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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추구해야 할 생명농업
아래의 글은 정농회 40주년 기념 연수회에서 농업부분 주제발표 원고이다.
(이 원고는 생명농업과 건강 글 중에서 일부의 내용을 참고한 것임)
정농회가 지향해야 할 생명농업
우리 모두 잘 아는 데로 1976년도에 정농회가 창립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화학비료와 농약 그리고 제초제로 인한 농업의 폐해가 드러날 때입니다. 정농회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버리고 무농약 농산물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농업 기술도 없고 병충해에 대한 처방도 미비해서 초창기 회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특히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서 많은 육체적 고통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농사가 잘 안 되고 간혹 폐농이 되는 수도 있었지요. 그래서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와 관계기관의 감시 대상이 되어 정신적인 피해도 입었습니다. 이후 여러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또 농업 기술의 발달로 인해 유기농업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고 전국에 친환경농산물 매장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매장들이 넘쳐나고 조직 간에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유기농산물을 제도권 안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하우스농업이라든지 비닐멀칭, 관수의 문제, 퇴비의 양 등등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습도)과 햇빛(온도)과 퇴비(양분)입니다. 여타 중요한 것도 있지만 이 세 가지가 기본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기에는 한계도 있고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친환경농업육성법에는 이 모든 내용들이 빠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행법만 지키면 친환경농산물이 되니까 농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무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중 양분에 해당하는 질소과다의 문제가 오래전에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유기농업을 한다고 많은 양의 퇴비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소위 말하는 질산염의①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이 문제가 제기되자마자 ‘이제 유기농업이 뿌리내리려고 하는데 이 문제를 들고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민이나 유통하는 단체에서는 항의도 하고 곤혹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① 일찍이 질산염에 대한 논문 두 편이 발표되었다. <채소의 질산염 허용기준치 설정에 관한 연구>(손상목, 단국대학교 유기농업연구소, 1997-2001)와 <채소의 질산염 감량 기술 개발>(손상목, 단국대학교, 2000)이다. 이 논문이 발표될 무렵은 유기농산물의 확대가 크게 이루어질 때이다. 특히 2002년 SBS에서 <잘먹고 잘사는 법>이라는 방송이 나간 이후 전국적으로 유기농 매장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일찍이 일본의 우이노 우에야스는 영양주기이론을 통해 모든 작물의 시기마다 적기(適期) 적비(適肥) 적량(適量)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질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남쪽의 해안가의 밭에는 굴껍질을 엄청나게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칼슘의 과다 투입입니다. 질소와 칼슘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양분의 불균형이 많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양분의 조화와 균형의 문제가 대단히 중요합니다.②
② 여기에 대해서는 필자의 <생명농업과 건강>이라는 글 중에 ‘생명농업의 특성-양분(조화와 균형)’에 관한 글을 참조바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일본의 예술자연재배가 한국에 소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명 무투입농법이란 것을 공부하고 견학도 다녀왔습니다. 일본의 예술자연재배에서는 일체의 퇴비를 밭에 넣지 않습니다. 밭에 퇴비사용을 금지하고 땅속의 경반층을 제거하는 작업을 통해 땅을 살려서 썩지 않는 농산물을 생산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일례로 그들은 일반농산물과 유기농산물과 자연재배농산물의 부패하는 과정을 실험하여 자료를 내어놓았습니다.
일본의 예술자연재배의 실험 사진 - 자연재배, 유기재배, 일반재배 농산물 부패 상태.
퇴비(질소)가 많이 들어간 유기농산물이 가장 빨리 부패한다고 한다.
또한 자연재배농산물은 가라앉지만 일반농산물은 뜬다고 조직의 단단함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송광일 박사의 자연재배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③ 전압이론을 통해 그는 영양을 넣을수록 식물조직의 치밀함이 떨어져 저전압이 되어 식물은 약해진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일체의 퇴비나 비료를 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일체의 퇴비나 비료를 주지 않을 때 고전압 농산물이 되어 우리 몸도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③ 송광일 박사의 저서 《기적의 채소》가 2012년에 발간되었고 유튜브에 여러 동영상들이 있다.
