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몽골이였던가?
광활한 초원과 험준한 산맥 그리고 다양한 동식물이 있는 곳은 다양하지만
바람만 불면 모든 발자국을 지워버리고 태초의 자연 모습으로 돌아가 있는 사막과 끝없는 지평선이 있어
사람사이에 버거울 땐 갈증나게 가고 싶던 곳을
한밭대 평생학습원 디카반에서 김윤중 교수님을 모시고 몽골의 고비사막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일행 8명과 함께 8일간 다녀올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00 여년 동안 몽골만큼 세계사에 큰 족적을 남긴 국가도 드물다.
몽골고원에서 태어난 흉노족, 돌궐족, 마지막으로 몽골족 등은 작지만 강인한 말을 타고 중원을 누볐으며
그 중에 1206년 몽골제국을 건국한 칭기스칸은 아시아 대륙은 물론 멀리 바드다드와 이집트까지 침공하였고
그 후손들은 중국 중원 무대에 원 제국으로 자리 잡았었다.
명 청대에 몰락하여 네몽고 지역은 중국에, 시베리아 바아칼 호수쪽은 구 소련에 빼았겼
국토의 절반 이상이 상실하였으나 그래도 한반도보다 7배 이상 큰 나라.
인구 300여 만명 중 절반이 수도 울란바르토에 거주하여 수도만 벗어나면 가뭄에 콩나듯 사람 보기 귀한 나라,
산악지역(서부 알타이산맥에서 중북부 항가이 산맥 그리고 동북구 헨티산맥)과 동부의 초원지대
그리고 남부의 고비 반 사막지대로 구성된 독특한 나라.
7박 8일 동안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남고비까지 승합차로 왕복하여 21개 아이막(우리나라 행정단위로 도에 해당함) 중에
4곳(아르항가이, 어믄고비, 돈드고비, 터브)밖엔 못 가보지만 시골 마을과 유목민들의 실 생활상을 랜즈에 담을 수 있어
뜻 깊었던 여행이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11일 부터 몽골에서 가장 큰 축제인 나담축제가 열려 가뜩이나 기대했는데
몽골의 기상악화로 6시간 늦게 항공기가 출발하는 바람에 축제 참가는 포기했어야 했다.
밤 늦게 호텔에 짐을 풀고 잠을 청하는데 갑자기 요란한 폭음과 불빛이 창문비친다.
야간 불꽃축제다. 가이드가 조금만 알려 주었어도 가 볼만했는데 서운하지만 내일 일정을 생각해서 억지로 잠을 청해본다.
둘째날 날이 맑다.
8시부터 레스토랑이 문을 열어 6시에 기상하여 산책하려 나오니 김교수님께서도 벌써 나와 계신다.
여행 중 이른 새벽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낯선 거릴 걸을 때 가장 홀가분하고 여행나온 기분을 느낀다.
호텔에서 좌회전하여 2부럭을 걸으니 몽골에서 가장 큰 '수흐바타르 광장'이 나온다.
북쪽끝에 있는 거대한 대리석건물은 칭기스칸 즉위800회를 맞여 2006년 세워졌다 한다.
건물 한 가운데에는 칭기스칸이 앉아 있고 서쪽에는 그의 세째아들 오고타이가,
동쪽에는 쿠브라이가 자리 잡고 있으며 기념탑을 지키는 입구에는 두명의 유명한 몽골 전사
'보루추'와 '무흘라이'가 말을 타고 호위하고 있다.
이 광장이 칭기스칸 광장이 아니고 수흐바타르 광장이 된것은 구 소련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즉 1921년 혁명의 영웅 '담딘 수흐바타르'가 울란바타르에서 중국으로 부터 독립을 선언한 것을 기념한 이름이며,
'울란 바타르'도 예전에 '이흐 후레(큰 캠프라는 뜻)였으나 1924년 공산당 승리를 기념하여 '붉은 영웅'이란 뜻으로 개명했다 한다.
