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무설재 뜨락으로 내려온 햇살이
종일토록 상승기류를 탄다.
게다가
무제, 너른 창 뒤켠으로 찾아드는 햇살이
어깨 위로 슬며시 내려 앉기 시작하면
어느 새
몸과 마음은 스르륵 나태함으로 빠져들고
그 나태로움은 느적거리는 시간들의 뒷꽁무니를 따라와
일상의 평온을 선사한다.
그때 만큼은 찾는 이 없어도 행복할 일이요
혼자만의 삼매경이기도 하다.
더불어
그 시간...책과 음악이 곁에 함께 있으니
그야말로 무아지경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무설재 쥔장이 좋아하는 인디언 선율을 듣고 또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음악 속으로...
취할 음악과 함께
오전 내내
책 속에 빠져 들다 보니
어느 덧
읽혀져 버린 네 권의 책....읽다 보니 두서가 없어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중이다.
네 권의 책 읽기가 막 끝날 무렵
서툰 발걸음들이 찾아 든고
그 낯선 표정과 모양새로 보아서는
지인을 통해 찾아든 발걸음임은 분명하나
섣불리 뜨락 안으로 옮겨지지 못하고
한참의 미적거림과 머뭇거림을 끝내고서야
간신히 한마디...여어기가 무우서얼재애 맞습니까?
그러나 망서림의 지존인가 싶었던 그 남자는
무술의 달인이었으니
평택, 우슈 태극권...
해동검도 해룡무술관 관장이신 홍순근 님.
다담을 나누다 보니
조금 전의 낯설음과 수줍은 어투는 사라지고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한다는 무술인 답게
깔끔, 단정함은 말할 것도 없고
조용한 말투에 강한 기운의 힘이 들어있음이니
외유내강이라
이야기의 물꼬가 트이는 순간
그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질문 공세란...역시
인연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게
우연인듯 싶어도
무설재까지 찾아드는 발걸음은 필연이 분명하다지만
무술인 홍순근님 또한 그 자락에서 비껴가지 않는다.
그의 부모가 문경 출신이요
본인이야 평택에서 나고 자랐지만
어린 시절부터 막연하게나마
언젠가는 "안성에 둥지를 틀겠노라" 는 꿈을 지니고 있었다는데
그 막연한 꿈의 실체를 찾아서
무설재로 찾아들었다는 이야기 인 것이다.
게다가
어느 덧 결혼 13년차를 지나고 보니
전혀 성향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던 두 인격체 부부가
이제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전원생활을 현실화 시키는데 동조를 하게 되었다는데
그 한편에
말없이 내조의 힘을 발휘하는 홍관장의 안식구 이경미님의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감 이었을 터
그녀 또한 요가와 태극권의 달인으로서
한 무술을 하고도 남음이다.
.............그렇게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전원 생활의 장 단점과 버리고 또 버려야 할
그래서 비워진 채로 들어서야 할 시골살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다담이 오가고
미래지향적인 설계도와 그림이 나오게 되니
반드시 자신이 잘하는 부분을 활용할 일은 분명한 것...
그리하여
그들이 안성에 둥지를 틀게 되는 날에는
아마도
무술을 겸비한 명상원 하나 생기지 않을까 한다.
........................사실
꿈꾸는 전원생활이라는 것은 그림의 떡일 터
현실과 실제가 가장 가까이 만나는 곳이 전원생활이기 때문이요
땅에 휘둘려 살지 않는 이상은 반드시 자신이 해내야 할 몫이
필요하기 때문에라도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내어 들어와야
자신이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으로의 전원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그들과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
"꿈은 반드시 이뤄지라고 꾸는 것" 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그들의 꿈자락 한 켠에
무설재가 보탬이 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니
그 하루도 허투로 보내지 않음이요
누군가에게 소홀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대견해 하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5분 대기조의 하루는 밤이 깊었고
대구에 내려간 신선으로 부터
시아버님께서 유난히 의식의 기운이 좋다는
전갈이니 꽃피는 춘삼월을 기다릴 뿐이다.
첫댓글 서툴게 찾아든 발걸음이지만 그 분들 내공이 있는 분들이네요. 앞으로 주변에 이웃이 생길거 같네요. 어르신 기운이 펄펄 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운동하는 사람치곤 악한 사람 없다는 말이 정답일 정도로 착실하고 착한 분들 같앗어요. 내공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음이고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서 살 맛 나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다니엘이 만나고 싶어 할 유형의 분이로고... 인상도 좋으시고~!
맞아요...우슈에 관해 한창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태극권이란 이름, 우슈, 쿵후...죄다 같은 계열이더군요.
그렇다네요~! ^ ^
진정..햇살 좋은날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계시네요..새해에는 더욱 더 좋은 인연들과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좋은 분들이 무설재를 찾아주시니 참으로 고마울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