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두드리는 중국의 젊은 기업들
-연구개발과 적극적인 본토화 전략-
(편집자 주) 아래글은 국내 경제전문 잡지인 이코노믹리뷰 12. 6일자에 청도무역관 곽복선 관장이 기고한 글입니다.
한국기업의 진출이 많은 중국 산동성 칭다오(靑島)라 투자기업과의 만남은 많은 편이다. 그들의 경영상황이나 애로사항을 듣다보면 정말 우리기업들이 열심히 중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뿌듯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80년 말 90년대 초 진출한 소위 1세대 기업들 중 지금도 변함없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 눈을 돌려보면 칭다오에는 우리기업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본 실력이야 어떻든 우리 귀에 익숙한 하이얼, 오크마, 하이센스, 칭다오맥주 같은 중국의 대기업들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한국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누비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들 외에도 조금만 더 살펴보면 탄탄한 중국민영기업들이 눈에 들어온다.
필자가 이곳에 부임하여 처음으로 중국민영기업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한국과 연계가 있는 기업이기도하고, 업체의 현황을 알아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 해서 무역관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금왕집단(金王集團 Kingking Group, www.chinakingking.com)을 방문하였다.
8만평의 대지위에 산뜻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금왕그룹은 장식용 초(candles)와 받침대, 유리병 등을 만드는 그 분야 중국 최대기업이다. 공장문을 들어서자 미국플로리다에서 온 바이어들과 미팅을 하던 부총재가 문 앞까지 마중을 나왔다. 젊고 능력 있어 보이는 그는 능숙한 몸짓으로 공장 안내를 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사무동에 자리 잡은 샘플 룸을 보여주었다. 샘플 룸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는 이곳을 방문하였던 국가의 주요 지도자들의 사진과 금왕의 초기 사진(1993년 설립시)이 걸려 있었다. 허름한 벽돌공장의 모습에서 불과 10여년 만에 지금의 산뜻하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바뀐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던, 우리 일행은 샘플룸을 가득 메운 각종의 양초샘플을 보고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 연구개발 또 연구개발 -
각종 자연 향으로 만들어진 양초들은 정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정말 자연그대로의 꽃이나 식품이나 도자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각종 허브 향과 초콜릿 향 등이 향기로움을 더 해 주었다.
500평 규모의 샘플 룸을 가득 메운 1만 여 종의 각종 양초들을 보면서 이들의 왕성한 연구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세트 당 5-6달러 하는 것에서 수십달러하는 제품까지 그 다양함이 눈길을 끌고 있으며, 각 국별로 선호하는 냄새와 모양을 고려한 제품들이 늘어서 있었다. 총 인원 2,000명 중 100여명이 양초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웬만한 첨단기술 기업의 연구원 비중을 웃도는 비중이다. 정말 중국최대의 양초기업이 괜히 된 것이 아니란 느낌이 들었다. 샘플 룸을 지나 건평 5,000천평 5층 규모의 깨끗한 연구동을 들어서니 금왕의 연구능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밥먹는 시간을 빼고는 아니 먹는 순간에도 제품개발만을 생각한다는 부총재의 설명이다. 연구동에서 생산라인이 들어선 건물에 들어서자 자동생산 라인이 작동하고 있었다. 현대화된 공장의 관리라는 느낌을 주었다. 여러 모양의 양초가 생산되는 공장건물을 지나 상담실로 들어섰다.
금왕은 처음에는 유리병을 만드는 사업으로 첫 출발을 하였다. 그러나 바이어로부터 주문생산을 하던 그들은 각종 기기묘묘한 모양의 유리제품을 주문하는 바이어로부터 그것들이 초 받침대로 쓰인다는 사실을 듣고는 주력 분야를 양초 생산으로 전환하기 시작하였다.(물론 지금도 초받침대나 유리병을 만드는데 년 6,000만개 정도 생산하고있다.) 산동성에 중국의주요 유전인 승리유전이 있어 양초에 주요한 원료가 되는 파라핀 왁스 공급이 쉬웠다는 점도 작용하였으며, 자체적으로 제품의 투명성을 높이기 종려나무에서 추출한 종려유(팜오일)에서 왁스를 추출 양초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양초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금왕집단이 생산하는 양초 샘플)
이미 미국의 월마트, 프랑스의 까르프, 독일의 메트로 등 주요 유통기업에 납품을 하고있으며 주로 미국, 유럽으로 1어 달러를 수출하고 있다. 유럽의매 가정마다 적어도 금왕 제품이 하나 이상 있다고 한다. 중국 내에도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션쩐 등의 백화점이나 유통점내에 21곳에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 해외생산기지 설립-
금왕의 경영은 세계화되고 있다. 그들은 무역거래와 설계를 본토화한다는 기본 방침을 가지고 월마트 본부가 있는 아칸사스 주에 사무실을 설치하였으며, 캘리포니아에 설계센터, 프랑크푸르트에 설계 및 무역거래센터를, 홍콩에 무역거래센터를 설치하였다. 이에 더 나아가 한국 부산에 해외 첫 해외 생산공장(본사파견 인원 5-6명, 한국인원 50명)을 금년 5월부터 가동하여 전량 수출에 나섰다. 중국기업으로는 부산에 진출한 1호 기업이라고 한다. 한국생산을 결심한 이유는 생산코스트는 비싼편이지만 나름대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즉,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은 거의 대부분이 부산항에서 환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과 ‘메이드 인 코리아’가 외국 바이어와 상담시 더욱 유리하다는 점, 한국의 각종 행정조치가 편리하며, 기술자의 인건비가 효율성 대비로 보면 아주 비싼 편은 아니라는 점을 들고 있다. 또한 포장기술의 문제도 한국생산을 결심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한다. 사실 그동안에는 홍콩으로 수출하여 그곳에서 세부단위로 재포장을 하여 유럽으로 수출하여 왔다고 한다.(이러한 재포장이 홍콩에서 중계무역이 많은 이유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한국에서 생산수출하면 일단 이런 비용이 절감된다는 면이 있다. 또한 서울에 연구개발.무역거래센터를 조만간 설립할 예정이다. 한국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개척한다는 기본 전략에 따른 행보이다. 매년 20-30% 규모로 증가하는 동남 아시아 시장을 미래의 시장으로 겨냥하고 있다.
- 한국투자 개선할 점도 많다는 지적 -
우선 투자 시에 등록자본의 문제가 어려웠다고 한다. 중국과 달리 투자자금을 한 번에 다 불입하라는 요구는 지나치다는 지적이며(중국은 기간을 주고 분할하여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등록자본이 납입되기 전에 영업허가를 내주고 있다. 사후적으로 자본금 납입을 관리하고 있다. ), 외국투자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라고 지적한다. 또한 투자 시 현금과 자용설비를 현물 투자하였는데 자용설비에 관세를 부과하는 점도 부담이 되었으며, 기술인원의 복수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 점, 제품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를 한 컨테이너에 넣어 반입 시 통관절차가 너무나 까다롭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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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살펴보았지만 중국의 기업들 특히 최근에 일어선 민영기업들의 사고방식은 이미 국제화되었으며, 기업관리에서 해외마케팅까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어 가고 있다는 것을 금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연구개발-판매지역 현지화 전략을 펼쳐가는 중국민영기업을 보면서 우리 투자기업들도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청도무역관장 곽복선). 끝.
첫댓글 사스워라!--이렇케 하는 표현이 맞나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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