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대명 홍천 비발디파크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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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아들이 입대하기 전에 찬구들과 함께 스키장에 가서 놀고 싶다고 얘기를 해서
홍천에 있는 대명 비발디파크에 2박 3일간 예약을 해 줬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5명이 있는데 우리 아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방향을 못잡아 흔들릴 때도 함께 해줬던 친구들입니다.
이제 대학생으로 다시 네 놈이 모였습니다.
*
선수들 면면을 알아보니 ...
동행하는 친구중 한명은 작년에 내가 기초강습을 해주고 난 이후로
몇 번 같이 가봐서 중급수준은 될 듯합니다.
아들내미와 둘이서 비발디 슬로프는 어디를 가도 일단, 부상당할 우려는 적습니다.
그래서 둘이서 함께 맞는 슬로프에 올라가서 놀다가 오후타임이 끝나면 만니가로 했습니다.
하지만, 태어나서 20년만에 처음 스키 부츠를 신어보는 친구 하나와
작년에 같이 친구와 함께 내게 기초강습을 받다가 감기몸살로 포기한 친구라서
사실상 완전 입문단계인 두 명이 문제입니다.
대부분 스키를 처음 접하는 대학생들은 대개 스키를 잘 타는 친구를 따라 스키장에 가서
기본 강습없이 먼저 슬로프부터 올라가서 넘어지고 깨지면서 스키를 배웁니다.
젊고 운동신경이 발달했으니 몇번 몸으로 때우다 보면 대충 슬로프를 내려올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상급코스로 서둘러 올라갑니다.
그러다보니 이론적인 배경이 없이 겉으로 보이는 기술만 대충 익히다보니
실력향상이 느리고, 안전에 문제가 많습니다.
전국 스키장마다 하루에 한 두명은 골절상, 뇌진탕, 또는 충돌로 인한 타박상 환자들이
늘 몇명씩 생깁니다.
십여년전 사무실 직원들을 데리고 가서 서울리조트 강습프로그램에 입교를 시켰는데
강습장에서 무모한 초보 스키어의 직활강에 맞아서 직원 한명이 팔이 부러졌던 경험이 있던터라,
저는 처음 스키에 입문하는 초보자에게는 짧든 길든 초보강습은 반드시 받고
스키를 즐기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키는 레저스포츠지... 목숨을 거는 격투게임은 아니지요...
제가 처음 스키를 배우면서, 주변에서 나를 가르쳐 주고 인도해 줄 친구들이 없어서
혼자 초급, 중급, 중상급, 상급자 강습을 받으면서 스키를 배웠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익힌 기술들을 초보자에게 강습시킬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사무실 후배들, 식구들과 조카들, 그리고 아들내미, 딸내미 친구들까지 꽤 많은 이들에게
스키를 안전하게 즐길수 있도록 안내를 해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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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부터 6월까지 모두 대한민국의 늠름한 군인아저씨가 될 친구들과 함께 기념으로...>
**
1.14 공장에 하루 휴가를 냈습니다.
연말연시까지 이어진 공장에서의 골치 아픈일도 잊어버리고 싶고,
아들 친구중 초보자인 두 명 스키강습도 시키고, 나도 한스키 해볼 겸...
약 한시간 정도 입문자인 두 명을 대상으로 초보강습을 시켰습니다.
스키셋트의 명칭과 기능, 스키의 물리적인 구조, 활강의 원리, 장비착용법,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 일어나는 법, 사등행과 평행등행, 제자리 방향 전환,
그리고 플르그 보겐(A자)까지 이론강습 약 30분을 한 뒤,
가장 초심자 코스로 올라가면서 리프트 타는 법, 내리는 법,
그리고, 이론으로 설명한 A자에서는 업 다운 요령 익히기에 들어갔습니다.
약 한시간정도 개별 강습을 하고... 다음 순서는 배운 내용을 각자 몸으로 익히는 과정입니다.
스키는 수영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이론을 잘 알아도 몸의 신경이 그 요령을 못익히면 말짱 황입니다.
이제 두 사람은 스키의 미끄러짐의 원리를 스스로 익혀야 합니다.
내가 뒤따라 가면서 잘못된 자세와 액션을 지적해 줄수는 있지만,
결국은 본인의 노력여하에 달렸습니다.
경험으로 볼 때, 초급과정까지 몸이 반사적으로 따라주는데까지
2~3회 정도의 추가 경험이 필요합니다.
하루만에 엣지의 감을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개 두 세번은 더 몸을 고생시켜야 합니다.
그 때까지는 온 몸에 멍이 들고, 스키를 타고나면 쓸데없이 어깨와 등뼈가 결립니다.ㅋㅋ
집사람과 딸내미 초보때도 조금 높은 슬로프에 다녀 오면 저녁 내내 끙끙대며 앓았었습니다. ㅎㅎ
모든 운동이 그렇듯, 스키도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필요한 동작만 포인트를 주면 되는데
슬로프 경사에 겁을 먹으면 몸 전체가 경직되서 제대로 제어도 못하고, 겁은 겁대로 많아지고
속도는 속도대로 내가 감당할수 없을 정도로 빨라져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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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중급자 코스, 오른편이 초급자 코스입니다. 모든 스키장이 그렇듯 상급코스로 올라
갈수록 대기시간은 줄어 듭니다. 한마디로...아니꼽고 더러우면 빨리 실력을 키우면 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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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급자 코스입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적습니다. 저도 애들 초보강습 마치고
혼자서 중상급코스 이상의 슬로프를 돌아다니며 카빙턴을 즐겼는데, 대기시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내가 피곤해서 두 번 내려와 담배 한 대 피우며 쉬었다가 올라가고...또 내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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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스키장은 중장년 아저씨 아줌마 보다는 젊은이를 위한 공간입니다.
