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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선 일지 (제 58호)
2013년 3월 15일
황 주 홍(민주당, 전남 장흥강진영암)
오늘 종일 바빴다. 거의 날마다 그런 편이긴 하지만. ‘팔자’인 것 같기도 하다 ㅎ. 오후에 수원에 있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교육원 특강까지 있어서 더욱 바빴다. 최고위원 출마에 있는 관련, 이런저런 의견들 나누느라 더 바빴던 것 같다.
의원회관 사무실에 돌아와서 이것저것 책상 정리하다가 내가 작년 여름(2012.6.20.)에 작성한 문건 하나를 발견했다. 작년 6월이었으니 4·11총선이 끝나고 이제 막 국회가 열려 의원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던 때다. 작년 6월에 제기했던 문제점과 결함들이 아무것도 해결되거나 극복되지 못 한 채 12월 19일 대선을 맞이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오늘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쉽다. 한심하다. 분하다. 왜 우리(민주당)는 어리석음이라는 자기 늪에 빠져 있는지, 왜 오만의 덫에 걸려있는 것인지 기가 막히고 애석할 뿐이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종편(종합편성채널) 출연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나는 발언대에 나가 “왜 이런 논의가 대선 전에 없었던 것인지, 대선 전에 이런 논의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만시(晩時)의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 왜 우리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기업(종편방송)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일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인지, 그런 편협성과 편향성으로 어떻게 대선을 치르고 집권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인지, 일반유권자들이 보실 때에 우리가 ‘턱도 없는 과욕’을 부리고 있는 사람들(정당)로 비쳐지지나 않았을는지, 하는 상념들로 마음이 울적했다.
아래의 문건은 작년 6월 그때 뜻을 함께 했던 다섯 분의 초선의원들에게 ‘친전(親展)’형태로 보내드린 글이었다. 꼭 한 번 일독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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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김○○, 김○○, 박○○, 배○○, 최○○ 의원님께
「정치개혁」이라는 쟁점의 선점
: 국민여론에 순응하고 부응하기
2012.6.20.
1. 문제의식
현재 민주당은 거의 사면초가임. 주위의 많은 분들로부터 “도대체 당신들(민주당)은 뭐하는 거냐? 왜 새누리당에게 끌려 다니느냐?”라는 질타를 수도 없이 받고 있는 형국임. 국민들의 최대 요구 사항인 정치권의 자기쇄신 경쟁에서 밀리면 대선 전망은 매우 비관적일 수밖에 없음. 이 시대 최고 최대의 민생(民生)과제는 정치개혁임. 어떤 의미에서 경제민주화라든가 일자리 만들기 공약보다 더 감성적이고 즉각적인 터치포인트임. 지금 민주당의 좌표 설정과 경로 설정 모두 잘못돼 있음.
2. 왜 초선의원인가?
여당 대 야당이라는 틀(프레임) 또는 민주 대 반민주라는 패러다임(범형)에 익숙하고 갇혀있는 기존 리더그룹과는 다른 생각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집단이 초선그룹이기 때문임. 17대, 18대 국회에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언제나 초선의원들이 그 당을 새롭게 하는 주역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였음. 그런데 기묘하게도, 이번 19대의 초선의원들은 하나의 그룹(집단)으로서 쇄신적 일치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
3. 새누리당의 전략
정치개혁이 새누리당 대선전략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이 명명백백함. 12월 대선까지 새누리당은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가 한 목소리로 조율된 가운데 정치개혁과 정치쇄신을 연속적 시리즈로 제시하면서 개혁담론을 선점하려 하고 있음.
4. 민주당의 선택
대략 3가지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것임. 최악의 선택은 새누리당의 정채개력 드라이브를 정치 쇼라고 비난하고 나서는 것. 차악의 선택은 NCND전략, 시인도 부인도 안 하면서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전략임. 마지막은, 맞불을 놓아 개혁의 주도권을 야당인 민주당이 탈환해오는 전략임. 당연히 우리 초선의원들은 세 번째 전략을 채택하고 실행하는 첨병이어야 할 듯.
