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제구호개발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우리 사회를 불안 속으로 몰아넣은 지
꼬박 1년이 지났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며
생계를 위협받는 이웃들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 속,
문 닫은 시설에 갈 곳을 잃고 하루 한끼 식사마저도
위협받고 있는 노숙인들을 위해
두 손을 걷어부치고 나선 기특한 중학생들이 있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2020 고난학습 후원 전달식
지난 12월 30일,
기독교대안학교 독수리기독학교가 '고난학습'을
통해 모은 성금 54,837,505원을
노숙인 급식지원을 위해 기아대책에 전달했습니다.
'고난학습'은 지리산종주, 국토순례 등을 통해
공동체 의식 함양을 목표로 하는 수련활동으로
독수리기독학교가 2002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활동인데요.
▲2019년도 고난학습 참여한 학생들 모습
이 활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단순히 수련활동에서
그치지 아니하고 고난을 학습하며
이웃의 어려움을 돌아보고 그들의 짐을
함께 나누어지는 데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기아대책에는 2018년부터 지난 해까지
3년째 기부금을 전달해 오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모잠비크 기아대책 농업훈련원을 위해,
2019년에는 파키스탄 문맹퇴치학교를 위해
기부금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면활동이 불가해짐에 따라
'고난학습'도 큰 변화를 맞았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독수리기독학교 '고난학습'은 안락한 환경에서 자랐을
우리 학생들에게 고난의 상황을 만들어주고
이를 극복하는 것을 통해 연단하는 교육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공동체가 함께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계속 일정을 연기했음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대안을 위한 회의를 10회 이상 거쳐
학생들이 고난과 극복을 경험하면서도
공동체가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계획되었습니다.
▲학생들과 화상회의 중인 선생님
첫번째, 성경 필사는 공동체 모두가 함께
성경66권을 직접 쓰는 활동이었습니다.
이 활동은 학생들에게 인내를 배우게 한 경험이었고
말씀을 깊이 묵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각자가 필사를 하고 필사한 말씀을 나누면서
그 가운데 견고한 공동체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성경 필사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두번째는 털목도리 뜨개질입니다.
학생들이 직접 제안을 해서 시작이 되었고,
저는 뜨개질하는 법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를 통해 9학년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9학년 학생들은 또 다시 7, 8학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 코, 한 코 목도리를 뜨는 것은
마치 행군을 하는 것처럼 고생스러웠지만,
목도리를 뜨는 것은 생각보다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그 목도리를 받는 노숙인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을 상상하며 작업을 하니
마음이 따뜻해지더군요.
목도리 프로젝트를 하면서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힘은
그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달하는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고난학습을 당연히 여기고
감사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모든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해지지 않은 올해,
이번 고난학습이 더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원래 국토순례와 지리산종주 대신
탄천을 걷는다고 했을 때는 ‘되게 춥겠다’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막상 모두 취소되고
온라인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아쉬운 마음이 컸어요.
정말 탄천이라도 갈 수 있던 시기가
감사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온라인으로 고난학습을 하게 되었지만
변함없이 고난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고난학습 성경필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
또 이번 고난학습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전부 노숙인 분들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사용되기 때문에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이
경험하는 고난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진행되는
고난학습이 코로나 시대에 진행될 수 있는
최선의 고난학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동안 부족함 없이 살면서도
감사하지 못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어렵게 살아가시는 분들의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고난학습에 참여했습니다.
고난학습 기간 중 저녁에 진행한
“엄마의 안식데이”라는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아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이틀 동안
자신이 엄마의 역할을 하여
식구들의 저녁식사를 만들고 청소와 설거지 등
집안 일을 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가사 일이 많아진
어머니를 위로하며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는데요.
예전에는 지리산종주와 국토순례를 통해
고난을 경험하며 남학생들보다는 여학생들이
더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이번 활동은 남학생들에게 더 새롭고 쉽지 않은
경험이 되어 남학생들의 소감을 듣는 것이
참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뜨개질이었던 것 같습니다.
뜨개질은 정말 저에게 큰 고난이었어요.
포기하고 싶었던 저에게 선생님께서
“우리가 오프라인으로 걸음을 완주하는 것처럼,
뜨개질도 우리가 완주한다는 생각으로 끝내 보자”라고
하셔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활동 역시 노숙인 분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저 불평만 하던 제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원래 고난학습을 할 때는 좋고
덜 힘든 기억보다는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더 오래 남는 것처럼, 저에게 진정한 고난의 의미를
일깨워준 뜨개질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에요.
고난학습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전부 노숙인 분들의 도시락 지원을 위해
기아대책을 통해 ‘안나의 집’이라는
노숙인 지원 기관에 전달돼요.
후원금을 지원받으시는 노숙인 분들께서
맛있는 식사를 하시면서 하나님 안에서
평안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면 좋겠어요.
항상 노숙인분들을 지켜 주시는
피난처이시며 방패이신 하나님만을 의지하면서,
추운 이번 겨울을 꼭 따뜻하게 보내시기를 바라요.
기아대책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은
저에게 큰 기쁨입니다.
무엇보다 학교와 추구하는 방향이 같기 때문에
함께 일을 하며 동역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동안의 고난학습 후원은
해외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을 했는데,
올해는 가장 가까운 국내의 이웃을 돌보게 된 것
또한 의미가 컸습니다.
우리나라에 10만 명의 노숙인이 있고
특별히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으려면
도움이 필요합니다.
독수리기독학교는 이번 계기로 기아대책을 통해
후원하게 된 노숙인 지원 기관 ‘안나의 집’과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 갈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경을 넓히고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 고비 마다 조언을 주시고
도와준 기아대책 관계자 분들에게 큰 감사를 드립니다.
2018년까지는 학생들의 걸음이 모여
지구 반대편에 학교를 세우고, 생업의 현장을
마련했다면
작년에는 한 땀 한 땀 사랑과 정성을 담은
학생들의 손길을 통해
가까운 곳에서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을 보듬을 수 있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귀한 사역에
동참함으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돌봄으로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는 독수리기독학교
임직원과 학생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첫댓글 아이들의 마음이 예쁘네요~
아이들에게 고난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을텐데...
덜 힘든 기억보다는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더 오래 남는 것처럼 나누고 베푸는 삶을 통해
아이들은 그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대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