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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uropa Universalis 원문보기 글쓴이: looks
어차피 신자유주의 하면 도요타주의로 갈 수밖에요. ..
마른수건도 쥐어짜자.. 민영화된 국가기간 산업도 마찬가지..
이러면.. 울나라 삼성 반도체의 예처럼.. 직원들이 픽픽 쓰러져나가거나...
원가절감한다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임금싼 비정규직을 대거 고용하는거죠.
천재가 닥치니.. 이전에 칭찬받던 경영방식이.. 쉽게.. 인재로 돌변..
[펌]
C일보의 기사(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3/24/2011032401926.html)를 보고 열뻗쳐서 한번 지껄여 봅니다.
C일보의 수준이 이 정도인 것은 모르는바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까지 저런식의 기사를 쓰다니…원자력발전소에서 지금 방사능과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저학력이지만 국가와 가족을 위해서 자기희생을 하고 있다고?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는군요.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정신줄 놓은 해석을 하고 있으니 뭐라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진짜로 뭐가 문제인지를 한 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부분들(아마도 다들 받아쓰기만 하고 있으니 그렇겠지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죠.
현재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사태는 초기대응 실패에 따른 인재인 것이 확실시 되는 상태인데요. 초기 상황에서 원자로를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경영판단에 의해서 이런 세계적 규모의 재앙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은 최고경영자인 사장과 임원들, 그리고 실질적인 그룹의 지배자인 회장입니다. 그런데 도쿄전력의 ‘시미즈 마사타카(清水 正孝)’ 사장은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미즈 사장이 언론에 얼굴을 내보인 것은 3월13일 오전 8시 20분에 짧게 열렸던 기자회견 때 뿐입니다. 이때 시미즈 사장은 “피난권고가 내려진 지역의 사람들과 크게 사회의 모든 분들에게 걱정과 민폐를 끼친 것에 대해서 사과합니다.(避難勧告が出されている地域の人や、広く社会の皆様に心配と迷惑をかけていることに対しておわびいたします)”라고 했습니다.
자아, 그런데 3월13일은 아직 후쿠시마 제1 원전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원전이 츠나미의 피해를 입어서 복구 작업을 위해 3km 내외는 대피를, 10km 내외는 옥내대피를 지시한 때였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커진 것은 그 이후입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1호기만 문제가 있다고 했던 것이 3호기가 수소폭발하고, 2호기, 4호기가 연속으로 문제가 생기고, 이후에는 안전하다고 했던 5, 6호기도 문제가 생기면서 대량의 방사능이 대기에 누출되는 사태로 발전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상황이 조금이라도 변할 때마다 도쿄전력, 원자력보안위, 에다노 관방장관, 칸 총리가 각기 기자회견을 열면서 24시간 내내 원자력 발전소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3월 16일에는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도쿄전력의 기자회견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사장이나 전무, 상무, 이사 같은 책임자는 나오지 않고 영문을 알 수 없는 밑바닥 레벨처럼 보이는 실무자들만 나와서 회견을 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나마도 회견을 할 때마다 계속 사람이 바뀌고, 회견 중에도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성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심지어는 기자의 질문에 대놓고 짜증까지 내는 모습을 보여주어 공분을 사는데요. 문제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시미즈 사장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체 시미즈 사장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할복이라도 했을까요?
천만에요.
시미즈 사장은 아주 멀쩡하게 잘 살아 있습니다. 이틀 전 후쿠시마현 사토 현지사에게 사죄하러 가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토 지사는 사과를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직접 설득하러 도쿄전력에서 사람을 보냈는데…사장이 아니라 부사장이 간 겁니다. 대체 사장은 왜 안 가는 걸까요?
이런 의문은 저만 갖고 있는게 아니라, 지금 일본인 대부분이 갖고 있는 큰 의문입니다. 친하게 지내는 일본인 대부분이 하는 말은 “분명 안전한 장소로 이미 도망가 있을 거야”입니다.
3월18일 후쿠시마 제1 원전 상황을 레벨5로 상향조절하면서 보여준 시미즈 사장의 행동은 더욱 가관입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했다는걸 인정하고 만 꼴이었는데도 시미즈 사장은 얼굴을 내보이고 사죄를 하거나 하지 않고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그 담화문의 내용이 아주 걸작인데, 한 번 감상해볼까요?
더없이 무겁게 (레벨5가 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 나라가 경험한 적이 없는 대규모지진과 함께
츠나미라는 자연의 위협에 의한 것이라고 할지언정,
이런 사태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통한의 극한이다.