5. 우리가 해야 할 일
1) 당 지도부와의 면담
△ 내일(21일) 중 또는 아무리 늦어도 모레 오전 중 지도부와의 면담을 통해 당내에 초선의원 중심의 ‘정치쇄신특위’의 설치를 요구함.
△ 또 하나, 초선의원 그룹의 정치쇄신 움직임과 요구가 해당이 아니라 궁극적 애당(愛黨)임을 공감하고 ‘긍정적 방치’를 요청하고 관철함.
2) 민초넷과 다른 위상의 초선의원 구성체 필요함
△ 현재의 민초넷은 훌륭한 친교적 구실을 수행하고 있고, 차츰 보다 확대·심화된 역할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다만, 치열하고 철저한 정치적 자기쇄신 과제를 위해 한 목소리로 일사불란하게 대오를 정비하며 개혁논쟁에 불을 지피고 이 화두를 선점적으로 관리해가기 위한 보다 통일성 높은 별도의 구성체가 한시적(限時的)으로 요청되는 현 시점임.
△ 오늘 정오 대방골에서 회동한 우리 6인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뜻을 함께 하는 의원들을 그때그때 개방적으로 모시면서 탄력적 활동을 해야 하는 것으로 보임. [* 따라서, 내일(21일) 오전 8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우리 6인이 다시 한 번 회동하셨으면 함. 이메일이나 문자 또는 전화로 의견 교환하셨으면 합니다.]
3)정치개혁과제
① 국회의원 연금법 폐지안 (김광진 등)
②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입법안 (황주홍 등)
③ 임기 중 단체장 중도사퇴 출마자 관련 입법안 (박완주 등)
④ ⅰ. 국회의원에게만 허용되는 후원회법 개정
ⅱ. 단체장 연임 3선제한법 개정안
ⅲ.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ⅳ. 국회의원 겸직 금지
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ⅵ. 국회의원들의 의원배지 패용 관행 철폐/세비라는 단어도 평범한 ‘급여’라는 말로 바꿈/의원전용 각종 시설 개방(예를 들어, 의원전용 건강관리실의 문호개방, 본청과 의원회관의 정문 붉은 카펫 치우고 의원전용 관행 삭제 등등)
ⅶ. 공직선거 출마시 국회의원도 다른 공직자와 마찬가지로 3개월 전 사퇴(현재 단체장의 경우만 4개월 전 사퇴)
ⅷ. 예비선거운동 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본선거운동기간을 13일에서 1개월 정도로 연장해서 신인 출마자에게 보다 공평한 기회 부여
ⅸ. 예산안 법정시한 못 지킨 경우 세비 25% 삭감(미국)
ⅹ. 국회의장단 선출 관행(제1, 2당 간 나눠먹기) 폐지
ⅺ. 다선우대주의(seniority) 제한–의원들 간의 수평적 신질서 시도(이 부분은 정당개혁 의제이기도 함)
⑤ 그 밖의 검토사항
△ 검토의 핵심기준은 국민의 주목과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일들의 「시의성 있게 그리고 연속적으로」 제시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것임.
예컨대,ⅰ. ‘민초넷 2012 선언’ (초선의원들의 대국민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임)
ⅱ. 정치개혁 국민 대토론회 개최 (장소는 본청 로텐더홀 또는 시청광장. 이 대토론회의 결과물로 ‘정치쇄신 국민네트워크’를 결성시켜 민주당과 시민사회가 동일체가 되어 국민의제(national agenda)’로 확대·전환시키는 효과)
ⅲ. 지역순회 정치개혁 연대회의 개최 (지역별로 순회하며 민주당의 단체장, 기초의원, 대의원들과 소통함으로써 정치개혁 의제가 민주당의 확고부동한 강령이 되게 하는 효과
ⅳ. 대선후보 동시 초청 좌담 또는 토론회 (이 자리에서 선제적 자기 쇄신을 통한 국민감동을 촉발하는 대선전략을 집단요청하는 자리로 활용)
2013년 3월 12일 (화)
[김영환의 희망일기 9편]
備忘錄인가 悲亡錄인가?
