
눈은 고사하고,
안개만 반겨 줬는데...
이번에는,
설악산을 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등산로가 폐쇄되어 부득이하게,
다른 장소를 골라야 했는데...
남덕유산 추억도 있고,
덕유산에 눈도 많이 왔다는 소식이 있어서,
덕유산까지 왔습니다.
산행 시작 장소는,
안성에 있는 윤식당에서... ㅎㅎ
안성에서,
동업령까지는,
거리는 길에도 급경사도 없고,
비교적 편안한 구간인데...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인해,
산에는 잔설이 남아서,
산행 초반부터 장비를 제대로 챙겨야 했고...
당시 기온은,
영하 14도라 했고,
덕유산 정상은 영하 20도라고...
날이 추워서 그런지,
계곡은 온통 얼음뿐이고...
겨울에,
얼음이 있다는 것이,
특이한 것은 아니지만...
워낙 춥다고 해서,
정말로 겨울이 왔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중간쯤 지났는데,
쌓인 눈은 점점 많아지고...
이틀 전에,
오대산에서 눈과의 전쟁을 했는데...
여기는,
산객이 워낙 많이 찾아서 그런지,
등산로는 선명하게 보이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나무에도 눈이 쌓여 있는데...
단풍나무는,
마치 목화나무에 솜이 달린 모습이고...
이쯤에서는,
이 모습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고 감탄을 했는데...
능선이 다가오자,
등산객의 행렬은 길어지고...
모두가,
눈세상에 빠져서,
감탄하느라 걷는 것을 포기한 듯...
암튼,
차츰 많아지는 눈으로 인해,
산의 모습은 설국으로 변해가고...
산객을 피해서,
설국의 느낌을 살려보는데...
주변이 온통 흰색이라서,
공간 지각능력은 떨어지고... ㅎㅎ
덕분에,
멍한 모습으로,
그냥 감탄사만 남발했고...
영하 15도의 추위와,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인해,
산이 모두 파괴된 느낌이고...
파괴라는 의미는,
산은 알록달록하고,
나무나 풀들이 있어야 하는데...
모든 것이 사라지고,
눈과 눈꽃만 존재해서... ㅎㅎ
산을 내려가는 순간까지,
모두 이런 사진뿐이네요.
암튼,
특별히 말을 안 해도,
그 느낌이 오고...
산을 다녀온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지금도 뇌리에는 당시 모습이... ㅎㅎ
같은 풍경이라서,
특별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이런 곳을 걸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참고로,
덕유산 정상까지는,
아직도 5Km 이상 남았다는 것... ㅎㅎ
동업령은,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눈꽃이 있고...
그렇다면,
정상부근에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는데...
그냥,
멋지다는 말만...
당시에도,
말로는 표현이 어려웠고... ㅎㅎ
암튼,
이런 장소에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동업령에 도착했는데,
산객들이 제법 많았고...
모두 다,
감탄사만 연발하면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고...
이제는,
4Km 가까이 걸어서,
향적봉까지 가면 되는데...
능선은,
모두가 이런 모습이고...
그나마,
한적한 곳에서 바라본 모습이고...
정말 멋진 곳은,
사람이 많아서 지나가기도 어려웠고...
갈 길이,
모두가 순백으로...
산에는,
나무도 있고,
사람도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냥 순백의 세상이 눈앞에...
이런 공간이,
끝없이 이어지니,
점차 지겹다는(??) 느낌이...
산행 당일은,
좋다 싫다는 느낌도 모른 채,
그냥 멍하니 걸었지만...
지금 보니,
또 다른 느낌이 있고...
멀리 보이는 곳은,
백암봉 정상 부근인데...
백암봉에는,
눈뿐만 아니라,
흰 구름까지 함께하고...
화려한 눈으로 인해,
날이 춥다는 생각은,
아예 느끼지도 못했고...
뭐라고 해야 하는데,
적절한 어휘가 떠오르지 질 않네요!!!
그냥,
'멋있다' 혹은 '예쁘다' 정도로...
아니,
그 단어로 표현은 안되지만,
표현력이 없어서 그렇게...
고목나무에도,
눈꽃은 활짝 피었고...
고목뿐만 아니라,
지천으로 피었는데,
화려함은 고목을 따르지 못하고...
암튼,
갈 길은 멀지만,
발걸음은 자꾸만 멈췄고...