極めて重く受け止めている。わが国が経験したことのない大規模地震に伴う
津波といった自然の脅威によるものとはいえ、
このような事態に至ってしまったことは痛恨の極み
레벨5가 된 상황에서 이런 심각한 사태로 발전하는데 가장 크게 일조한 장본인이 사죄의 한 마디도 없이 한다는 소리가 ‘자연재해라서 어쩔 수 없었다‘라니…
일본에서 주로 이런 상황에서 ‘통한의 극한(痛恨の極み)’이라고 쓰는 것은 일본 정치가들이 타국에 사죄 같은 걸 할 때 많이 쓰던 표현인데요. 매우 형식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나한테 책임은 없다‘라 는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이딴걸 지금 이 상황에서 담화문이라고 발표하고 있다니, 공분을 살만하지 않습니까? 지금 도쿄에 살고 있는 우리는 수돗물도 못 마시고, 이 물로 목욕을 해도 괜찮은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후쿠시마에 있는 사람들, 그곳을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 이바라키, 군마, 이와테 등에서 농업 및 축산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죠? 계획정전 때문에 온국민에게 끼치고 있는 민폐는 어떻게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문제의 당사자가 “미안하지만 나한테 책임은 없다”라는 말을 대놓고 하고 있으니, 그것도 어딘가 안전한 장소에 숨어서 ‘담화’라고 부하직원 시켜서 문서 한장 달랑 보내니 말입니다. 이게 얼마나 웃기고 자빠질 일입니까?
시미즈 씨가 사장이 된 것은 2008년 6월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딱히 이 사람이 지금의 도쿄전력이 일으킨 문제가 그렇게까지 책임이 있는건 아니지 않냐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사실 지금은 회장이 된 카츠호 츠네히사와 시미즈 사장이야말로 현재의 사태를 부르게 된 주범들입니다.
시미즈 사장은 도쿄전력 내에서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자재 조달을 오랫동안 담당했습니다. 이 업무를 담당하면서 비용을 극한까지 줄이는 능력이 인정 받으면서 성장한 인물입니다. 자재부장이었던 1995년 당시 도쿄전력에서 사용하던 유니폼을 전부 중국제로 바꾸는 것을 통해 3억엔의 비용절감 효과를 이끌어 낸 것이 인정 받으면서 부사장에 취임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도쿄전력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이 됩니다. 시미즈 사장의 별명은 ‘코스트 커터’입니다. 그 이름 그대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용을 절감하는 경영방식으로 능력을 인정 받은 사람입니다. 당연히 비용절감의 과정에서는 인건비의 절감이 들어가겠죠? 방사능 피폭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채 일하는 원자력발전소의 노동자들이 월급 20만엔을 받는 비정규직 협력업체 직원으로 채워지게 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한가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어째서 똑같은 설계로 만들어진 오나가와 원전에는 후쿠시마 1원전보다 더 강력한 지진과 츠나미가 왔는데도 아무 문제가 안 생겼는데, 후쿠시마 원전은 하나도 아닌 1호기부터 6호기까지 전부 문제가 생겼는가 하는 겁니다.
오나가와 원전은 토호쿠전력의 소유로 도쿄전력이 아닌 토호쿠전력이 관리하는 시설입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은 토호쿠에 있음에도 도쿄전력이 관리하는 시설이죠. 이제 차이를 아시겠나요? 그렇습니다. 애당초부터 도쿄전력의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http://www.47news.jp/CN/201103/CN2011030201000689.html
이 기사를 한번 보시죠.
이 기사는 지진이 일어나기 9일 전인 2011년 3월 2일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일본어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한 번 번역을 해보겠습니다.
도쿄전력 원전 점검 누락에 주의처분 원자력안전보안위
도쿄전력의 니이가타와 후쿠시마현의 3개 원전에서 다수의 기기에 대한 점검 누락이 발견된 문제로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위는 2일 원전관리의 기본 룰인 보안규정을 위반한 것에 대해 동사를 ‘주의’의 행정처분했다. 주의처분은 4단계 처분 정에서는 가벼운 편인 2번째.
도쿄전력의 보고서에 의하면 과거의 것까지 포함해서 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니이가타현)에서 375기기,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33기기, 후쿠시마 제2 원전에서 21기기의 점검 누락이 있었다.
보안위는 점검간격을 관리하는 담당자의 이해부족과 작업량이 극대화된 것 때문에 점검계회표에 입력미스가 있었던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 도쿄전력이 조직으로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개선하지 않았던 것은 보안규정에 위반된다고 했다.
