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원래 싱글들을 위한 기념일인 싱글즈데이가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잔칫날’로 바뀌었다. 싱글즈데이 당일 티몰(Tmall) 한 곳의 거래량이 1억 건에 육박하고 발송할 우편물이 8,000만여 개에 달했으며 알리페이(Alipay, 支付寶) 총 거래액은 191억 위안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상거래 위협론이 재차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전자상거래업체의 강력한 공세에 일부 전통 유통업체는 11월, 심지어 4분기 전체 실적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전통 유통업체들이 깊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한 전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싱글즈데이가 전통 업종에 미친 가장 큰 충격은 가격결정 시스템이다. 과거 보통 출하가격의 6~8배 선에서 책정되던 소매가격은 앞으로 전자상거래의 공세에 가격회귀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매출실적이 가장 좋은 것은 온라인 쇼핑몰 전문 브랜드인 Tao브랜드(淘品牌)나 수직계열화 전자상거래 브랜드가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브랜드로 전통 유통채널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만큼 전자상거래와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끝으로 전통 기업에 있어 세밀화 관리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 온/오프라인 통합 추세
오프라인은 제품의 전시와 서비스, 체험 등을 제공하고 온라인이 주요 거래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여러 의류업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싱글즈데이 당일 매장 상품 가격을 큰 폭으로 인하했지만 실적은 여전히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전했다.
얼마 전 상하이에 살고 있는 우(吳)씨는 근처의 룽즈멍(龍之夢) 매장에서 오래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남성 브랜드 코트를 구입했다. 그는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했다. ‘10.1’ 황금연휴 전부터 이 코트를 찍어두고 계속 사지 않고 있었는데 과연 싱글즈데이를 맞아 할인행사가 진행됐다. 그는 “원가가 2,500위안이고 ‘10.1’ 기간에도 할인하지 않다가 싱글즈데이에 4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전문가 루전왕(魯振旺)은 “싱글즈데이가 전자상거래업체의 ‘축제날’로 변모했지만 오프라인 매장들도 만반의 채비를 했다. 올해 싱글즈데이에 잭앤존스 (Jack&Jones) 등과 같은 더 많은 대형 브랜드업체가 쇼핑몰에서 진행하는 할인 행사에 참여했지만 갈수록 세를 확장해가는 쇼핑몰에 대응해 많은 오프라인 매장들도 일찌감치 대응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사실 전통적인 소매사이클에서 앞에는 10.1 연휴가 있고 뒤에는 크리스마스가 있어 11월은 판매 성수기가 아니다. 그러나 싱글즈데이의 등장은 온라인의 쇼핑생태는 물론 오프라인에만 전념하는 기업들의 상품 비축과 판매주기까지 바꿔놓았다. 싱글즈데이 당일 상하이 우자오창(五角場) 상권에서 평소 거의 할인하지 않는 업체도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었다.
양다쥔(杨大筠) UTA패션관리그룹 CEO는 미니블로그에 “2011년 전국 백화점 단일 매장 매출순위 Top3 가운데 베이징 신광톈디(新光天地, Shinkong Place)의 연간 매출액은 65억 위안, 항저우다샤(杭州大厦)는 60억 위안, 선전 완샹청(萬象城, The Mixc)은 52억 위안으로 세 곳을 모두 합해도 191억 위안도 채 되지 않는다”며 “비싼 임대료에 전통 소매업이 지탱할 수 있을까?”라고 밝혔다.
Tmall 장융(張勇) CEO는 인터뷰에서 올 ‘10.1’ 황금연휴 기간 상하이 395개 주요 대형 상업기업 5,000개 영업점의 8일간 매출액이 64억 위안에 불과했고, 싱글즈데이 당일 온라인 판매금액이 사회상품 소매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했다는 두 가지 데이터를 제시했다. 그는 몇 년 안 돼 이 비중이 상시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자상거래가 오프라인 매장에 미친 실적 충격도 매우 뚜렷하다. 여러 의류업 유통업체는 “싱글즈데이 당일 매장 상품 가격을 대폭 인하했지만 실적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소매업 자체가 경기 하강사이클에 놓여 있어 11월, 심지어 4분기 전체 매출액이 30~40%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피력했다.