과거에는 오직 우리 몸에 해로운 일체의 농약과 화학비료를 하지 않는 무농약 농산물에 초점을 두어 재배해왔지만 지금은 그것을 넘어서서 상업화된 농산물을 만들다보니 우리도 모르게 농업의 가장 근본이 되는 습도와 온도와 양분의 문제를 무시하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서술한 대로 양분의 문제는 여러 관점에서 논의가 있었고 지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습도와 온도의 문제는 여전히 간과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작물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인데 인위적인 관수를 통해서 농산물을 빨리 키우려고 하다 보니 지나치게 물을 주는 면이 있습니다. 요즘 과수의 경우 대부분 관수시설이 되어 있어 조금만 가물면 물을 줍니다. 그 이유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지나치게 주어도 자칫 잘못 화근이 되기도 합니다.
근래에 이르러 다양한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미국의 경우 80년 전의 농산물과 지금의 농산물의 질적 차이를 조사하여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옛날의 사과 1개의 영양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의 사과 40개를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일본과학기술청에서도 연구보고서를 통해 요즘 농산물에 포함되어 있는 미량요소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지난 80년간 사과 속 주요 미네랄의 함유량 변동 추이]
미네랄 | 1914년 | 1963년 | 1992년 | % (‘14-’92) |
칼슘 | 13.5mg | 7.0mg | 7.0mg | -48.15 |
마그네슘 | 28.9mg | 8.0mg | 5.0mg | -82.70 |
칼륨 | 117.0mg | 110.0mg | 115.0mg | -1.71 |
인 | 45.2mg | 10.0mg | 7.0mg | -84.51 |
철 | 4.6mg | 0.3mg | 0.18mg | -96.09 |
Source:lindlaar.1914;usda,1963 and 1992
| 비타민A | 비타민C | 철분 | 칼슘 | ||||||||
52년 | 82년 | 93년 | 52년 | 82년 | 93년 | 52년 | 82년 | 93년 | 52년 | 82년 | 93년 | |
시금치 | 8000 | 1700 |
| 150 | 65 | 8 | 13 | 3.7 | 0.7 |
| 55 | 39 |
토마토 | 400 |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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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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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 2000 | 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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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0.1 |
| 29 |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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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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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 39 |
| 0.6 | 0.6 |
| 24 | 10 |
[과일, 채소류의 미네랄 함유량 변동 추이 (단위:㎎/100g)](일본과학기술청 연구보고서)
미네랄 부족과 불균형의 문제가 일반적으로는 땅의 변화(농법)와 종자의 변화라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습도와 온도와 양분의 조화와 균형입니다. 전기와 지하수가 발달되기 전에는 오직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만 물이 들어가는데 요즘은 관수시설로 인해 옛날에 비하면 지나치게 물이 많이 들어가는 것입니다.④
④ 필자의 경우 어린 시절을 회고해보면 당시 집에 논농사와 일반 밭농사뿐만 아니라 과수원도 있었는데 사과(홍옥과 국광), 복숭아, 자두가 있었다. 당시에는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을 줄 방법이 없었다. 전기가 뒤늦게 마을까지는 들어왔어도 멀리 떨어진 과수원까지는 닿지 않았다. 그러니 과일은 온전히 기후에 맞게 영양분을 형성하는 것이다.
물론 농업에서 물은 절대적입니다. 창세기 1장 2절에도 보면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되어 있는데 물은 이미 창조 초기부터 가장 근본적으로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시편 1편 3절에도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해서 물가의 나무는 늘 수분을 일정하게 공급받아서 열매를 맺고 잎사귀가 마르지 않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에스겔 4장 12절에 “물도 육분의 일 힌씩 되어서 때를 따라 마시라”고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도 지시했습니다.⑤
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육분의 일 힌이 약 0.6L 정도라고 한다.