백암봉에 올라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덕유산 능선이 정말 멋지네요.
가장 멀리 있는,
두 개의 봉우리가,
서봉과 남덕유산이고...
그곳에서 시작된 눈꽃은,
향적봉까지 이어지네요.
조금 전에는,
백암봉에 걸쳐있던 구름이,
이제는 중봉으로 이사를 갔고...
내가,
부지런히 걸어보지만,
구름을 따라잡을 수 없었네요.
암튼,
계속되는 눈꽃을 보며,
추위를 즐기고 있는데...
등산로는,
나무나 바위의 따라서,
조금의 변화는 있지만...
너무나 비슷해서,
점점 식상해지는 듯...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걸음이 멈추는 이유를 모르겠고... ㅎㅎ
고도가 높아지면서,
눈은 50Cm 이상 쌓인 듯...
실제로,
지팡이로 깊이를 가늠해 보니,
스틱의 절반이 눈 속으로 들어가고...
암튼,
걷고 또 걸었지만,
눈으로 가득한 세상은 끝이 없었고...
중봉 부근에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정말 멋진 모습이...
내가,
저길 걸었다는 것이,
지금도 믿기지 않고...
암튼,
걸으면 걸을수록,
남은 거리가 줄어들어서 아쉬웠고...
중봉으로 가는 계단을 보면,
당일 날씨가 가늠이 될 듯...
계단에 붙어있는,
눈꽃들은,
아직도 자라고 있고...
조만간,
영하 20도의 추위가 온다면,
다시 한번 도전했으면...
허기를 달래려고,
라면과 밥까지...
김밥을 사려했는데,
이틀 전 오대산의 얼어버린 빵이 떠올라,
밥과 김치를 보온가방에 넣어왔네요.
덕분에,
맛난 라면을 먹고서,
다시 힘을 내서 정상으로...
원래 목표는,
중봉에서 향적봉을 다녀온 뒤에,
여기에서 하산을 하려고 했는데...
왜냐하면,
중봉에서 내려가면,
오자수굴이 있고...
오자수굴에는,
고드름이 꺼꾸로 자라는,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향적봉이,
멀리 보이는데...
어느새 구름은,
향적봉으로 날아가 버렸고...
내가 싫어서 그런지,
자꾸만 도망치는 구름이,
조금 얄밉기만... ㅎㅎ
정상 부근은,
눈꽃이 아니라,
그냥 얼음 덩어리입니다.
추위를 겁내지 않으면,
이런 모습이 반겨주나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거운 얼음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나무가,
무척 안쓰럽게 보였고...
향적봉에서는,
구름이 도망치지 않고서,
계속 자릴 잡았고...
덕분에,
푸른 하늘은 사라지고,
살을 에는 추위와 함께 했고...
그리고,
주목나무를 쳐다보니,
추위를 온몸으로 즐기는 모습이,
너무나 대단하기만...
향적봉이,
100미터 남짓 남았는데,
아직까지도 이런 모습이...
암튼,
동업령부터 이어진 눈꽃은,
두 시간 가까이 즐길 수 있었고...
원래 계획은,
이 길을 돌아가서,
중봉에서 오자수굴로 가야 하는데...
백 미터 구간을 걸어가는데,
발목을 붙잡는 것은,
지천으로 널렸고...
이 주목나무도,
엄청 클 뿐만 아니라,
수세도 좋아서 기억이 남는 나무인데...
오늘은,
푸른 나뭇잎을 버리고,
흰색 주목나무로 추억되고...
잠시 구름이 밀려나니,
푸른 하늘이 펼쳐지고...
구름에 따라,
정상 부근의 풍경은,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데...
이걸 즐기느라고,
발길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여기에도,
오래된 주목나무가,
형체만 남아 있고...
얼핏 보면,
저것이 나무인지,
그냥 바위 인지 분간하기도 어렵고...
암튼,
추위도 잊은 채,
정상으로 걸어가는데...
정확히,
13걸음 걷고 나니,
또 이런 녀석이...
이 나무는,
죽은 고사목이 확실한데,
눈꽃을 화려하게 피우고 있는 모습이고...
눈과 눈꽃이,
죽어버린 나무도 살려내는 것이,
정말 신기한 모습이네요.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는데...
여기는,
곤돌라를 타고 온 사람들로,
마치 도심의 화려한 상가처럼 보이고...
