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제 시상식 유감
이달 중순, 모 신문사로부터 ‘2010 포항국제동해문학제 시상식’ 초대장을 받았다. 초대장을 펴 들었을 때, ‘수필을 공부하고 쓴다는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실시되는 문학제도 모르고 살았구나!’하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한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궁금증이 생겼다. 초대장 내용만 보고는 어떤 문학제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장르에, 무슨 작품이 상을 받고, 상금은 얼마인지 등의 정보가 전혀 없다. 나도 참석하리라는 마음을 먹고, 초청장을 책 위에 얹어두고는 잊었다.
시상식을 사흘 앞두고 신문사 여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회원으로 있는 문학회에서 몇 명이나 시상식에 참석하는지를 물어온 것이다. 며칠까지 참석여부를 통보해 달라는 쪽지가 초청장 안에 들어 있었다는 생각이 그제야 났다. 며칠까지 통보하면 되겠는지 확인한 다음, 바로 문학회 카페에서 회원들에게 참석여부 파악 카페메일을 보냈다. 이튿날, 참석 뜻이 있는 사람이 세 명으로 파악되었다. 신문사에 세 명이 참석한다고 통보하였다.
당일 십이월 이십삼일, 시상식장에 도착하여 안내 팸플릿을 손에 받아 들고서야 당선작이 ‘이사부’라는 장편소설이며, 당선자가 젊은 현직 판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당선 상금이 얼마인지는 팸플릿에도 없었다. ‘서른넷 젊은, 더구나 이곳 출신 판사가 장편소설에 당선되다니, 참 대단하다!’하는 생각을 하였다.
오프닝행사를 거쳐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 ‘경과보고’를 할 때 비로소 나는 당선작의 '상금이 무려 일억 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놀랐다. 지방 문학공모의 파격이었다. 당선자가 부럽기도 했다. 진심으로 당선자를 축하해 주었다. 그러나 다음순간, 마음 한 구석에서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문학상을 제정한 주체가 시당국과 도 당국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실망감마저 느껴졌다. 당선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일종의 만용이라는 생각, 문학 전반에 대한 몰이해의 소치일거라는 생각도 났다. 이렇게 큰 문학상을 제정, 운영하면서 어찌 달랑 장편소설 한 장르에만 거금의 상금을 내 걸었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단편소설도 있고, 시도, 시조도, 수필도, 동화도, 희곡도, 평론도 있는데 말이다. 사회 변화 전반에 걸쳐보면 소설보다는 시나 수필의 독자가 훨씬 많을텐데…, 행사 내내 실망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당선자의 소설 한권을 얻어 귀한 사인을 받아 돌아오는 길은, 해가 지고 땅거미도 다 내렸다. 그래도 ‘포항국제동해문학제’가 지속 가능한 문학제, 문학 전 장르를 아우르는 진정한 문학제가 되기를 간절히 빌었다. 그리고 문학제나 문학관련 정보에 대한 내 안테나를 더 높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2010. 12. 27. )
첫댓글 정말 어처구니 없네요. 허 것 참...... 주최가 어디예욤? 저 역시 첨 듣는 문학제인데요. 몇 해 째인가요?
그렇게 거액이 걸렸다면 전국이 떠들썩 했을 텐데요. 뭔가 이상합니다. 더군다다 공모 분야가 달랑 한 분야라니...
그러게요... 2008년엔가 프레포항국제동해문학제백일장인가 열렸답니다. 제가 문목카페는 거의 매일 들어가 보는데, 거기에서도 그런 정보는 못보았지요. 상금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포항시와 경상북도가 댄 것 같습니다. 소설을 극화한다느니 하면서 장편소설만 공모한 것이 이해가 안갑니다. 상금을 반 만 할애해도 풍성한 문학제가 되었을텐데... 그쵸? ㅎㅎ
뜻 이루는 새해 되십시오! 자운영님... ^^*
그것이 문단 내의 일만이 아니고 도와 시에서 주최하는 문화행사라면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서 많은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취지에 맞지 않을까 싶네요.
까짓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일억원짜리 수필상을 만들 테니 기대들 하세요.
맞습니다. 맞아!
무을님이 나랏님이 되면 그러구 말구요... ㅎㅎ ㅋㅋ
뭔가 자기들만의 잔치인지... 암튼 이생했어요.
늘 건강, 건필하시고,
소망 성취하는 새해 지으십시오! 무을님... ^^*
포항시와 경상북도 예산이라면 더더군다나 말이 안되죠. 혈세를 그런 특정 분야에만 돌린다는 것, 정말 이해 안가네욤.
내막을 자세히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묘령의 문학제군요. ㅠㅠ
포항시와 경북도가 내건 상금으로 여는 문학제에 어찌 국제라는 타이틀을 내걸 수 있으리오. 국제라면 노벨상이나 아시아라면 막사이사이상 같은 것을 말하는데 말입니다. 국제라면 전 세계에 광고를 하고 전세계의 언어로 된 문학을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고, 심사 능력도 있어야 하고, 삼성 같은 재벌그룹이 사회에 문화혜택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문학상을 제정할 때도 10년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5천만원이었는데....민족의 피눈물의 댓가로 지은 포스코와 시와 도의 민중의 혈세를 이 따위로 아무런 효과도 내지 못하면서 펑펑 써버리다니.....시에서 나오는 월간 포항도 2명이 독점계약 글을 실어버리니, 다른 생각을 싣지도 못하고,
시도의 지원을 받는 문학잡지에 원고를 내어도 뚜렷한 이유도 없이 글을 실어주지도 않는 해괴한 놈이 설치는 마당이니...이건 완전 독재지요. 문학제는 그야말로 제사보담 젯밥에만 눈독을 들이는 게지요. 자치단체장도 시 예산을 불빛축제니 이런데 선심성 인기성에 쓰서는 않되지요. 시민사회의 참여없는 관변단체들이 성과도 기획도 증거도 철학도 비전도 없이 하는 꼴이니...
갈뫼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문학을,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열려야 한다고 봅나다. 소신이나 지조, 자긍심과
열린마음은 별개의 문제일 테니까요.
뜻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문학제를 주관하는 이들에게 전달되어 올곶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올해 잘 마무리하시고, 복된 새해, 희망 이루는 새해 되십시오! 갈뫼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