하루에 두 끼를 먹으면 1.2L, 세 끼를 먹으면 1.8L가 된다.
이렇게 물이 중요함을 우리가 알 수 있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많이 먹고 많이 줄 수는 없습니다. 물론 물을 무조건 많이 주는 농부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 인위적 관수가 왜 문제가 될까요? 본래 습도와 온도는 창조주의 고유 영역입니다. 하나님은 우주의 운행을 통해서 습도와 온도를 조정하시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가도록 하십니다.⑥
⑥ 일반적으로 풍수라 함은 풍과 수의 관계를 말한다. 풍에는 온기와 냉기가 있고 수에는 습기와 건기가 있다. 하나님은 풍수를 우주적 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하셨다. 이를 통해 농사가 이루어진다.
사실 건강의 차원에서 보면 물을 적당히 줘야 합니다. 가능한 당시의 기후에 맞게 조절해야 되는데 우리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또는 크기를 키우기 위해 날씨와 상관없이 지나치게 관수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명의 농산물이 되기 위해서는 관수의 문제를 많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당시 기후와 맞지 않게 지나치게 관수를 하면 오히려 우리 몸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⑦
⑦ 이미 하우스농업에서는 날씨와 별개로 물 조절을 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이 고민할 때이다. 송광일 박사의 자연재배에서는 밖의 비를 막기 위해 오히려 하우스를 강조한다. 물을 주지 않는 그는 노지에서 자연재배가 되려면 물 빠짐이 좋거나 경사진 밭이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온도와 습도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가물다고 물을 줄 때에는 이 관계를 잘 파악하면서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로 일본은 습(濕)의 나라이고 한국은 건(乾)의 나라입니다. 일본의 경우 습이 강해서 보편적으로 뿌리채소들의 향이 약하고 한국의 경우는 강합니다.⑧
⑧ 필자가 1993년 일본 방문 시 어느 농가를 갔는데 우리 일행을 대접한다고 밖에 숯불을 피워놓고 기다렸다. 한쪽에 닭고기를 한 통 준비하고 한쪽에는 생강(양념)을 갈아서 한 통 준비했는데, 잠시 뒤 그것을 닭고기와 버무려서 구워먹게 했다. 순간 ‘저 독한 생강을 어떻게 먹지’ 하고 걱정을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그렇게 독하지 않았다. 이상해서 식사 후에 생강을 잠깐 구경하자고 하여 보니 우리의 생강보다 엄청나게 컸다. 우리의 경우 음식 할 때 생강 한두 편 정도를 사용하는데 그 사람들은 아주 큰 생강을 한 통(적어도 5kg 이상의 양) 갈아서 양념을 했다. 처음 경험한 필자로서는 큰 충격이었다.
어릴 때 추억을 더듬어보면 감기 걸려 기침이 심하고 목에 가래가 많아지면 어머니가 무를 강판에 갈아 꿀에 버물려 따뜻한 아랫목에 하룻밤을 삭힙니다. 그 즙을 먹으면 가래가 서서히 삭아 없어집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무는 거의 효능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배추도 11월에 김장한 후 2월 설이 지나면 물러집니다. 이 모든 것이 농사법의 잘못으로 무와 배추의 본래의 기능이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⑨
⑨ 여기에 대해서는 필자의 <생명농업과 건강>이라는 글 중에 ‘생명농업의 특성-습도’에 관한 글을 참조바람.