따라서 광장 가운데엔 수흐바타르가 커다란 깃발을 들고 말위에서 호령하는 청동상이 광장 한 가운데 서있다.
식사 후 2대의 승합차(한국 현대 스타랙스)에 탑승한 일행은 서남방향 아르항가이 아이막의 '아르와이헤르' 로 향했다.
처음 일정은' 만달워어'로 남쪽 방향으로 내려가게 되어있었으나 비포장에 최근 비가 많이와
길 사정이 안좋은 관계로 포장도로로 서남진했다가 우회하기로 했다.
또한 가는 방향에 나담축제가 열리는 곳이기에 잘 하면 구경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갖고서
엄청 밀리는 차량들을 헤집고 달리기 시작했다.
수도 도심을 벗어나면서 편도 1차선에 곳곳이 움펵 파진 도로 사정이 이 나라 경제수준을 말해주였으며
중앙선을 무시하고 앞지르기 하는 차량 속에 오금이 져려왔다.
나담축제란 독립기념일을 기념으로 씨름, 활쏘기, 승마등의 기술을 겨눈다. 남자는 씨름에 참가하고,
아이들은 개막식 퍼레이드에서 행진하고, 말이 있는 어린이는 경주에 참가한다.
모든이들이 가장 멋있는 몽골전통의상 '델'을 차려입고 함께 모여 축제의식을 치른다.
얼마쯤 갔을까 주유소에 들르니 큰소리가 나고 경찰관들이 왔다 간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한 친구가 새치기하다
나이 든 아줌마에게 걸린 모양이다.
여기서 몽골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엿볼 수 있다.
징기스칸을 두번이나 구해준 것도 그의 아내이고 칭기스칸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아들들이 부실하면
그 아내들이 여황제가 되어 몽골을 집권했다는 이야기는 들어왔었다.
남자들은 어리적 부터 부모를 도와 유목생활에 전념할 때 여인들은 양털을 팔고 고기를 나누며
경제의 실권을 좌지 우지 했으니 여성의 파워가 셀 수밖에...
오늘 날 교육수준도 남자들 어릴적 부터 유목생활에 전념할 때 여자들은 학업을 계속해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훨씬 높다는 것도 여인들의 파워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경마가 열린다는 곳은 외곽 산언덕으로 차량이 빠져 나간 후 멀리서 따금씩 달리는 기마행열에
카메라에 초점을 맞추지만 너무 멀어 시원찮다.
앞서가는 차량이 정차하여 밖을 내다보니 양때들이 도로를 횡단한다.
가축이 도로 횡단할 땐 아뭇소리 못하고 기다린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지역에 이따금씩 나타나는 서너개 게르와 수많은 가축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륙국가의 광활함에 가슴이 열린다.
12시가 넘자 모처럼 보는 늪지대가 나온다. 울란바트라에서 흘러 내려온 툴강이다.
수많은 가축이 모여 있고 여기 저기 탠트와 게르에 물놀이 나온 사람들이 눈에 띤다.
모처럼 사람 구경하는 가 싶어도 가축이 수 백배 많다.
반나 비키니 차람에 어린애를 안고 물놀이 나온 여인까지 즐거운 포토감이다.
한 두살밖에 안되는 어린애를 말 안장에 앉히고 말을 끈다.
한국의 중고차가 많이 팔린 곳 중 하나가 몽골이란 애긴 들었지만 우리가 탄 승합차도
그리고 저쪽에 황금색 마티즈도 국산차라 반갑다.
호텔 사장이 마련해준 도시락을 강가 초지에서 먹으면서 소풍나온 기분에 들뜬 오후다.
인가도 사람도 없는 도로를 이토록 오래 달려 본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몇시간 만에 들른 주유소라는 곳이 우리나라 군소재지란다. 집 10여채와 공공건물이라는 오래된 흙벽돌 한칸이 전부다.
