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의 대청소를 하기로 한 날...신산회는 계획대로 동성산으로 갔다
동성산(銅城山)은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와 고산면 소향리에 우뚝 솟은 거대한 암봉이다
이곳은 최근에 호수 주변으로 도로가 개설되어 한국 8대 오지란 오명을 벗고 교통이 편리해졌다
또한 위봉폭포와 대아댐, 대아수목원 등이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는 음수골을 가운데 두고 한바퀴를 완전히 돌았다
동상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음수교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양근김씨묘역으로 올라섰다
계속된 오름길에서 땀이 많이 흘러서 진달래숲에서 잠시 쉬어갔다
유격훈련 중에도 잠시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었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전우애가 있기에 우리는 행복하였다
얼마나 힘이 들어서 시몬의 표정이 이렇게 일그러졌나? ㅋㅋㅋ
음수골은 풍수지리상 목마른 말이 물을 먹는 갈마음수혈(渴馬飮水穴)이다
조선시대 전라감사 이서구가 장차 수만리에 물이 가득 찰거라고 예언하였다
예언대로 1920년 동상저수지가 축조되면서 음수리와 수만리는 물속에 점겼다
정상에는 그 흔한 삼각점이나 정상석은 없고 나무 팻말이 매달려 있었다
지고 또 지고 그래도 남은 슬픔이 다 지지 못한 그날에
당신이 처음 약속하셨듯이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산이거나 강이거나 죽음이거나 속삭임이거나
우리들의 부끄러움이 널린 땅이면
그 어디에고 당신의 뜨거운 숨결이 타올랐습니다
< 곽재구의 詩 '진달래꽃' 중에서 >
조망은 비교적 좋은 편이라서 연석산, 운장산, 서래봉이 한눈에 잡힌다
동성산은 낮은데 비해 옹골차고 오름길은 제법 산꾼들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조숙했나 보다. 이 계집
계곡에는 아직도
겨울이 웅크리고 있는데
잎이나 피워 그 알몸 가리기도 전에
붉은 꽃잎 내밀어 화사하구나
유혹할 사내도 없는 이 천부적 화냥기는
제 알몸 열기로 불태우는구나
<이길원 詩 '진달래' 중에서>
항상 다부지고 패기가 넘치는 안장군은 우리 신산회의 마스코트다
산길을 지나다가 우리 신산회의 흔적을 보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산 가득 뒤덮듯 흘러내립니다.
지난해, 산에 묻은 시퍼런 슬픔을
봉우리마다 얼마나 찧고 찧었는지
짓붉은 피 배어 올라 사태집니다.
<김하인의 詩 '진달래' 중에서>
다 보여 주겠다는 듯, 어디 한번 내 속을 아예 들여다보라는 듯
낱낱의 꽃잎을 한껏 뒤로 젖혀 열어 보이는 꽃이 있다
차마 눈을 뜨고 수군거리는 세상 볼 수 있을까
꽃잎을 치마처럼 뒤집어쓰고 피어나는 꽃이 있다
<박남준의 詩 '그 곱던 얼레지꽃' 중에서>
온종일 분봉빛 진달래에 취해 있다가 다 내려와서 하얀 꽃을 만났다
약 3시간에 걸친 힘든 산행을 마치고 원점으로 하산하였다
송광사 입구는 벚꽃축제에 모인 인파와 노랫소리로 소란스러웠다
순우리밀로 만든다고 자랑하는 순두부백반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하였다
첫댓글 로트레이몽백작 덕택에 항상 즐거운 산행을 다시 맛 볼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나보기가 엮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보내드리오리다~ 소월씨는 맘도 좋더이다.. 가는길에 웬 꽃타령? ㅎㅎ
붉은빛 하얀빛 보랏빛. 연두빛~ 어지럽네요..동행은 못했어도~즐감하고 갑니다
산행은 자연과 하나되는 나를 느낄때 가장 행복할 수 있습니다.
동성산행은 자연속에 우리가 하나 되었지요.
진달래는 님가시는 길에 뿌리는 꽃인데 너무 피었데 ㅋㅋ
땀을 흘린후 순두부 맛은 좋았을 것입니다, 수고들 하셨습니다
멋진 글과 그림 잘 보았습니다.
그 날의 즐거웠던 기억을 다시한번 볼 수 있어서 좋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