마지막으로 생명농업에서는 온도가 아주 중요한데 대부분 간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닥에 멀칭을 하는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재료로 멀칭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온도의 변화를 크게 일으키는 비닐멀칭의 경우에는 정말로 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닐 사용으로 인한 화학적인 문제는 아직까지 언급하기 어렵지만 온도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깊이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닥에 비닐멀칭을 했을 경우 온도가 급상승함은 물론이고 습도도 지나치게 높아 땅과 불균형을 보이며 공기 유통을 막기 때문에 작물들은 대부분 허약해집니다. 무엇보다도 비닐 속의 온도가 40℃, 50℃, 60℃까지 올라감으로 그 농산물은 열대성 작물이 됩니다. 이미 우리나라 대부분의 밭작물에 비닐멀칭을 하는데, 대표적으로 양파나 마늘이 그렇습니다.⑩
⑩ 필자가 2010년 2월 20~21일 양일간 의성지역에 가서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다. 처음으로 의성지역에 갔는데 마을에 들어서자 온 밭이 흰 비닐로 덮여 있었다. 마늘밭이었다. 전라도에서 양파나 마늘밭에 사용하는 비닐은 아예 구멍이 나 있는데 의성지역은 통비닐을 사용하였고 그 당시 마늘 싹이 나오자 일일이 구멍을 내고 순을 꺼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필자의 고향이 예천이지만 어려서 영주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중 3때 서울로 전학을 가서 안동 아랫지방을 가본 적이 없었다. 그 모습 또한 충격이었다. 왜 비닐멀칭을 하느냐고 물으니 겨울에 너무 추워서 그렇다고 한다. 필자가 어린 시절 영주에서 중앙선 기차를 타고 청량리를 가노라면 단양 전에 철도가 큰 논밭 위를 지났는데 그 아래는 마늘밭이었다. 그 당시는 비닐이 나오지 않아 그냥 심었었다.
비닐멀칭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잘 아는 데로 제초하는 노동력을 덜 수 있고 또 봄철 가뭄이 심할 때 습을 유지해주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오래전에 양파로 유명한 무안지역에 갔을 때 초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비닐멀칭한 밭에 가물다고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농민들이 그렇게 해서 양파를 엄청 크게 만들고 있습니다.
친환경단체들도 마늘을 대소 구분해서 판매합니다. 그러니 농민의 입장에서 비닐멀칭을 안 할 수 없습니다. 비닐멀칭을 하면 습의 문제가 해결되어 마늘이 크게 자랍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렇게 자란 마늘은 우리의 건강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자란 마늘은 허약해져 상온에서는 종자로도 보관이 잘 안 되어 저장고에 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것입니다.⑪
⑪ 여기에 대해서는 필자의 <생명농업과 건강>이라는 글 중에 ‘생명농업의 특성-온도’에 관한 글을 참조바람.
이렇게 열대성 작물이 되면 작물의 건강에도 문제가 있고 고유한 미네랄 형성에도 도움이 안 됩니다. 나아가 온대 기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열대성 작물을 만들어 먹는다면 우리의 몸은 영양 불균형을 이루게 되어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 비닐멀칭으로 인해 우리의 농산물이 열대성에서 극열대성, 극극열대성으로 된다면 장차 우리의 몸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요?⑫
⑫ 필자가 2006년 10월 10~14일에 일본의 북부지역에서 동경까지 예술자연재배를 추구하는 생산지와 물류센터와 매장을 돌아보고 왔었다. 부회장인 나리타시 다카하시 씨 농장(당근과 무밭)도 견학을 했는데 다카하시는 자연재배에 대해 이론적으로 매우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그의 당근밭의 흙을 입에 넣어 씹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무밭에는 비닐멀칭을 했다. 왜 비닐멀칭을 했냐고 물으니 가물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의외였다. 그 이듬해에 다녀온 사람에게 물어보니 역시 비닐멀칭을 했다고 한다. 한국은 건의 나라지만 일본은 습의 나라이다. 송광일 박사도 제초 문제가 너무 힘들어 금년에는 비닐멀칭을 했다고 한다. 그는 고전압농산물이 되기 위해서는 양분뿐만 아니라 습도 관련이 있어 하우스에서 재배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비닐멀칭을 하면 과도한 습 때문에 고전압이 약화되지는 않을는지.
