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함께 걷는 길 포항
 
 
 
카페 게시글
열린게시판 스크랩 고추 파종
은혜 추천 0 조회 53 12.02.01 12:23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얼치기 초보 농부가 난생 처음 내 손으로 고추씨앗을 준비했습니다.

구입한 것 외에도 토종고추인 '칠성초'와 이름모를 자가채종씨앗도 있습니다.

노점에서 105구 트레이 한판씩 구입하여 심어본 것이 고추농사의 전부이고,

작년에는 3근 정도를 딴 것이 수확의 대부분인데,

주변의 선배농군들이 모두 고생만 심하고 어렵다고 말리는 것을 무시하고, 혼자서 장난질을 치는 셈입니다.

씨앗은 이미 두달 전에 구입을 했고, 온실은 없고, 그래서 새싹이 날 때까지 방 한 칸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파종하고나니 온 집안이 상토 냄새와 메주냄새로 고약하지만,

끝간데를 모르는 저지레하는 제게 간섭을 포기하고 한마디 걱정도 안하는 남편이 너무 고맙습니다.

 

 

 

바닥에 비닐을 깔고 105구 트레이를 놓고, 꽃삽으로 상토를 담습니다. 7삽 정도를 놓으니, 트레이가 다 찹니다.

 

 

 

 

평평하게 흙고르기를 했습니다.

 

 

 

한 구멍에 씨앗 하나씩 올려줍니다.

 

 

 

흙으로 덮을 공간을 만들기 위해 손가락으로 씨앗을 살짝 눌러줍니다.

 

 

 

다시 흙을 한삽 떠서 조심조심 덮어 주고

 

 

 

 

준비된 묘판 15개 모두 완성,

 

 

 

 분무기로 물을 뿌린 후 비닐로 덮고,

 

 

발아온도 20도에서 30도를 맞추기 위해 솜이불을 덮어주었습니다.

연탄보일러라 기본온도가 13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전기장판의 온도도 조금 올려놓았습니다.

온도계를 넣어두고, 혹시 30도가 넘으면 전기장판은 끌 생각입니다.

 

고추품종은 특징을 보고 골랐습니다.

(주)다농의 PR홍예고추 1,200립 1봉,

(역병내병계, 다수확, 다소 맵고, 대과종)

제일종묘농산의 당조마일드고추 100립 2봉,

(기능성 성분 AGI 다량 함유 혈당 떨어뜨림, 맵지 않아 생식용으로 적당, 풋고추 홍고추 전용)

(주)다농의 원기1호고추 20립 1봉,

(잎에 AGI성분 함유, 풋고추 건고추 이용 가능)

나눔 받은 토종고추 칠성초 260립,

(맵지 않은 토종고추)

이름 모를 자가채종 씨앗 200립 정도...

(아주 매움)

15개 묘판을 준비했지만, 아직 씨앗이 좀 남았습니다.

1년이 지나면 못쓰게 될까봐 이왕 저지른 것 모두 뿌릴 생각입니다.

아마 묘판 7-8개 더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씨앗이 모두 넉넉하게 들어있어서 생각보다 더 많습니다.

 

파종하기 전에는 어떻게 하나 걱정만 했는데, 파종하고나니 걱정이 더 커집니다.

이 많은 것을 다 심을 수도 없고,

혹시 심는다고해도 수확은 어떻게 할지,

건고추를 만들기보다 아예 풋고추로 다 내어버릴까,

남는 것은 저를 믿고 이웃에서 몇판이라도 사 줄지,

혹시 사 준다면 농사가 잘 될까,

잘 안되면 욕먹을까 팔 수도 없겠다,

그 전에 내가 묘를 잘 길러낼 수 있을까, 등등...

 

해마다 고추를 1-2판 씩 사다 심었지만

(그래서 풋고추는 자급자족이 가능했지만)

건고추를 제대로 만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올해는 아예 비닐하우스에 고추를 말릴 생각도 하고

(골재만 남은 하우스에 아직 비닐을 입히지 못했습니다. 곧 입힐 예정)

집에다 대나무로 고추 말릴 틀을 만들 생각도 합니다.

 

좌충우돌 풀밭만 만드는 저에게

농사를 장난으로 한다고 매일 야단만 치던 남편이

작은 텃밭에 서서히 땅이 살아나는 것을 목격하고는 이제 잔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간섭을 하지않으니 더욱 책임감이 느껴지고,

이왕 저지른 것 열심히 정성껏 돌봐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난생 처음 하는 모험에, 씨앗 한 톨도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리라는 각오를 2월 첫날에 해봅니다.

 

 

 

 
다음검색
댓글
  • 12.02.01 12:51

    첫댓글 흙과 함께하는 은혜님의 시골생활에 박수를 보냅니다!

  • 작성자 12.02.01 14:36

    고맙습니다. 그라쿠스님^^&

  • 12.02.01 16:46

    와우 벌써 시작하셧군요.. 역쉬^.^

  • 작성자 12.02.02 01:31

    칭찬하실 일이 아니랍니다.
    선배농부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랍니다.
    저도 덜덜 떨고 있어요. ㅜㅜ

  • 12.02.02 10:18

    금과옥조.....난 자신 업스 ㅠ ㅠ
    그래도 감사 감사.^^

  • 작성자 12.02.02 11:07

    앗, 잘됐다. 묘종 잘되면 반하님이 한판 사주세요. 한판에 만원...시중보다 더 싸고, 씨앗은 비싼 거임...예매하소..다섯판 정도는 팔려고요.^^ 전기요금, 연탄값 더하면 적자...ㅎㅎ

  • 12.02.03 11:39

    매운거 * 판!! 주문~

  • 작성자 12.02.03 12:24

    넹, 반하님, 잘 길러볼게요. 합격시켜 주세염~~~~~^^&

  • 12.02.02 18:36

    한판 예약함다..배달은 되남요?

  • 작성자 12.02.02 18:58

    우와, 렌맨님 고맙습니다.
    근데 어디 심으실랑껴?
    배달 해드릴게여, 야호~~~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