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이가 엄마에게 불만을 말했다.
"엄마, 다른 아이들은 태권도복이 있는데 나만 없어."
"그래"
그냥 넘어갔다.
어린이집에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흘려듣고 말았다.
그러다가 얼마지나서 아현이가 신이나서 자기도 태권도복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그런데 옷이 너무 작다고 불만을 말했다.
"엄마, 옷이 너무 작아."
"그래"
또 그냥 흘려듣고 말았다.
옷이 얼마나 작았는지 짐작도 안했다.
그러다가 어린이집에서 방학때가 다가오니 태권도복을 세탁해서 개학때 보내달라고 했다.
정말 작았다.
이 옷입고 운동했다는게 용할정도로.....
그런데 다시 어린이집에 태권도복을 챙겨서 보낼려고 보니.....진짜 작았다.
이것은 7살아이가 입을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였다.
4살난 둘째 세현이가 입을 만한 사이즈다.
25,000원 옷값까지 계산해주었다.
그런데 아현이가 이 옷을 입고 운동을 했는데 엄마인 내가 무관하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분명 난 두려웠다.
어린이집원장과 충돌하는 것이 두려웠다.
옛날.....수원에 살았을때도 24시간제어린이집에 보낼때도 그랬다.
제대로 불만사항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난 무엇이 두려웠을까?
억자 억존인 내가 내 아이의 욕구까지 무시하면서 무엇이 두려웠을까?
사실....어린이집을 보낸 계기도 내가 심리상담을 받아야되기 때문이였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낼 마음이 없었다.
또한 수원에서 평택으로 이사오면서 심리상담을 중단할 생각이였다.
아이들과 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때까지.....상담을 보류할 계획이였다.
그런데 단감자님이 문자를 주셨다.
마음 굳게 먹고 치유를 계속 하라는 문자를 받고서야 난 다음날 바로 어린이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다음날 집단상담에 빠지지 않기위해......
하지만 그 내면엔 두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단감자님과 이야기워크샵을 끝내고.....사실 개인상담을 망설였다.
솔직히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과 집에서 그야말로 닷컴식육아를 실현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단감자님한테서 쪽지를 받았다.
빨리 치유하지않으면 앞으로 더 힘들어진다는 내용이였다.
불안했다. 그리고 두려웠다.
갈등끝에 개인상담을 시작했다. 단감자님과 상담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 나름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겁먹었기때문에 상담을 시작한 것이다.
이 두려움에 이면에는 사람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있다.
상담중에 내면아이와의 접촉이 어려운 것도 이 신뢰에 뿌리가 깊은 것 같다.
나는 그 신뢰를 쌓기위해 스스로 얼마나 노력해야 할 까?
사람을 안 믿는다는 것은 나에게 도피이자 단절이다. 나에겐 아주 손쉬운 자기방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두려움이란 감정에 대해서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고 싶지않다.
두려움은 내가 느껴야 할 내 감정이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한계는 인정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심리상담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금전적으로 남편과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또 나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이번달에도 순순히 생활비를 주지않고 .....외면하고 있다.
당장 어린이집에 필요경비를 송금하고
또 이번달 카드값을 결제해야하는데 .....남편이 외면한다.
내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남편한테 욕먹는 게 너무 두렵다.
시장도 봐야하는데......남편은 냉장고속이 비어있다는 사실은 알까?
맨날 밥 제대로 안 차려준다고 하는데.....정말 반찬값도 없다는 사실은 알까?
남편과 같이 살기 싫다.
첫댓글 파랑님..안타깝고..속상하네요..저도 현실만을 생각하면..희망을 가질수가 없어요.희망을 품고 싶기에 너무도 간절히..현재 나의 모습이 왜 이런지를 하나씩 알아가고 있는 거예요..분명..현재 나의 모습이 이러하기까지 만들어진 배경이 있기에 그 배경을 이해하고 그 아이를 꼭 다시 만나야 하고..하는 쉽지 않은 과정들....인정하고 싶지 않지만..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은 현재를 풀려면 꼭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것..그래야 비로소 현재의 나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고..어렴풋이 미래도 보인다는것..아프고 슬픈일이지만..그래도 방법이 있다는 것이 위로와 힘이 되어져요....파랑님 힘내셔요..
파랑마음님, 이 글을 읽으면서 저의 마음이 참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글을 읽으며 저에 대한 원망까지도 느껴집니다.
님의 상황에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힘드시면 상담을 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님을 응원드리고 님이 찾아갈 고유의 방식으로 치유를 하고 육아를 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님의 인생은 님의 것이니까요.. ..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님의 두려움에 대한 나눔을 잘 읽었습니다..아현이에 대한 아픈 마음도 그렇구요..제 맘까지도 아파오네요..두려움은 부딪히기전까지만 두려운 것 같아요.. 두려움을 딛고 부딪혀 보려는 님께 응원보내드리고 싶습니다.힘내세요.님..
파랑마음님의 그 힘든 부분들에 마음이 아파요..아무 도움이 될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그냥 손잡아주고 바라봐주고 기도해줄수 있을뿐..님의 얼굴에 환한 미소의 날을 기도할뿐... 응원드려요..
참...여러 가지 생각들이 드네요. 아현이도..파랑님도..단감자님도..다 참 아플 거란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