농산물에서도 온도와 습도가 매우 중요하지만 축산에서는 더욱 중요합니다. 특히 온도에 적응을 못할 때 일어나는 것이 AI(Avian Influenza) 조류독감입니다. 겨울 날씨가 온화했던 해는 비교적 질병이 나타나지 않지만 추운 날씨에는 질병이 쉽게 나타납니다. 2008년도나 2010년, 2011년에는 날씨가 추워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많이 발생했습니다.⑬ 특히 올해에는 큰 추위가 없는데도 오리의 경우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⑭
⑬ 2011년 우리나라에 큰 추위가 왔을 때 전국적으로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수많은 소, 돼지, 닭, 오리들이 매몰되었다. (350만 마리가 살처분되었고 피해액은 3조 원.) 당시 날씨가 추워서 면역력이 떨어져서 오는 것을 관계당국은 소독으로 대처했다. 그 당시 전국이 소독공화국이 되었다. 필자는 면역증강제품을 구입하려고 했으나 못 구했다. 이유는 모든 약품공장이 소독약을 만드느라 다른 것은 만들지 않았다.
⑭ 오리는 영하 30도에서도 동상이 걸리지 않는데 어떻게 오리가 감기에 걸릴 수 있겠는가? 그만큼 허약하게 키우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오리 사육할 때 물에 들어가게 하지 않는다. 오리를 춥게 키우지 않고 살을 찌우기 위해 따뜻하게 키우니 연신 AI가 걸리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닭은 + 오리는 –이다. 따라서 같은 20도를 기준으로 해서 키울 때 오리가 훨씬 약하다.
AI나 구제역이 발생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온도의 원리를 무시하기 때문입니다(생산자들이 방심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축산의 경우 경제성(사료의 효율성) 때문에 계절과 상관없이 20℃ 정도에서 동물을 키웁니다. 그러니 겨울철에 AI가 기승을 부립니다.⑮ 일반적으로 기온이 매우 낮아 동물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밤낮의 기온차가 15℃를 넘으면 조류독감이 발생할 가능이 큽니다.
⑮ 현대 축산에서 사료의 양은 중요하다. 일반양계는 성계가 1일 116g 자연양계는 130g 정도가 기준이다. 그런데 닭은 온도가 낮아지면 사료섭취량이 늘어난다. ‘대체로 20℃를 기준으로 1℃ 떨어짐에 따라 사료섭취량은 약 1%씩 증가한다. 즉 계사 내의 온도가 10℃로 내려가면 적온인 20℃에 비하여 사료섭취량이 약 10% 증가하게 되고, 5℃로 내려가면 약 15%의 사료를 더 섭취하게 된다.’(축산연구사 나재천) ‘10만 수당 1일 1g을 10년 동안 더 먹는다면 사료 365톤 - 1억 1천 310만 원에 해당하는 사료비가 더 드는 계산이 나온다. 만일 당신이 1일 5g의 사료를 절감할 수 있다면 10만 수 10년간 1,825톤 - 5억 6천 575만 원을 절감하게 된다. 사료절감 자체만으로도 양계가는 성패가 갈라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양계가는 어떻게 하면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산란계가 좋아하는 적정 사육온도는 18-22℃라고 생각된다. 이 온도대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 양계가들은 닭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하여 26℃를 권장한다. 22℃ 양계장이 26℃ 양계장에 대항하여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1℃ 낮으면 갈색 산란계 수당 1.4g, 4℃ 낮으면 사료 5g를 더 먹기 때문이다’(한국양계연구소장 김영한)
감기는 온도변화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닭의 경우 아주 전문적인 일반양계장이나 자연양계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자연양계는 온도와 습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닭들이 잘 적응하고, 전문양계장은 아예 온도를 20℃ 정도로 맞추니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조류독감이 나타나는 곳은 주로 온도조절을 잘 못하는 곳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니 평소에 온도 적응 훈련을 잘 시켜야 하고 너무 추울 경우에는 관리를 잘해주어야 합니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2008년의 경우 겨울이 지나 초여름까지 전국적으로 조류독감이 유행했습니다. 그 이유는 초여름까지 유난히도 기후 변덕이 심했습니다(밤낮의 온도차가 20℃가 넘은 경우가 여러 번 있었음). 따라서 닭들이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난을 당했습니다.
