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출중개사? 처음 들어보는데… 은행 직원들을 말하는 건가?”
서울 서초구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요즘 주요 일간신문에 부동산대출중개사 관련 광고가 실리면서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높은 대우와 고수익’, ‘자격증 취득시 은행 등에 취업 가능’ 등의 광고 문구로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부동산대출중개사 자격증은 정부의 공인을 받지 못한 순수 민간 자격증이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700여 종의 민간 자격증 중 정부 공인을 받은 자격증은 70여 종에 불과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민간 자격증은 취업이나 창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자격증은 검증되지 않은 자격증인 만큼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대출중개사 전문 교육업체인 한국금융상담교육원에 따르면 부동산대출중개사는 부동산 관련 대출 상품을 전문으로 상담해 주는 사람을 뜻한다.
한국금융상담교육원 오정필 교육부장은 “부동산대출중개사는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 상품을 안내해 주는 대출 중개 전문 상담가로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격증 소지자”라고 전했다.
정부가 공인하지 않아 취업우대는 별도
부동산대출중개사 자격증은 1997년 제정된 ‘자격기본법률’에 의거해 설립된 한국전문자격증인증협회에서 주관하고 인증하는 것으로, 아직 정부 공인을 받지 못한 순수 민간 자격증이다.
이 자격증은 지난해 7월 20일 제1회 시험을 치렀고, 같은 해 12월 16일 제2회 시험이 있었다. 오는 6월 23일에는 서울ㆍ대구ㆍ부산 등지에서 제3회 시험이 치러질 예정이다.
시험은 화폐와 금융시장, 부동산 총론, 부동산권리분석 및 감정평가론, 소비자 상담학 등 4과목으로 각 25문항씩 총 100문항이 객관식으로 나온다.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이 자격증의 유일한 교육업체인 한국금융상담교육원은 ‘쪽집게 전화 수업’과 시험 등록 등을 해주고 수강료 명목으로 약 58만원을 받는다.
한국전문자격인증협회에 따르면 1ㆍ2회 시험을 통해 부동산대출중개사 자격증을 받은 사람은 총 1127명이다. 이 협회 최기평 조정위원은 “1ㆍ2회 합격자 대부분은 부동산 관련 업계나 금융 관련 업계에 종사했거나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상담교육원과 한국전문자격증인증협회는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같은 금융 관련 업종은 물론 부동산과 관련된 다양한 업종에서 대출 전문 상담가로 일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금융상담교육원 오 교육부장은 “자격증 취득 후에는 은행 등에 취업을 할 수도 있고 부동산중개업소와 겸업을 하거나 창업, 프리랜서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며 “특히 지난해 말부터 대출모집인 등록제가 시행되고 있어 취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대출중개사는 취업과 부업 등에서 어느 직종보다 유리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가로서의 높은 대우와 보수가 주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 정부 공인을 받지 못한 사설 자격증이라는 사실을 취업 준비생들의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금융상담교육원 등은 내년께 이 자격증의 정부 공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얘기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고, 민간 자격증의 정부 공인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자격증 가치 과장 지적도
사설 자격증인 만큼 지난해 11월 27일 시행된 ‘은행 대출 판매원 등록제도’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대출 판매인들의 불건전 영업을 막기 위해 모든 대출 판매인을 전국은행연합회 등록하도록 했다.
전국은행연합회 김국성 차장은 “부동산대출중개사 자격증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이 자격증은 대출 판매인 등록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대출 판매인 등록은 은행에 취업하거나 하는 경우에 해당 은행에서 신청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광고 등을 통해 자격증의 가치를 너무 과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 상담 전문 자격증이라는 게 결국에는 대출 판매인을 얘기하는 것 같다”며 “은행 등에서 대출 판매인으로 일하려면 무엇보다 성격이나 적성이 맞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출 판매인들은 은행 본점이나 각 지점과 일정한 계약을 맺고 교육을 받은 다음 각자 판매한 대출 상품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다”며 “은행 각 지점 대출 창구에서 일하려면 은행에 정식 입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