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몸일으키기는 복근을 기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법한 운동이다. 하지만 최근 윗몸일으키기가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확한 자세로 하면 아무 문제 없다는 전문가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윗몸일으키기, 과연 해도 되는 걸까?
NO 윗몸일으키기기 하면 안 된다
최근 미 육군은 윗몸일으키기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1년에 두 번 치르는 체력검정 테스트에 이 동작을 제외시켰다. 캐나다 군도 윗몸일으키기를 체력 테스트에서 제외시켰다고 한다.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면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깨지면서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뒤편에 있는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포트 브래그에 주둔하는 미군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체력검정 테스트 동안 발생한 부상의 56%가 윗몸일으키기 때문이었다는 조사결과가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면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은 지속되고 있다. 캐나다 워털루대학 척추생체역학과(Spine Biomechanics) 스튜어트 맥길(Stuart McGill) 교수는 윗몸일으키기는 척추에 수백 파운드의 압력을 준다고 경고했다. 구부리는 동작을 지속하면 척추의 디스크를 쥐어짜게 되어 결국 디스크가 바깥으로 튀어나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은 윗몸일으키기를 피하는 게 좋다”며 “동작할 때 근육이 세게 수축하면서 디스크 속 압력이 높아져서 디스크가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맘플러스재활의학과의원 김창원 원장도 윗몸일으키기할 때 몸을 새우등처럼 휘게 만들면서 허리에 무리가 간다고 말했다.
디스크 위험성이 있는 사람이 과도하게 윗몸일으키기를 하면 질환이 악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근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근육 염좌가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면서 깍지 낀 팔로 머리를 잡아당기는 행동은 목 건강에도 치명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국방부는 윗몸일으키기 자체를 체력장에서 제외시키지 않았지만, 방식을 개선한 내용이 포함된 ‘2016년 군 장병 체력 검정’을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기존 방식이 목 부위 인대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바뀐 방식은 ‘교차 윗몸일으키기’로 두 손을 목 뒤로 돌리지 않고 가슴 앞에서 교차해 양 어깨를 짚는 방법이다.
YES 윗몸일으키기 해야 한다
윗몸일으키기 해야 한다는 입장도 많다. 동작 자체가 허리를 강화하고, 복근을 키우는 데는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복근이 없으면 뒷부분에 있는 허리근육이 경직되기 때문에, 윗몸일으키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의학과 홍정기 교수는 “윗몸일으키기 운동 자체는 문제가 없고 자세만 바로 한다면 복근 강화에 효과적”이라며 “운동하다가 부상이 생기는 이유는 정확한 자세로 하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체스터대학 메디컬센터에 따르면 윗몸일으키기를 안전하게 하려면 발바닥이 바닥에 닿은 상태에서 무릎은 접고 하되, 어깨나 목에 힘을 주지 않고 복근에만 집중해서 운동해야 한다.
운동할 때의 속도도 중요하다. 무조건 빠르게 하려고 하다보면 과도하게 경추와 척추를 구부려서 올라가게 된다. 한 번을 하더라도 천천히 올라갔다가 내려가면 근육이 더 많이 자극돼 근육을 키우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윗몸일으키기 대체 운동 ‘플랭크’ 하려면 1분 이내로
윗몸일으키기를 하면 허리에 무리가 간다는 주장과 윗몸 일으키기로 운동 효과를 보려면 반드시 정확한 자세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윗몸일으키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우선 발을 고정시키고 무릎은 접은 상태에서 윗몸을 일으키는데, 이때 등을 구부리지 않고 바르게 곧추 세운 상태에서 그대로 일어난다.
또한 목을 과도하게 구부리거나 당기면서 올라오지 않도록 주의한다. 홍정기 교수는 “근력이 약한 경우에는 내려가는 각도를 조절해서 하는 게 좋다”며 “이 경우 기존 윗몸일으키기 순서와 반대로 진행하는데, 누운 자세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윗몸일으키기를 해서 올라온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즉, 등을 곧추세운 상태로 45도가량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면 된다. 횟수는 5~7개를 한 세트로 하여 3~5세트 진행한다. 자신의 능력에 따라서 횟수를 조정하고, 무조건 많이 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자세로 천천히 하는 데 신경 써야 운동 효과가 높아진다.
캐나다 워털루대학 척추생체역학과 스튜어트 맥길 교수는 윗몸일으키기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운동을 추천했다. 손을 등 뒤에 뒷짐 진 채로 누운 뒤 어깨를 살짝 드는 운동으로, 이 운동은 허리로 가는 하중을 줄여줄 수 있다고 한다.
플랭크도 윗몸일으키기의 대체 운동으로 선호되고 있다. 플랭크는 엎드려 몸통을 들어 올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일직선을 만든 자세로 버티는 것이다. 그러나 이 운동 역시 현재 자신의 허리 건강의 정도에 따라서 하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운동하기 전에 미리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홍정기 교수는 “플랭크 자세로 버티면서 목이나 어깨 근육을 같이 쓰면서 오히려 부상을 입을 수 있다”며 “플랭크 자세 역시 정확한 자세로 하는 것이 중요하며 운동 시간은 1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