2011년의 경우 날씨가 너무 춥다 보니 가축들이 매우 힘들어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질병에 걸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 12월초에 경북 안동에서 제일 먼저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그때 안동지방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추위가 왔습니다. 즉 안동지방의 밤낮 기온차가 제일 심했습니다(강원도 보다 5~6℃ 더 심함). 그러다 보니 안동지방의 소들이 매우 힘들었을 것입니다.㉠
㉠ 2010년 12월 안동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의 주인은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그 사람이 동남아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구제역 바이러스를 가지고 왔다고 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바이러스의 문제라기보다는 온도의 문제였다. 만약 바이러스의 문제라면 어떻게 그렇게 소독을 하는데 전국으로 번질 수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는 거리가 상당히 먼데 어떻게 바이러스가 금방 갈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볼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남아여행을 하는가? 다른 사람들은 구제역 바이러스를 가지고 오지 않았겠는가?
밤낮의 기온차가 심하거나 기온이 너무 내려가면 동물들이 매우 힘들어하는데 평상시에 늘 온도 적응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고 나아가 축사환경도 맞추어줘야 합니다. 햇빛도 들어오게 해야 하고 가장 기본은 바닥이 흙바닥이어야 합니다. 현대축산은 관리의 효율성 때문에 바닥을 모두 시멘트로 콘크리트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땅의 기류를 막아서 온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 2011년 날씨 때문에 대재앙이 불어 닥쳤지만 재래식으로 키운 집이나 온도 변화에 적응된 농장들은 피해갈 수 있었다. 정부는 2011년 2월 25일 마지막으로 구제역이 발생하고 이후 날씨가 풀려서 발생하지 않자 3월 24일 구제역이 종식되었음을 선언하였으나 4월 중순경에 영천지방에서 3건이나 추가 발생하였다. 상식적으로 AI가 발생하려면 추운 서울이북 쪽에서 발생을 해야지 왜 남쪽 영천지역에서 발생했을까? 그것은 바로 온도 때문이다. 당시 서울 기온이 4월 5일 최저 5.1℃ 최고 17.1℃ 온도차 12℃, 4월 6일 최저 5.2℃ 최고 16.6℃ 온도차 11.4℃였다. 그러나 영천지역은 5일 최저 -2.8℃ 최고 19.9℃ 온도차가 22.7℃, 6일 -0.8℃ 최고 20.9℃ 온도차가 21.7℃였다. 이틀을 평균 내보면 서울지역이 11.7℃ 영천지역이 21.3℃였다. 그러니 영천지역이 4월인데도 얼마나 추운 날씨였던가? 축산업자들에게는 질병 발생 시 늘 안내문자가 온다. 심하면 하루에 3번, 보통 1번씩 문자가 왔다(2011년). 그 내용은 거의 비슷한데, ①매일 1회 농장 소독을 할 것. ②농장주의 외부 출입금지. ③외부인 농장 출입금지, 즉 가지도 오지도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소독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온도의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식물이나 동물이나 온도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크기, 모양, 색깔, 당도, 향기, 맛, 냄새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농업 기술을 활용해왔으나 가장 근본이 되는 습도, 온도, 양분의 조화와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합니다. 어떠한 농법이나 기술도 습도, 온도, 양분의 조화와 균형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비로소 생명농산물이 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 우리가 습도, 온도, 양분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우리 몸에 맞지 않는 농산물을 만들 수밖에 없고 끊임없이 병충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원래 유기농업이라 함은 모든 것이 유기적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한때는 1년에 몇 개씩 미생물재제 회사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질병이나 해충을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뿌려지는 미생물제재들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대부분 미량요소를 넣어서 만드는데, 지나치게 살포하는 것보다 차라리 smell농법 같은 것을 잘 개발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세상에 완전한 농법은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것들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비닐멀칭을 하면 지상부와 지하부 사이에 지나친 온도와 습도의 변화와 불균형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작물들은 너무나 큰 고통 속에 시달릴 것입니다. 과도하게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고 공기 유통도 잘 안 되는데 과연 이것이 유기적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많은 질병들이 나타나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농산물이 우리 몸에 얼마나 합당할는지요?