◆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쇼핑몰의 위협에 대처
결과는 많은 사람들이 예측한 것처럼 비관적일까, 제때 전환하지 못할 경우 전통기업은 도태될 것인가? 이 이슈가 오프라인 소매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Tmall에서 발표한 싱글즈데이 당일 매출액이 1억 위안을 넘는 업체는 각각 잭앤존스, 카멜(Camel), 취안유(全友, Quanyou)로 각각 남성의류, 제화, 리빙 제품 브랜드 들이다. 장빙량(張炳良) 상하이스거(獅格)컨설팅회사 사장은 “이 세 가지 제품은 오프라인 업무에 가장 큰 충격을 주는 품목들로 이윤여지가 커 온라인 할인판매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매출액이 1억 위안을 넘는 이들 세 브랜드 모두 충분한 오프라인 매장과 브랜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편, 상기 세 품목을 온라인에서만 취급하는 전자상거래업체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향후 온/오프라인이 상호 융합되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오프라인 체험과 서비스 제공을 필요로 하는 제화, 의류 같은 품목의 경우 만일 온/오프라인을 융합하여 체험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킨다면 발전 전망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장빙량 사장은 “우선 전통 유통업체는 반드시 전자상거래의 이런 추세를 파악하여 빠른 시일 내 이 채널을 확보하고 아울러 자체 경영모델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에는 한 의류기업이 상하이에 200개 매장을 개설하면 이 지역을 거의 커버한 셈이 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렇게 많은 매장을 개설할 필요 없이 5~10개 정도면 충분하며 오프라인은 제품의 전시와, 서비스, 체험을 제공하고 온라인은 주요 거래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하지만 전자상거래의 위협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으며 전통 업태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루전왕은 “쑤닝(Suning, 蘇寧)모델은 많은 전통기업들이 참고할 만하다. 전통 가전 유통업체인 쑤닝은 전자상거래의 위협을 느낀 이후 온라인을 적극 발전시켜 오프라인의 자원과 전자상거래를 연계하는 한편, 오프라인의 매장을 개선/업그레이드하여 세밀화 관리로 원가가 높은 오프라인의 단점을 상쇄했다. 국외 백화점들은 진작에 이러한 전환을 실현해 전자상거래로 오프라인 업무를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전자상거래, 의류 가격결정에 충격
오프라인 상품가격이 합리적인 가격대로 회귀해야만 전자상거래와의 경쟁에서 다시금 발언권을 빼앗아올 수 있다.
11.11 당일 여러 쇼핑몰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폭의 할인행사를 펼쳐 많은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많은 상품을 50%나 할인하고도 업체들이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까지 상품 판매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의미는 아닐까?
이와 같은 의문이 유발된 이유는 전자상거래의 가격전 때문만은 아니다. 한 의류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일반 백화점에서 LEVIS 청바지 판매가격은 30~40달러에 불과하지만 동일한 청바지가 국내에서는 이보다 몇 배 더 높게 가격이 책정된다. 세금을 제하더라도 이와 같은 가격결정은 매우 불합리하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는 가격은 국외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대다수 브랜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장빙량 사장은 “국내 대중적인 의류 브랜드의 소매가격은 대부분 구입가격의 5, 6배이고, 백화점에 입주한 의류 브랜드의 소매가격은 일반적으로 구입가격의 6~8배다. 이와 같은 오프라인 가격결정 메커니즘은 전자상거래 전략의 공세 아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견된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상거래업체의 거센 공세에 의류업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은 필연적인 추세가 될 것이다. 유니클로(Uniqlo)의 경우 일본 현지 소매가격은 구입가격의 약 2.5배이며, 중국시장에서는 2.8배로 책정한다. 유니클로가 중국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저렴한 가격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고 로컬 의류기업에 더 많은 순이익을 창출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사실로써 입증됐다. 유니클로의 경우 2.5배 가격결정에서 총이익이 약 60%, 순이익은 13~14%다. 반면 로컬기업은 가격을 높게 책정해 총이익이 80%에 달하지만 순이익은 유니클로와 비슷하고 심지어 그보다 더 낮다. 공급사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 외에 연휴 할인행사 때 이윤 수준을 낮추더라도 이러한 임시적인 판촉은 또 판매시간을 많이 낭비하는 문제가 있다.
다른 한 가지 참고할 만한 데이터는 국내외 의류기업의 ㎡당 매출액을 비교한 것이다. 국외 브랜드는 대중화 노선을 선택해 유니클로, H&M, 자라(ZARA)는 중국시장에서 ㎡당 매출액이 5만 위안 이상이지만 로컬 브랜드는 2만 위안도 채 되지 않는다. 브랜드 영향력 외에 합리적인 가격책정 역시 ㎡당 매출액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장빙량 사장은 “가격회귀 추세에서 어떻게 관리 수준을 높이고 공급사슬 일환의 불필요한 원가를 낮출 것인지가 업계와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다. 오프라인 상품가격이 합리적인 가격대로 회귀해야만 전자상거래와의 경쟁에서 다시금 발언권을 빼앗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2012-11-21, 중국브랜드의류망(中國品牌服裝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