어디서나 우리 아들, 딸 또래의 젊은이들이 활기넘치게 즐기고 있습니다.
스키를 잘 타든 초보자로 어기적 거리든 젊음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참, 보기에 좋았습니다.
대명측에서도 젊은 대학생들을 위해 이벤트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학생권을 가져오면 25,000원에 한 타임 리프트권을 발행합니다.
원래 오후 타임권이 48,000원이니 거의 48%의 할인률입니다.
이 날도 내가 가지고 간 할인권이 최대 40%였는데, 애들 할인이 더 쌉니다.
잠재적인 고객을 확보할수 있고, 요즘같은 불경기에 기왕 신경써서 열어 놓은 슬로프니까
젊은이들에게 값싸게 제공하여 서비스도 높이고... 주최측의 경영 마인드가 돋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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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타임까지 마친 뒤, 슬로프 정비시간입니다. 특히 초급자나 중급자 코스에는 눈이
한곳으로 쏠리거나 바닥에 얼음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다시 슬로프를 정비하지 않으면
엣지가 잘 안먹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
***
오후 스키를 마친 후, 원래 계획은 저녁을 내가 사주고 올려고 하다가
남은 2박 동안 재미있게 안전하게 친구들끼리 모임을 가지는게 낫겠다 싶어
저녁 사먹을 돈만 주고, 혼자 서울로 올라 왔습니다.
이제 아들내미는 세상을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넘어지면 일으켜 주고, 부족한 부분은 메워주면서 장년이 될 때까지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면서 또한, 하나 하나 깨우쳐 나갈 것입니다.
어른 입장에서...
너희들이 잘 할때까지 내가 지도해 주고 내 능력으로 대신 해주는 것보다는
시작은 도와주고 남은 경험은 스스로 채워 나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아마, 다치거나 온 몸이 쑤시거나...어쩌면 어디가 부러질수도 있지만 그것은 본인의 몫입니다.
****
이제 2월에 첫 친구의 입대가 있을거고, 늦어도 6월경이면 위 사진의 네 명 모두
군복을 입고 있고 있겠지만, 이번 겨울 비발디파크에서의 긴 밤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겁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 높은 슬로프에서 나와 함께 활강을 즐길 수도 있겠지요.
젊음은 도전할 기회가 많고 나는 지금까지 쌓은 실력을 유지하기에도 바쁘니까...
결국 아들내미와 친구들 모두 곧 나를 능가하겠지요. ^^
파이팅, 군바리 아저씨들!
첫댓글 요즘은 대학 교양과목으로도 스키가 있어서 젊은 사람들은 잘 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초급코스는 탈 줄 아는데... 민재가 좀 크면 다같이 가볼 생각이예요
어릴적 대나무 스키를 타던 실력으로 스키장을 갔었습니다 대나무 스키나 스키 원리는 똑 같아서 신나게 탔습니다 스키장에서 "연세가 많아서 안됍니다 " 고 하고 진입을 막을 때 나는 선수일세 "걱정하지마?" 라고 가볍게 대답했습니다 샤프란님은 훌륭한 아버지이시고, 사회 순화의 큰 기둥이십니다 사회에서 일하시고 봉사하시는 님과 같으신 분들이 많아야 하는데... 감사드립니다. 꽃삽 어딨지?
스키타러 가고 싶네요. 좋았겠어요.
며칠간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곧 봄 기운이 겨울을 밀어내고 새싹이 나올것만 같습니다. 이번에 가서 느낀 생각은 어른들보다 아이들은 새로운걸 빨리 받아 들이지요. 그리고, 아이들은 모든걸 놀이로 즐긴다는 걸 느꼈습니다...꽃삽님의 전통 대나무 스키 실력이 부럽습니다. 민재가 할아버지에게 스키강습을 받아야 되겠군요...ㅎㅎ 예쁜이님도 몇년뒤에는 민재에게 구박받으면서 회전연습을 해야 할 겁니다.ㅋㅋ 3세대가 한슬로프에서 활강하는 멋진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ㅎㅎ 키달아찌님도 이번겨울에는 즐거운 가족스키 즐기시길 빕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겨울을 즐기시면서 봄을 기다리다보면 곧 봄이 되겠지요?...
Chofran 님의 생활방식이 부럽습니다 아들친구와 즐거움을 같이하시고 가족과의 대화와 화목함이 돋보입니다
예, 제가 회사에서 가톨릭모임 간부로 활동하면서 주님께서 언젠가는 날 데려가신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살아 있을때 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가 후회하지 않게 사랑으로 살도록 노력하는 거었고...내가 버려야할 가장 첫번째의 유혹으로 꼽은것이 나와 집사람은 돈에 대한 유혹을 버리고 아이들에게는 공부 1등을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뒤에는 대부분의 욕심에서 조금 자유롭더군요...ㅎㅎ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예쁜꽃님도 가장 소중한 가족들과 사랑으로 함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