농업이란 농산물을 만들어 그것을 우리 인간이 먹고 생명을 유지하는 일인데, 지금의 농업은 자칫 잘못하면 아무리 좋은 농산물이라도 우주적 작용과 관련지어 볼 때 우리의 몸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칫 기능성 식물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생명농업이란 “인간의 온전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온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모든 과정(습도와 온도와 양분의 조화와 균형이 맞는)이다”라고 정의를 해봅니다. 여기서 온전한 삶이란 건강하게 생명을 영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기능성 식물이 되기 쉽다는 말은 농사를 잘 짓기 위해 온도, 습도, 양분의 조화와 균형을 무시하면(특수한 그 무엇인가를 많이 투여하거나 비닐멀칭과 같이 온도와 습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독특한 영양이 과도하게 형성되기도 하고 결핍되기도 한다. 과하게 되어 기능성 쪽으로 가면 그것은 약성이지 보편적인 양식으로는 부적합하다.
㉤ 친환경농업 또는 흔히 생태농업이라고 불리는 1) 유기농업, 2) 자연농업, 3) 바이오다이나믹(생명역동)농법, 4) 바이오(BMW)농법, 5) 정보농법, 6) 태평농법 7) 예술자연농법 등등이 있다. 필자가 생명농업이라고 하는 이유는 현재 우리가 추구하는 초점이 농산물 그 자체나 어떤 과정에 초점이 있는 것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농산물의 궁극적인 목적이 인간의 생명유지에 있다고 보면 생명농업이라는 것이 더 근본에 가깝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다고 어떤 환경이나 농산물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성에 놓고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0년 가을 한일교류회 때 아침 신앙강화 시간에 전했던 내용 중 마지막 부분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원래 온도와 습도는 하늘에 맡겨진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비를 주시고 밤에 이슬도 내리십니다. 그러나 요즘은 전기와 지하수로 인해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물면 어느 정도 물도 주고 관리를 해야지만 오늘의 실정은 모두 돈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나친 관수와 온도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크기, 모양, 색깔, 당도, 향기, 맛, 냄새를 모두 인위적(人爲的)으로 조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생명이 물질화(物質化)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철농산물이 점점 사라지고 되었고, 비닐멀칭으로 인해 온도와 습도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농산물은 그 시기에 맞는 영양을 만들지 못하고 완전히 기형적인 영양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니 양파나 마늘 같은 것들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여 우리 인간이 얼마나 고통(피해)을 당하는지 모릅니다(예: 양파가 극열대성이 되면 콜레스톨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함).
지금 이 시대는 생명과 물질이 구분이 안 되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선과 악, 진리와 비진리가 무엇인지 구분이 안 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번 돌아보십시오. 지금 시중의 양파나 마늘은 거의가 비닐멀칭을 하지 않습니까? 어디 양파나 마늘뿐이겠습니까? 우리가 돈의 노예가 되어 생명의 농산물을 물질로, 즉 사망(죽음)의 농산물로 만들고 있지는 않습니까?
자본주의 시대에 과연 물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요? 물질 때문에 세상으로 나가는 우리가 아닙니까? 과연 우리의 농업으로 하나님의 뜻을, 그의 나라를 실현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때때로 매우 무력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농업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이미 건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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