점검누락이 있었던 기기의 안전성에 대해서 보안위는 분해와 외관에 의한 점검에서 이상이 없어 당장은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보안위는 이러한 점검누락에 츄고쿠전력에 가장 무거운 보안규정의 변경을 명령하고 츄부전력에는 2번째로 무거운 엄중주의처분을 내렸다. 도쿄전력에 대한 처분이 양사에 비해 가벼운 것에 대해서는 “부분적이지만, 과거의 점검누락을 스스로 찾아낸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했다.
2011년 3월2일, 그러니까 문제의 지진이 일어나기 9일 전에 도쿄전력이 기기 점검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다는 기사가 떡하니 올라와 있는 겁니다. 게다가 이번에 문제가 된 후쿠시마 제1 원전이 버젓이 기기점검 누락으로 행정처분 받았다는 사실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거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왜 이런 내용은 민영방송과 주요 일간지에는 안 나오고 있는 것일까요?
이 내용에 따르면 결국 업무량 폭주로 점검을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는 건데요. 업무량이 왜 폭주하겠습니까? 인건비 삭감한다고 기술자 줄이면 업무량이 폭주하는거지.
더 웃긴 것은 이런 일이 도쿄전력은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시미즈 씨가 사장이 된 이유는 당연히 그 전 사장이 사장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겠죠? 그럼 그 전에 사장은 누구였을까요? 시미즈 사장의 바로 전에는 미나미 노부야라는 사람이 사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니이가타의 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에서 트러블이 일어나서 방사능 누출로 사람이 죽은 사건 때문에 사장직에게 물러납니다. 그럼 미나미 사장의 전임 사장은 누구였는냐 하면, 지금 회장직을 맡고 있는 카츠호 츠네히사(勝俣 恒久)입니다. 카츠호 회장은 일본에서도 정평난 원전 추진파의 핵심인물인데요. 이 사람이 사장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그 유명한 ‘원자력발전소 데이터 조작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발전소 데이터를 조작했다는데 대체 무슨 데이터를 조작한거냐? 들으시면 깜짝 놀랄걸요. 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 후쿠시마 제1 원전, 후쿠시마 제2 원전의 근간을 이루는 기기의 점검 데이터를 엄청난 규모로 조작했습니다.
데이터는 그럼 왜 조작을 했겠습니까? 당연하죠. 기기 점검 데이터가 막장이라서 교체가 불가피한 수준이니까 당연히 데이터를 조작해서 기기 교체를 안 하고 비용을 줄이려고 한 거 아니겠습니까?
도쿄전력의 이런 데이터 조작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진짜 너무나 막장에 악질적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1992년의 긴급용 펌프 사건이 있습니다.
1992년 당시 긴급 상황에서 사용하는 예비용 냉각 펌프가 고장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처럼 조작해서 일본 정부의 조사에 합격한 사건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 냉각수를 돌려야 할 예비펌프가 완전히 망가져 있는 상태였는데도 그대로 원자로를 가동시켰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이걸로 도쿄전력이 큰 처벌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2002년의 점검 데이터 조작사건 이후로는 철저하게 안전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도쿄전력이지만, 글쎄요…2008년에 다시 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닌 거 같죠? 그럼 이번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예비용 냉각펌프들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수증기를 빼는 벤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던 문제들은 이런 점검 누락, 데이터 조작 부정과 정말로 관계가 없을까요? 지금까지의 부정들에 후쿠시마 제1 원전이 항상 포함되어 있는데 말입니다.
지금 현재 대량의 방사능에 노출되어 있는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노동자가 500여명 있습니다. 이 중 70명만이 도쿄전력과 협력업체의 기술 스탭입니다. 나머지들은 그럼 뭐냐고요? 그사람들은 모두 계약사원, 말하자면 도쿄전력 입장에서는 쓰고 버리는 부품과도 같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소모품 노동자들입니다. 이번에 엄청나게 문제가 된 후쿠시마 원전의 노동자 모집 공고를 한 번 봅시다.
http://job.j-sen.jp/hellowork/job_3373229/
하로워크에 올라온 후쿠시마 제1, 제2 원전 노동자 모집 공고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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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내용: 원자력발전소내의 정기점검, 기기, 전기, 용접 및 발받침 작업
고용형태: 정사원이외(즉 비정규 계약직)
근무시간: 8시~17시(점심시간 빼고 8시간)
급여: 일급으로 9,000엔~11,000엔. 기본급으로 월평균 189,000~231,000엔
모집연령: 불문
응모자격: 불문
특징: 학력불문, 연령불문, 근무수당 있음, 각종보험 있음, 자가용 통근 가능, 스킬 및 경력 불문
통근수당: 지급 안함
고용기간: 시용기간 4개월 이상, 12개월마다 계약갱신의 가능성 유무가 있음
구인조건에 대한 특징: 증원모집, 정사원 등용의 가능성 있음. 월급은 말일까지 일한 것을 다음 달 말에 지급함.