어째튼,
이제는 중봉으로 가야 하지만,
눈과 눈꽃에 기가 빨려서,
돌아가는 것도 힘들고... ㅠ.ㅠ
정상석은,
인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 한 장 찍을 수 없고...
그래서,
정상 뒤편에서,
스키장을 바라보며 한 장...
구름 아래에,
설천봉도 보이고,
스키장 슬로프도 보이는데,
스키를 즐기는 사람은 보이질 않고...
하산길은,
오자수굴로 가지 못하고,
백련사로 직진합니다.
올라오느라,
너무 힘들어서,
백련사로 가는데...
가는 길도,
그리 쉽지는 않고...
눈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해도 흰색으로 떠있네요.
내려가려니,
아쉬움은 크지만,
추운 날씨에 몸이 피곤해서,
아쉬움을 접었고...
이제는,
백련사까지,
급경사를 내려가면 되는데...
가는 길이,
이런 모양이라서,
웃을 수도 없고 울지도 못했습니다.
경치는 좋은데,
한눈팔다 보면,
꼬꾸라지기 일쑤라서,
한걸음 한걸음이 정말 조심스러웠고...
그래도,
정말 가파른 구간을,
힘들게 올라가는 사람을 보니,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ㅎㅎ
구름이 물러가고,
다시 푸른 하늘이 펼쳐지고...
멀리 보이는 산과 능선에도,
눈들이 가득하지만,
아무래도 이곳만 못하고...
왠지,
뿌듯한 마음에,
산을 내려왔네요. ㅎㅎ
내려가는 길은,
정말 가파른 구간이고,
곳곳에는 아직도 이런 모습이...
정상보다는 못하지만,
산을 즐기기에는 충분했고...
더구나,
너무 추운 곳에 있다가 내려오니,
이 정도 날씨면 봄 같다는 느낌이... ㅎㅎ
백련사가 멀지 않았지만,
아직도 눈이 나뭇가지에 가득하고...
소나무를 포근하게 감싸는 눈들이,
마치,
이불을 덮고 겨울을 나는 듯해 보였고...
암튼,
내려갈수록,
눈꽃은 사라지니 아쉽네요!!!
이제는,
등산로를 제외하고,
나무에는 눈이 듬성듬성 달렸고...
그래도,
화창한 날씨와 더불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나름 나쁘지 않았고...
참고로,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많이 풀려서 그리 춥지 않았고...
이 장소는,
백련사의 계단이라는 장소인데...
주변에는,
계단은 보이질 않고,
겨우살이만 지천으로 열렸고...
참고로,
계단은 계의식을 행하는 장소인데,
계도 모르지만 의식도 알 수가 없고...
개인적으로 추측건대,
세상에서 제일 큰 돌배나무인데...
200살도 넘은 나무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고...
내가 나를 보호하지 못하는데,
절에 있는 배나무를 걱정하는 것이,
많이 우스꽝스럽네요.
백련사 하산길은,
시멘트 포장길을,
6Km 이상 걸어야 합니다.
정말 지겨울 뿐만 아니라,
사람을 엄청 피곤하게 하는데...
그래서,
시멘트 길과 나란한,
오솔길을(구천동 어사길) 걸었고...
물고기가,
너무나 쫀득했고...
소주는,
정말 시원해서,
게눈 감추듯 해치웠고...
결국,
물고기 한 마리와,
소주 3병을 해치웠고... ㅎㅎ
정말 일어서기 싫었는데,
집에는 가야 해서,
엉덩이를 뗐는데...
내 마음을 모르는 나무들은,
잘 가라는 인사를 전하고...
어째튼,
다음에 보자고 하고,
아쉬운 작별을...
날씨도 풀리고,
저녁노을이 물들어 가는데...
두툼한 도토리 묵에,
막걸리를 걸쳤으면 하지만...
집으로 가는 차는,
어서 가자고 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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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계속된 한파가,
나를 산을 찾게 했고...
연이은 산행은,
정말 큰 즐거움을...
더구나,
덕유산은,
눈과 눈꽃도 좋았지만,
함께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고...
올 겨울에,
다시 한파가 찾아오면,
이제는 설악으로 가려고 하는데...
같이 할 사람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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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눈꽃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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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춥다고 하여 덕유산으로...
윤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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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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