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리더는 과거를 무너뜨리고 성찰의 리더는 미래를 앞당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개혁의 가치를 다시 쓴 리더 김영삼 - 과거를 청산하고 현재를 바로잡는 틀을 만들다
표류하는 국가의 키를 잡고 정부의 역할을 재창조한 리더 김대중 - 현재를 수습하고 미래의 진행 방향을 제시하다
인간은 개인의 꿈(욕망)과 사회적 이상(도덕적 정의) 사이를 오가며 양자를 조정하는 존재이다. 상상 속 사회와 정치가 현실의 사회와 정치를 만나면, 둘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변화가 시작된다. 만약 상상이 멈춘다면 그 사회와 정치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며 생활하는 세계의 대부분은 김영삼과 김대중이 대한민국 14대, 15대 대통령을 역임한 10년간 조정되고 만들어졌다. 이 시기에 김영삼은 국민의 상상과 요구에 응답하여 과거의 모순을 해체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개혁의 가치를 다시 썼다. 김대중은 사회의 혼란과 정부의 무능을 바로잡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따라서 두 사람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새로운 영웅 만들기나 우상화 작업이 아니다. 이것은 헌법에 따라 유한한 권력을 손에 쥔 리더가 무엇을 바꾸고 어떤 성과를 이룰 수 있는지 정확하게 관찰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정치가 세상에 희망을 주던 과거에 관한 기록이며, 오늘과 내일을 위한 역사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이 책은 김영삼과 김대중의 시대에 대한 책이자 1908년대 이후 대한민국이 경험한 질적 변화를 연구한 첫 시도이다.
김영삼과 김대중은 한때의 위대한 민주 투사 혹은 집권 말년에 아들의 부정과 비리로 레임덕을 혹독하게 겪은 노회한 정치가가 아니다. 김영삼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개혁의 가치를 다시 쓴 리더였다. 1993년 그는 독립운동사에서 민주화운동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역사 발전을 재정립했다. 또한 그는 현직 대통령 최초로 임시정부를 성역화했고 4•19를 혁명으로 승격시켰으며 5•18을 비롯해 국가 폭력으로 얼룩진 과거사를 청산하려 했다. 하나회 숙청,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정치개혁법과 전면적 지방자치제 등 그가 이룩한 여러 개혁은 물론이고 그가 제창한 세계화와 OECD 가입 같은 국가 발전 의제들도 여전히 대한민구그이 사회적 지표로 기능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김영삼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의 선례를 만든 리더였다
김대중은 어떤가. 그는 김영삼이 가장 무능했던 부분을 해결하며 동시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전망을 제시했다. 단순히 외환 위기에서 벗어나는 문제를 넘어서서 산업 합리화와 재벌 개혁, 벤처 산업 육성 등 1980년대부터 외쳤던 한국 경제의 구조 조정과 질적 변화를 실현했다. 또한 김대중은 햇볕정책을 통해 남한과 북한이 협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일본 총리와 함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동시에 아세안플러스3 회의를 통해 동아시아 협력 체계의 모델을 제시했다. 이 지점에서 김대중은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리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