이런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으셨는지? 왠지 대한민국에서 자주 보일만한 모집공고군요. 학력불문, 경력불문, 정사원 승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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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근무에 일급 9000엔이 얼마나 심한 수준인 것이냐면, 간단히 말해서 맥도날드 알바 수준입니다.
생명을 담보로 일하는 원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급여가 한달에 20만엔이라니,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그런데 지금 후쿠시마 원전에서 생명을 담보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우리들의 시미즈 사장님은 안전한 어딘가에서 얼굴도 안 내비치면서 ‘나한테는 책임이 없어요’라고 하시는데 말이죠.
천만에요. 이 사람들은 정말로 국가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려는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단지, 일본의 현재의 노동환경과 일본 사회의 분위기상 회사에서 가라고 시키는데 안 가면 직장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직장을 잃게 된다는 것은 곧 사회적인 고립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그런 뒷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싫어도 위험한 원전으로 가는 겁니다. 시미즈 사장과 도쿄전력 임원들이 안전한 어딘가에서 편하게 담화문이나 발표하고 계실 때 말입니다.
마이니치 신문에 나왔던 현장 수습하러 간 원전 노동자와 한 인터뷰에서 “현장에 남은 사람들이 계속 방사선을 맞으며 작업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법에 따라 교대로 작업을 하고 있다. 영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라고 한 것을 매우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여주는 것처럼 오해해서 쓰는 국내 언론들이 많은데요. 진짜 뭘 너무 몰라서 그러는 거죠. 이 노동자의 말을 혼네로 번역해보자면 이런 겁니다.
“아 씨발 존나 드러워서 어쩔 수 없이 가는데, 어차피 죽지 않을 정도로만 일시킨대서 억지로 하는 것일 뿐이지 영웅이 되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다“라 는 겁니다. 게다가 이 인터뷰를 했던 사람은 협력업체 직원인데요. 한국에서는 이 ‘협력업체’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냥 별거 없습니다. 더 싼 값에 노동자를 제공하는 인력파견 업체들이 대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비정규직 노동자란 이야기입니다.
이런 막장 상황인 겁니다.
그런데, C일보는 이 사람들을 쥐꼬리만한 돈만 받으면서도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국가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기 한 목숨 던지는 카미카제인냥 묘사하고 있군요. 참 어이가 없습니다.
어제도 3호기 근처에서 작업하던 인원중 3명이 피폭 당했고, 그 중 2명이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피폭의 원인은 바닥에 찬 물이 방사능에 오염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병원으로 실려가지 않은 1명은 긴 보호용 장화를 신었던 사람이고,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간 2명은 짧은 보호용 장화를 신었던 사람입니다. 대체 왜 2명은 짧은 장화를 신었을까요? 당장 방사능이 온 몸에 퍼질지도 모르는 무시무시한 상황에서 안전수칙 어기면서 짧은 장화 신나요? 아니면 물이 안 차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짧은 장화 신나요? 그럼 생각보다 물이 많이 차 있는데 작업 포기하고 밖으로 안 나오나요? 아니 모든 작업인원들이 2만 마이크로 시벨트 넘으면 경보가 울리는 측정기를 갖고 있다는데, 경보는 왜 안 울렸나요? 아님 울렸는데도 무시했나요? 아님 울렸지만 못 나왔나요?
근데, 왜 쓰러져서 실려간 2명은 도쿄전력 직원이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인 것이죠?
도쿄전력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한없이 막장입니다.
그걸 우선 인지하고 모두가 대처해야 합니다.
왜 이번 사건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라고 불려야 하는지는 충분히들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엄한 숭고한 영웅드립에 취해서 현실을 외면하지 맙시다.
거기서 목숨 걸고 일하는 분들이 정말 훌륭하신건 사실이지만, 지금 그 분들이 처한 상황은 숭고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숭고하지 못한 상황이 바로 현재의 이 세계적 규모의 재앙이 발생한, 그리고 아직까지도 수습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참고로 시미즈 사장은 이런 곳에 살고 있습니다.
http://www.31sumai.com/mfr/A7014
이 건물의 2009호실이 시미즈 사장의 집임. 하지만 이미 어디론가 도망갔을 듯.
첫댓글 어설픈 소영웅주의와 국가주의, 애국주의 드립은 한국 보수 언론에서 쩔지요... 보고 있으면 참 짜증납니다.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그걸 정당화시키는 분위기 때문에 더욱 그렇더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