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다 같이 김장을 담으러 모인다
지난밤 비가 부슬부슬 오고
아침까지 이슬비가 내린다
가믐 해갈에 비는 계속 와야지만
우리 김장할 때는 잠시 쉬어 내리길
하는데...
다 도착하기 전에 비는 살짝 그치고
어머니는 먼저
하우스 안에 널어둔
검은콩을 키에 까부르며
쭉정이를 골라내 담는다
그리고
아침을 먼저 먹고
갗부터 다듬으신다
구름 안개 속을 가르며
대전에서 오고
서울에서 오고
천안에서 오고
다들 간밤 잠 못 이루거나
꼬박 새우며 일을 하고
바로 와서 잠이 부족하지만
시간은 벌써 아침 10시
오자마자 밭으로 뛰어든다
아버지는 칼을 갈아주시고 있다
전에는 곁에서 감독하시며
뭐라도 직접 참여하시며 응원해주셨는데...
이번엔 몸도 맘도 많이 추워하신다
절이고 다듬고 씻어내며
2시가 되서야 점심을...
점심 후 1시간여
눈을 잠깐 붙여 쉬었다가
4시. 이젠 찧고 빻고
썰고
추가적인 과정을 분담하며
화단엔 노란 소국이
알타리 총각무우도
이젠 절인 배추는 씻고
알타리무우는 그 소금물로 절이고
배추꼬다리도 다듬고
방안에선 양념 버무리고
저녁을 먹고 나니
9시.
밖에선 씻고 물빼고
안에선
본격적인 김장배추
양념 버무리기
다들 방바닥에 꾸부정 앉아
참 불편해 보이는디
자~아, 자리 세팅은 이렇게 하는거여.
허리를 구부릴 필요없이 참 편하다 이거여.
그치만 김치 생산량은 저들을 못 쫓아가
김치통에 김치포기를 잘 말아 넣으라했는데
그 모양이 여영 안 나오네요. ㅠ,.ㅠ
밖에서 절인 배추와 알타리무우를 다 씻어내고
큰형 큰형수가 들어와
아직도 못 끝냈냐며... ㅋ,.ㅋ
그리 자정이 넘고
0시 30분경.
드디어 배추는 다 버무리고
이젠
알타리무우 총각김치 만들기로
그리 쓸어담아
김치통을 다 채우고는
잠 잘 분 바로 푸욱 잠에 떨어지고
마무리 한 잔 할 분
차한잔에 소주한잔을...
그리 깊고 달게 잠들었다
깨어나니 15일 아침 7시.
창밖
토방엔 쌓나올린 김치통이
새삼 대단하였고
마당 담 너머엔 짙은 안개가
짙고 하얗게 끼여있다
더 자자는 꾀임을 떨치고
큰형수는 조용히 밭에 나가
홀로 묵묵히 돌갗을 다듬는다
햇살에 안개가 녹듯 사라져가고
밝고 화창한 가을 산야를 드러내는 가운데
다들 기상하여
짐을 정리한다
돌갗!
참 별미스럽다~~~
이케 2015해 김장을 마무리하고
가족대회를 멋지게 사르고 돌아오는 길
저마다 하고픈 말 많았겠지만
몸과 맘 아낌없이 나누는
애처로운 몸짓 눈빛 이심전심이
그 다하지 못한 빈 여백 여운이 되어
못다한 말보다 더 애뜻이 안아주고 지켜주며
더욱 서로를 녹여 보듬고 있지 않은가?
잎 떨어진 감나무
따지 못한 감이
데롱데롱 허공 중에
소로시 맺혀와 종소리처럼 울려퍼진다
- 2015년 김장담기 1박2일 막동 그 풍경 dream -
돌아오다 봉선지 부엉바위를 찰칵.
많이 말랐다는데 이 비에 좀 채워졌을까?
겨울로 들어가는 11월이지만
아직도 가을 햇살 파편이 지상에 곱게 물들어 있었다.
저마다 농도와 색상이 천차만별하면서도
함께 산야를 수놓고 있기에 그 아름다움에 더불어
더욱 조화롭고 평화로운 감상에 드는 건 아닌지...
:: Steve Jobs’ Last Words ::
::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말) ::
I reached the pinnacle of success in the business world.
나는 비즈니스 세상에서 성공의 끝을 보았다.
In others’ eyes, my life is an epitome of success.
타인의 눈에 내 인생은 성공의 상징이다.
However, aside from work, I have little joy. In the end, wealth is only a fact of life that I am accustomed to.
하지만, 일터를 떠나면 내 삶에 즐거움은 많지 않다. 결국 부는 내 삶의 일부가되어버린 하나의 익숙한 ‘사실’일 뿐이었다.
At this moment, lying on the sick bed and recalling my whole life, I realize that all the recognition and wealth that I took so much pride in, have paled and become meaningless in the face of impending death.
지금 병들어 누워 과거 삶을 회상하는 이순간, 나는 깨닫는다, 정말 자부심 가졌던 사회적 인정과 부는 결국 닥쳐올 죽음 앞에 희미해지고 의미 없어져 간다는 것을.
In the darkness, I look at the green lights from the life supporting machines and hear the humming mechanical sounds, I can feel the breath of god of death drawing closer…
어둠 속 나는 생명 연장 장치의 녹색 빛과 윙윙거리는 기계음을 보고 들으며 죽음의 신의 숨결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Now I know, when we have accumulated sufficient wealth to last our lifetime, we should pursue other matters that are unrelated to wealth…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 생을 유지할 적당한 부를 쌓았다면 그 이후 우리는 부와 무관한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Should be something that is more important:
그 무엇이 부보다 더 중요하다면:
Perhaps relationships, perhaps art, perhaps a dream from younger days ...
