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대 질 골드스타인 교수 연구팀은 MRI를 이용해 건강한 남녀를 대상으로 45개의 뇌 부위를 측정해 크기를 비교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의사결정과 문제해결력을 담당하는 대뇌의 전두엽(frontal lobe)이 여성이 남성보다 컸습니다. 또한 감정을 조절하는 번연피질(limbic cortex)이라는 부위도 여성이 남성보다 컸습니다. 이 외에도 여성이 단기기억과 공간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큰 부위는 정수리에 위치한 대뇌피질인 두정엽(parietal cortex)과 대뇌 편도체(amygdala)이었습니다. 두정엽은 감각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고 공간을 인식하는 일을 담당하고, 편도체는 감정과 사회적, 성적 행동을 조절합니다.
이렇게 남녀 간에 뇌의 크기가 다르다는 사실은 기능적으로 다른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어바인 주립대학의 뇌과학자 래리 카힐 교수는 남녀에 따라 뇌의 특정 부위가 어떻게 다르게 쓰이는지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2001년, 카힐 교수는 여성과 남성에게 기분을 우울하게 하는 감정적인 내용의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들에게 본 것을 회상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이때 뇌영상장비로 여성과 남성의 뇌를 촬영했는데, 남녀 모두에게서 편도체가 활발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남성은 편도체의 오른쪽 부위가 더 활발하게 작용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에는 반대로 편도체의 왼쪽 부위를 주로 사용하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남성과 여성은 각각 보았던 영상에서 다른 면을 회상했습니다. 남성은 요점을 얘기하는 반면, 여성은 구체적인 부분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여성과 남성의 뇌는 감정적인 사건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어쩌면 통증을 억제하는 뇌 회로에도 이 논리가 통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만성 통증에 대한 고통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남성보다 여성이 병원을 더 많이 찾는다는 사실이 이 점을 뒷받침해줍니다.
왜 여성이 남성보다 만성 통증에 더 시달리는 것일까? 2003년, 캐나다 맥길 대학의 제프리 모길 교수는 여성과 남성이 통증을 억제하는 뇌 회로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해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습니다.
모길 교수는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쥐의 뇌 부위에 있는 뉴런에서 특정 수용체를 차단시켰습니다. 이 수용체는 NMDA라는 것인데, 모길 교수는 이 수용체가 수컷 쥐에게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수용체가 암컷의 통증을 억제하는데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모길 교수는 여성의 통증 억제에는 어쩌면 성에 관련된 유전자가 관여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머리카락과 피부의 색깔을 결정하고, 통증을 억제하는 뇌 부위에서 보이는 Mc1r이라는 수용체에 대한 유전적 변이를 조사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모길 교수는 이 유전자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여성은, 사람이건 쥐이건 통증을 잘 차단하지 못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유전자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사람은 머리카락이 빨강색이었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빨강머리 앤은 남들보다 통증에 더 많이 시달리는 셈입니다. 반면 빨강머리를 가진 남성의 경우에는 통증을 차단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의 유전적 차이는 어쩌면 남성과 여성이 다른 뇌 구조와 기능을 갖도록 한다고 점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뇌 연구에서 이 같은 성적 차별이 생겨난 까닭은 과학자의 대다수가 남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험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여성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 수치가 월경주기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 때문에 여성의 뇌에 대한 연구는 남성 뇌보다 훨씬 복잡해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제까지 화성 남자에 대한 뇌 연구결과가 금성 여자에게 들어맞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금성 여자는 그동안 자신에게 맞지 않은 화성 남자의 관점에서 다루어지는 고통을 맛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은 남성에게만 잘 듣는 진통제를 먹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는 뇌과학자들이 금성 여자의 뇌를 제대로 이해할 때입니다.
이 책은 남녀가 각기 다른 행성, 즉 남자는 화성,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가정하에 시작합니다. 각기 전혀 다른 말과 사고를 하는 행성에서 왔지만 '지구'라는 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적응해 오면서 그들은 그들이 원래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 원하는 것을 상대도 원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기에서 갈등이 시작됩니다. 남녀의 근본적인 사고의 차이, 소망의 차이, 표현의 차이 등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왜 연인과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필요로 하는지, 여자는 왜 변덕이 심한 것처럼 보이는지 등,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를 다양한 실례를 통해 재미나게 풀어갑니다. 이 책을 통해 남녀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더 이상 연인과 티격태격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왜 저런 태도를 취하는지 이해한다면 사랑하는 상대에게 더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도 있습니다.
남자는 화성, 여자는 금성, 이렇게 각기 다른 행성에서 왔기 때문에 우리가 서로에게 강한 매력을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차이점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대방을 알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일으키면서 사랑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이 진행되면서 상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오해하고 다투고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맙니다. 다르다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무엇이 다른지 제대로 알고만 있다면.
저자 존 그레이 (John Gray)는 본래 남자는 화성인이고 여자는 금성인이기 때문에 둘 사이의 언어와 사고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단순하고 명쾌한 비유를 통해 수많은 남녀의 갈등을 치유해 오고 있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화성 금성 상담센터'는 미국 전역에 지부를 가지고 있으며, 상담센터뿐만 아니라 책, 오디오북, 방송출연, 강연 등을 통해 사랑의 처방전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미국에서만 6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고, 전세계 4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습니다.
명상서적을 판매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레이는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정신세계에 푹 빠져서 마하리시 마헤시라는 저명한 요가 스승을 찾아가 선과 명상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를 10년, 그레이는 스승의 개인비서가 될 정도로 이 세계에 열심히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첫 부인과 결혼하여 함께 명상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부인이 다른 남자를 쫓아 떠나가자, 재혼한 후 '화성과 금성' 시리즈를 써내기 시작했습니다. 저서로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침실 가꾸기>,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결혼 지키기>,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관계 지키기>,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사랑의 365일>,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스페셜 에디션> 등이 있습니다.
- 여자는 공감을 기대하는데 남자는 그녀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 남자가 말하지 않으면 여자는 최악의 상상을 하기 쉽다.
- 기분이 가라앉을 때 그러면 안된다고, 왜 그러냐고 말하는 사람은 그녀에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 그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그럴때 함께 있어 주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그녀가 겪고 있는 일에 대해 함께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설령 여자의 기분이 가라 앉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더라도 남자는 자신의 사랑과 관심과 지지를 그녀에게 보여 줄 수는 있을 것이다.
- 여자는 우물의 맨 밑바닥에 다다랐다가 스스로 다시 솟아오르는 능력을 갖고 있다. 남자는 그녀의 그런 성격을 고치려고 할 필요가 없다. 그녀는 고장 난 것이 아니라 단지 그의 사랑과 관용,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을 뿐이다.
- 남녀 관계란 정원과 같다. 무성하게 잘 가꾸려면 꼬박꼬박 물을 주어야 하고 계절은 물론 예측할 수 없는 날씨까지 참작해서 각별한 정성으로 보살펴야 한다. 새로 씨앗을 뿌리고 더러는 잡초도 뽑아주어야 할 것이다.
- 마음의 상처를 주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 하느냐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못마땅해 하는 것은 말하는 내용이 아니라, 말을 하는 방법 즉, 태도이다. 상대방으로부터 도전받고 있다고 느끼면 자기방어에 집중한 나머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예의바르게 이야기하는 능력이 감퇴한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