수십마리 말의 젖을 짜서 파는 게르엔 젊은 부부가 살고 있어 오토바이와 태양전기 집진판 그리고 위성안테나가 눈에 띤다.
현대와 전통이 어울어진 모습이다. 크게외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이런 생활도 해 볼만할것 같다.
모래언덕이 나타나니 낙타때들이 보이고 어김없이 낙타상인들이 나온다. 1회 승차에 10불!
모래언덕에 기회가 있어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출발!
오후 5시 '아르와이헤르' 아이막 80여km를 남겨두고 이제부턴 비포장 길로 접어든다.
끝없는 초원에 자동차가 지나간 자국이 도로가 된다.
지도에 나와있는 국도지만 비가와 물이 흘러 도랑이 생기면 돌아가다 보니 앞서가는 1호차가 엉뚱한 길로 간다.
2호차가 라이트를 켜고 따라가 잡아오면서 네비게이션도 GPS도 없이 잘만 간다.
얼마나 왔을까, 몇차례 게르가 나타나고 양때를 몰고 가는 말탄 목동이 보인것이 잠잘 시간이 가까워진 같다.
이곳에선 가능한 시간을 체크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자연에 맡겨보자.
가이드도 몇차례 와 본 경험이 있다하니 편한 맘으로 자연이나 감상해 보자.
오후 8:30 쯤 석양의 노을이 보일때 10여채 게르가 보이고 보기 드문 가느다란 강 줄기가 보인다.
'만달워이'의 '사이한 고비(Saikhan Gobi) 여행자 캠프다.
좌측엔 1250 고지 산이 있고(평지가 1100m 고원이다) 우측 강(건기라서 실 개천이다) 건너 초원 끝엔
붉은 사암 산줄기가 놓여있다.
막막한 허허벌판에서 태양열 축전지로 붉도 밝히고 카메라 축전지도 충전 가능하며(물론 제한적이지만) 온수까지쓸 수 있다니...
몽골식 빵( 무교병:누룩을 넣지 않고 구운 빵)과 '마흐'(감자와 함께 삶은 양고기)가 냄새없어 먹을 만하다.
그래도 김치를 먹어야 개운한것은 어쩔 수 없지만...
울란바트라 병원에서 30여년 소아과 치료 및 간호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여주인장은
독일 관광객이 단골로 온다며 영어로 자랑이 그만이다.
식사 후 밖에 나오니 하늘엔 밝은 별들이 가득하다. 주먹한 별들이 게르 천장에 뜬다는 몽골 초원지대 밤이다.
이선생님과 교수님께서 야간 촬영을 시작하고 모두들 북극성과 북두칠성 그리고 카시오페오를 주머니에 담아본다.
밤이 깊을 수록 별들이 가까히 다가온다. 그리고 모처럼 보는 별똥별도 보고 은하수가 흐르는 강을 건넌다.
첫댓글 귀국을 황영합니다. 남자라면 몽골리아 평원에 가서 말을 타고 달려보고, 고비사막에서 낙타를 타고 사마을 횡단 해 보야아 호연지기가 무엇인지 알것 같습니다. 소중한 산진과 글 잘 보았습니다.
밀린 일이 좀 있어 늦게 찾았습니다.
염려 덕택에 잘 다녀왔습니다.
게르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는 황홀함을 저도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언젠가 가 볼 수가 있겠지요? 드넓은 초원의 나라 여행을 무사히 마치셨음을 축하드립니다.
네. 고생은 했지만 너무 황홀한 여행이였읍니다.
다음에 다시 가고 싶은 곳 베스트 원이 고비사막일것 같습니다.
광할한 몽골 평원과 고비 사막에서 여행하실 기회를 가지셨으니 많이 부럽습니다. 제 친구도 이번 가을에 고비 사막에 가기로 여행계획이 잡혀있는데 황토님의 여행기와 사진을 보며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줘야겠어요. 일단 저도 황토님의 귀국을 환영합니다.
날이 너무 뜨겁다 보니 다시 가고 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