예를 들어 관계, 아니면 예술, 또는 젊었을 때의 꿈을…
Non-stop pursuing of wealth will only turn a person into a twisted being, just like me.
끝없이 부를 추구하는 것은 결국 나 같은 비틀린 개인만을 남긴다.
God gave us the senses to let us feel the love in everyone’s heart, not the illusions brought about by wealth.
신은 우리에게 부가 가져오는 환상이 아닌 만인이 가진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감각(senses)을 선사하였다.
The wealth I have won in my life I cannot bring with me.
내 인생을 통해 얻는 부를 나는 가져갈 수 없다.
What I can bring is only the memories precipitated by love.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넘쳐나는 기억들뿐이다.
That’s the true riches which will follow you, accompany you, giving you strength and light to go on.
그 기억들이야 말로 너를 따라다니고, 너와 함께하고, 지속할 힘과 빛을 주는 진정한 부이다.
Love can travel a thousand miles. Life has no limit. Go where you want to go. Reach the height you want to reach. It is all in your heart and in your hands.
사랑은 수천 마일을 넘어설 수 있다. 생에 한계는 없다. 가고 싶은 곳을 가라. 성취하고 싶은 높이를 성취해라. 이 모든 것이 너의 심장과 손에 달려있다.
What is the most expensive bed in the world? - "Sick bed" …
이 세상에서 제일 비싼 침대가 무슨 침대일까? – “병들어 누워있는 침대이다”…
You can employ someone to drive the car for you, make money for you but you cannot have someone to bear the sickness for you.
너는 네 차를 운전해줄 사람을 고용할 수 있고, 돈을 벌어줄 사람을 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 대신 아파줄 사람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Material things lost can be found. But there is one thing that can never be found when it is lost – "Life".
잃어버린 물질적인 것들은 다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은 한번 잃어버리면 절대 되찾을 수 없는 유일한 것이다.
When a person goes into the operating room, he will realize that there is one book that he has yet to finish reading – "Book of Healthy Life".
한 사람이 수술대에 들어가며 본인이 끝까지 읽지 않은 유일한 책을 깨닫는데 그 책은 바로 “건강한 삶”에 대한 책이다.
Whichever stage in life we are at right now, with time, we will face the day when the curtain comes down.
우리가 현재 삶의 어느 순간에 있던, 결국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삶이란 극의 커튼이 내려오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Treasure Love for your family, love for your spouse, love for your friends...
가족간의 사랑을 소중히하라. 스파우스를 사랑하라, 친구들을 사랑하라,
Treat yourself well. Cherish others
너 자신에게 잘 대해 줘라. 타인에게 잘 대해 줘라.
- 박준식님의 번역글 퍼옴 -
첫댓글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아버님의 건강이 회복될 겁니다
스티브 잡스는 산울림과 달리 너무 늦게 깨우쳤네요^^~
감사해요♥.,~
해마다 김장하는 모습이 참으로 정겹네요~
시골에서의 김치맛,,모두가 모여서 할 수 있는 정 담긴 그 맛!
첫 눈이 기다려 지겠네요^^
어머니아버지 덕이예요
내 손이 닿고 안닿고
함께 하고 못하고에 따라
음식의 맛과는 다른
그 별미와 이야기에
감동의 깊이가 달라져요
밤새내린 첫눈위에 처음 발자국을 내딛듯이★.,~
서천 막동리 산울림님의 고향마을
여러번 다녀온듯한 낯익은 풍경
사람이 배경이되는 아름다운 풍경
제자리로 돌아가고픈 넉넉한 풍경
서천 막동리 김장풍경은
우리모두가 절절히 그리워하는
고향의 향기랍니다
우애와 효성으로 똘똘뭉친 화목한 가족
그 원형을 보면서
사는게 무엇인지를 한번더 생각하게 합니다
근데
저는 살짝 걱정되네요
남편 병간호도 해야하고
새집으로 이사도 해야하고
김장도 해야하고
.....
어떻게 되겠지요
시간이 약이니까요^^*
산울림님~
김장하시느라 수고많았습니다
감사해요^.,~
그리고
한자 한자 시간을 가꾸시듯
소정님은 잘 해내실거여요♥.,~
큰일하셨네요....
배부르고 등따신 겨울나기만 남으셨군요~
잠공님, 우리 차한잔 함께 해야죠^.,~
아름다운 풍경과 여운이 남는 글들입니다
감사합니다~~~
녹두꽃님!!!
벌써 김장을 하셨군요?^^전 먹을줄만 알지 담그는덴 참석한 기억이 가물가물;;;김장하는 날엔 수육 김치 막걸리 빠질수 없죠ㅎㅎ
그렇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식구가 모여 김장을 하셨군요...
보기엔 넘 쁘듯한데 ,,,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부러워서....^^
고되보이지않고
뿌듯하게 보였다니
저 사진들이
제 몸이 아닌 맘으로 찍어졌슴을
새삼 확인하네요.^^
서글서글 푸지게 부러워해주심에 감사해요^^
이리 고생한 김장...잘 먹었소~~~~^^
난 그리
만두 부치개 두부김치
아주 잘 먹었소~~~^^
저에 어린시절 김장 하시던 우리집 부모님 모습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 봤습니다.
화목하게 협동 하시는 아름다운 풍경 축하드립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