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들의 반란
-사실과 진실을 찾아
우리는 때때로 사실이 거짓으로, 진실이 허구로 조명되어지고 믿음은 곧 사실로 고착화되어 역사로 재조명 되어진다.
닭에 대한 세간의 비판과 혹독한 비아냥으로 자신의 운명조차 터부시 하거나 부정, 혹은 숨기려 하는 것이 오늘날의 세태다..
임산부가 닭고기를 먹으면 닭살 돋는 아이가 태어 난다거나 닭띠는 번잡스럽고 재산을 흩뿌려 결국 남은 재산도 탕진하게 한다거나 심지어 닭대가리라고 머리 안좋은 사람을 겨냥한 모욕을 주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인생을 거반 살았거나 아직 세상에 빛이 되기에는 어린 세대를 제외하고 사회속에서 자신의 색깔을 던지는 연령은 45년,57년,69년,81년,93년,2005년생이다.
누군가 이들 닭띠들에 대하여 경제성, 창조성, 협동성, 예술성등 대표적인 분야에 대하여 정확한 진단과 통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잘못된 진실을 낱낱이 해부하고 싶은 격정적 생각이다.
5천년 역사 속에서 우리는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의 수난시대와 전쟁등을 거쳐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시대적 변화 즉 불교에서 유교, 일제 식민지등을 거치면서 우리는 혹 역사적 사실과 진실이 변질되거나 비화되지는 않았을까. 반문하게 된다.
남녀간의 애정면에서 닭띠와 궁합이 맞는 인연설을 나열하면 소띠, 용띠, 뱀띠라고 한다.
소와는 가정적으로 행복을 이루고 용띠는 세련미가 있고 뱀띠와 만나면 철학이나 교육자가 된다고 한다.
반대로 좋지 않는 만남은 말, 양, 쥐, 개, 원숭이, 토끼라는 것이 역학이나 운세를 점치는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회자되는 상극 인연설이다.
토끼와는 상극을 이루며 범띠와는 서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개띠는 닭들을 비웃는다.
양띠는 일독에 빠진 닭을 좋아하지 않으며 말과는 손해 보는 것이 닭이다.
골목길, 맥주한잔에 안주감으로 즐겨먹는 치킨집, 평양도에서 유행하여 시원하게 먹는 초계탕, 삼복더위에 건강을 돕는 삼계탕과 백숙 ,그리고 식탁에 당골로 올려지는 계란 후라이.이같은 먹거리는 여행을 떠나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흔히 만나게 된다.
57년생 이전 세대들에게 있어서 계란 후라이는 소풍 갈 때나, 부유한 집 도시락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요로운 식탁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닭에 대한 먹거리는 진귀하다기 보다는 평범한 먹거리로 펌하되고 조류독감의 근거지로 팽겨쳐져 가는 실상이다.
달걀도 굴러가다 서는 모가 있다, 달걀로 바위치기, 닭 물 보듯, 닭의 벼슬이 될망정 쇠꼬리는 되지 마라,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듯, 암닭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등의 속담들도 흔한 구절들이다.
풍요로운 먹거리를 선사하는 닭들이 먹거리만큼 속담도 다채로우나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별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속으로 스며 들어가 닭에 대한 조상들의 진정한 의미와 닭들의 행위나 습성을 통한 과학적 탐구가 필요하다.
종교적으로 볼 때 프랑스 파리의 베드로 성당 지붕위의 탑조각은 마치 피뢰침처럼 닭의 형상이 조각되어 있다.
유럽 여행시 이같은 종교적 의식에서 조명등의 무늬나 조형물들이 닭의 형상이 많은 것을 발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꽃상여의 앞과 뒤에 조각한 조형물이 닭과 용 혹은 연꽃무늬가 있으며 닭은 주로 붉은 벼슬이 있는 숯닭의 형상이다.
네덜란드의 노랑부리 저어새, 덴마크의 종달새, 벨기에의 황조롱이, 오스트리아의 제비, 한국의 까치등 국조로 닭을 상징하는 국가는 없지만 미국이 흰머리수리를 국조로 정할 당시 2위에 거론된 것이 닭이라고 한다.
삼국유사에서 박혁거세와 김알지의 신라 건국신화에 닭의 알이 기록되어 있고 빛이 솟아났던 우물을 계룡이라고 한다.
결국 신라의 시조는 닭이었고 김씨의 시조가 되며 닭이 울었던 곳을 계림이라 부르고 오늘에 이르는데 경주 향교와 내물왕릉 옆 고목숲으로 첨성대 남쪽에 위치에 있다.
신라시대는 이처럼 닭을 신처럼 떠받들었으며 임금이나 왕후가 나타날 때 닭이 그 소리를 알려 준다하여 길조로 여겼다.
세속에서는 새해를 맞이하여 문 앞에 악귀를 쫒아낸다하여 닭이나 호랑이,용등의 벽화를 붙였다는 것이 동국세시기에 적혀 있기도 하다.
중국 문헌 포박자에는 닭의 피에 영묘한 힘이 있다하여 지금도 무속에서 닭의 목을 따 피를 흩뿌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결국 새해첫날을 닭의 날이며 모든 삶의 처음을 상징하는데 어둠을 몰아내고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로 그 상징성을 잘 대변해 준다.
정월 초하룻날 닭의 울음소리가 10회를 넘으면 풍년이 든다고 했으며 정월 초사흩날 달걀을 마시면 오장내의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생각했다.
닭의 행동거지로 볼 때 어둠을 몰아내면서 세상에서 제일먼저 아침을 알려주고 새이면서도 땅을 지키고 있고 결혼풍속으로 딸을 시집보낼 때 오동나무 상자에 닭 모양의 조각을 그려 놓은 것은 닭이 많은 자식을 낳듯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수탉의 경우 가족을 지키며 상대와 싸움시 끝까지 결투를 하므로서 도망가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는 용맹스러움이 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격투로 이같은 닭의 습성을 살려 일본,한국,인도등에서는 닭싸움이 현재도 흥미있는 풍속으로 전해 내려온다.
닭의 붉은 벼슬은 문을 상징하며 날카로운 발톱은 용맹스러운 무를 상징하므로서 문무를 한몸에 함께 지니고 있다.
모이를 나눠주고 온 가족을 함께하며 먹이를 먹을 때 수탉은 모이를 먹지 않고 가족들이 먹는 것을 지켜주는 가족애의 극치도 보여주는 것이 닭이다.
결과적으로 문(文),무(武,)용(勇,)인(仁 )그리고 신(信)을 지닌 닭에 대하여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편협된 거짓을 사실처럼 여기고 있다.
며느리가 닭을 먹으면 시어머니의 미움을 산다거나 부녀자가 닭의 목이나 발을 먹으면 그릇을 깨뜨린다거나 임산부가 닭고기를 먹으면 아기가 닭살처럼 된다거나 하는등으로 며느리를 타박하고 학대하던 행위는 잘못된 비상식적 논리로 여인을 눈물나게 했다.
영혼과 생명의 탄생을 첫새벽을 제일먼저 알려주는 닭의 울음소리는 이같이 펌하되어 회자되는 인간들에게 지금 무슨 충고를 던져주고 있을까.
서산대사가 낮닭이 홰를 치며 크게 우는 소리에 큰 깨달음을 얻어 오도송을 남겼듯 인간도 이제는 깨달아야할 때가 아닌가. 한번쯤 닭띠들은 가족을 데불고 가회동 감사원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위치해 있는 닭문화관을 한번 들러보는것도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2009.7. 12.)
(환경경영신문,ww.ionestop.kr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시인, 문화평론가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