나는 오늘도 국회에 간다.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有不利도 있고 名分과 實利도 있겠지만 국민은 짜증나고 넌더리를 낼만한 일이다.
새 정부 출범하고 두 주, 안보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민생이 어려운데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불통과 무능의 대통령과 여당을 탓하고 싶지만 이제는 우리가 통 크게 양보할 수는 없는가.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압박에 굴복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보고 저들이 하자는 대로 툭! 던져 버리자. 우리가 버티면 법이 통과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온 천하가 알게 되었으니까!
그럴 경우 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줄을 이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고통이 내일의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우리는 국민의 상한 마음을 조금은 풀어줄 수가 있을 것이다. 더욱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몽니를 이겨 낼 방도가 없는 상황에서 팽팽한 고무줄을 탁! 놓아 버리면 어떨까? 공을 여당에게 넘겨주자!
정치는 결국 국민의 상식 위에 서 있어야 한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이것은 선거에 진 야당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다.
이 지루한 야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 위에 안철수 현상이 존재한다.
국민의 평균적 정서와 상식에서 우리는 지난 10년간 무수히 이탈하였다.
그 사이에 우리는 두 번의 총선과 두 번의 대선에 패배했다.
선거에 지고 뼈를 깎는 반성을 소리 높여 외쳤으나 창당선언도 하지 않은 잠재적 안철수 신당에게 반 토막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제발 이제 그만하자.
진영논리와 ‘선명성’을 잠시 내려놓고 국민의 상식의 숲으로 들어가자.
장삼이사의 직관과 요구가 고매한 우리의 지식과 판단보다 앞선다.
다른 사례 하나, 최근 우리당 일각에서 단일화 과정의 비망록을 밝히면 안철수의 정치생명은 끝난다는 보도를 접했다. ‘미래의 대통령’, ‘민주당 입당론’의 진위논란으로 단일화 과정에서 있었던 앙금의 일단을 드러낸 기사도 보았다.
지금 이런 일로 옥신각신할 만큼 우리는 한가한가?
이 일을 지켜보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확실히 해 둘 것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앙금을 보면, 지난 대선의 단일화가 전혀 앙금을 털어내지 못한 상호불신과 적의를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 단일화 정신의 실종! 상호불신과 대결의식 위에서 어찌 선거승리를 이룰 수 있겠는가? 불신과 적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을 감추고 우리는 또다시 4월 재보선 후보단일화와 야권연대를 논할 것이다.
이제 이조차 식상하다. 수십 년의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 아닌가! 단일화도 야권연대도 갈수록 감동이 떨어진다. 감동체감(感動遞減)의 법칙은 나만의 생각인가!
지금 국민들이 야당에 보내는 절망의 시선 앞에 우리의 이 ‘네 탓 공방’이 있다. 후보를 결과적으로 양보하고 우리 후보를 도운 안철수 때문에 졌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민주당이 안철수에게 책임을 떠넘기는데 국민이 ‘옳소!’ 할 수 있을까?
이런 정치도의적 불감증을 털어내지 못하고 자성하지 못하는 備忘錄은 悲亡錄이 될 것이다. 안철수가 죽으면 우리는 사는가? 우리는 야당은 할 수 있으나 다시는 집권 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의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클릭이냐 죄클릭이냐 이전에 우선 국민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은 진영논리도 당파적 이해도 관심 없다. 뛰어넘어 있다.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우지만 뒤엎기도 한다.
그래서 대체로, 아니 언제나 옳다. 두렵다.
첫댓글 황주호의원 잘한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