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8월 제 나이 꼭 30살 되던 그 해 여름
당시 애마인 갤로퍼 벤을 끌고 어머니께서 예물용으로 장농 깊숙히
숨겨두신 금덩어리를 챙겨서 창녕에서 현장를 그만두고
공부를 위해서 상경을 했었죠.
그 이후로 일도 해가면서 공부를 하기를 2년
하지만 감정평가사 준비는 결코 만만한 게 아니었네요.
토목전공자로서 민법,부동산관계법,경제학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쌓게 되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현장으로 결국 오게되었죠.
안분지족형 카스는 생각을 했던 거죠.
'그래 주님께서 나에게 준 길은 토목이야'
ㅋ
급하게 들어간 회사는 토목직인 나를 건축현장에 배치를 했다.
불만이 컸지만 좋은 새로운 경험이라 생각하고서 3개월을 충실히
소장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고 준공(압구정 자생한방병원신축현장)을 하고
본격적으로 토목현장으로 몸을 옮겼다.
양주시 하수관거 정비사업
당시 대리였던 나,찾아간 현장은 소장,공무부장 단 두명과 관리이사 한명.
부도난 현장에서 일어서기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감리로 가신 소장님과 부장님 그리고 나
셋이서 분주히 뛰어다니며 정상적인 분위기로 끌어올리고
지치신 소장님과 부장님은 현장을 관두고 빠져나갔고
나 역시 힘들어 관두려는 마음이 꿀떡 같았지만
그놈의 정이 뭔지 ㅋ
뒤에 오는 기술자들을 생각해서 혼자라도 남아야겠다라는 생각으로
그냥 있기로 하고 ^^
'그래 내 동기들은 이제 모두 과장급이야,
한 곳에서 기술을 쌓아서 경력관리를 하는 거야
이제 하수관거 정비사업으로만 경력을 쌓자'
2년간의 공부로 인해 동기들과 벌어진 격차를 줄이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하기에...
동절기 시절을 이용해서 부족했던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캐드,포토샵,내역서 산출 등등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유익했던 시절이었다.
이듬해 회사에서는 당시 과장이었던 사람을 내쫓고
나를 과장급으로 승진시켰고 난생 처음으로 나에게 부하직원을
넣어주었다.
대리가 한명 있다보니 일 배우는 시간은 더더욱 늘어가니까
얼마나 행복했던가 ㅎㅎ
양주시청 담당공무원이 "권과장님 제발 일 좀 벌리지 마세요"
할 정도로 공정률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치솟고
현장에서도 회사로서도 행복한 비명을 지으며 척척 일이 되어간다.
하지만 단 하나의 불만.
새로 온 소장의 무능함.
결국 폭발하기에 이르렀고
부장,과장 심지어 경리까지 바깥에 내 보낸 후에
소장실로 들어가 한바탕 쏟아붓기에 이르렀다.
"최소장 당신 똑바로 들어
당신 여기서 하는 게 뭐야.왜 쓸데없이 일만 만들어 오고
우리 하수공사하러 왔지.설계에도 없는 동네민원공사까지
가져오냐구?울 사장님이 당신 하남에서 양주까지 출퇴근하는 데
기름 넣어주는 것도 난 무지 아깝게 생각하거던.
경리에게도 난 배울 게 있어
당신은 나에게 뭘 가르쳐줄 수 있지?"
30분간 신나게 퍼 붓도록 소장은 한마디 답변도 못했다.
이젠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지막으로 한살 어린 대리를 불러
쇠파이프로 엉덩이를 한대 때리면서 그랬다.
"한대리 난 간다.현장은 니가 차야된다.
니가 중심을 못 잡고 끌려다니면 반장이하 모든
현장 일군들이 힘들어진다.똑바로 해라,
너도 언젠가는 오늘의 내 마음 이해할 날이 올 거다"
그리고는 단양으로 몸을 옮겼다.
충주댐 상류권 하수시설 확충공사
역시 2개월만에 소장한테 담배꽁초를 집어 던지면서 관두었다.
ㅎㅎ
욱 하는 성격이지만 뒤 끝은 없는 데
그리고 용인에서의 2개월 생활을 마치고
'이제 수도권생활도 질렸고 부모님 연세도 들어가고
결혼도 해야겠고 올해 2월에 김해로 내려간 거였다.
7개월간 12억 도로공사를 5억에 끝내주면서
회사 사장님,상무님께 인정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올해 여름 대림산업에서 스카웃 제의가 오면서
또 한번 고민을 하게되었다.
결국 '돈도 좋지만 그래 한번만 더 배우러 올라가보자'
사실 지방생활은 편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회사의 기술차이는 상당하다.
솔직이 대림산업으로 오면서 시간도 많이 나고 많이 편해졌다.
물론 나 자신 미래에 대한 비젼도 다시 가질 수 있게된 것이 더더욱
고무적인 것이다.
단양현장에서 룸메이트였던 3살 연상인 임과장님을 거의 1년만에
어제 만난 것이다.
내가 있는 여주에서 가까운 원주에 살고 있지만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여태 만나지도 못했는 데
어제 비로소 만나게 되었고 형수님까지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등갈비에 소주,쪼끼쪼끼에서 호프,마지막으로 임과장님 집에서 캔맥주 한잔.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늘은 혼자서 어디론가 여행이나 다녀야겠네요
ㅎㅎㅎ
즐거운 휴일 되세요
첫댓글 자기가 원하는 일,하고싶은일을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 능률도 배가 되겠죠....적성에 맞는 일을 하시는 것 같네요....토목직이라니 옛날 추억이 하나 떠 오르네요....날 무척이나 좋아 해 준 사람이 토목직.......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ㅎㅎㅎㅎ
장미인생이 되길 바랄께요...열심히 노력하시길...
자신이 하고싶은일을 한다면은 능률도 성과도 보람도 있지요... 자신이 하는일에 매력에 심취되여있는 바카스님 부럽네요...앞으로도 더욱더 발전이 있으시리라 믿음이갑니다..어서 결혼도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