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6. 토요일
창녕 마분산 개비리길
[트레킹 코스]
창나루주차장- 마분산(180m)- 영아지전망대- 개비리길- 야생화쉼터- 죽림쉼터-
개비리길- 창나루주차장 (약 6km)
비가 내린다.
나라는 가물어 비가 필요하긴 필요한데...
꼭 누구 엿먹이듯~
하필이면 주말에 비가 올게 뭐람?
어린이날을 포함한 3일 황금연휴를 내리 빗속에서 보내야하는 이 안타까운 상황
ㅎㅎ
동전의 양면이 있듯 이럴때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비가 온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 될거 아냐!
오히려~
분위기도 있고 얼마나 새롭겠는가?
그렇게 우중(雨中)의 개비리길을 걸어본다.
비도 생각보다 많이 내리고, 바람도 꽤 쎄게 불어서 회원들에게 우의착용을 지시하고,
나도 모처럼 몇백년만에 우의를 한번 입어봤는데..
하이구야~! 뭐가 이리 크노.
커도 너무 크다. 이건 완전 텐트 같은데.
내 몸 부피도 장난 아닌데,
다이소 판초우의 크기는 얼마나 큰지 내 몸을 가짢게~ 가뤄버린다. ㅎㅎ
넝마주이 남의 옷 얻어걸치듯 헐렁하게 걸치고, 덜렁대며 오르는데...
팔부분을 잡아주는 지퍼도 없고, 허리벨트도 없는게~
그저 여기저기 숭숭 뚫린 구멍사이로 비바람이 마구 날려들어온다~
영~ 때깔도 안나고 불편하다. 크다고 다 좋은게 아니더라!!
이렇게 큼직한 우의를 입으면 자연스런 대조가 되어 몸이라도 늘씬하게 보여야되는데..
덴장~!
말 안할란다.
마분산으로 오르는 산길은 촉촉하다 못해 질퍽질퍽한 흙으로 변했으며
그 위로 한강물 같은 도랑이 냇물을 이루며 콸콸 내려온다.
저멀리 보이는 낙동강도 엄청 불어났으니 비가 많이 오는거네.
아, 발 디디기는 곤란하지만...
대신~!
등산로가 도랑으로 변하든말든 실제 공기는 백만불짜리다.
(얼마나 상쾌한지...)
이런 공기를 세상천지 어디가서 마셔보겠는가?
거기에~!
그림같은 안개가 내려앉은 조망은...어떻고.
너무도 훌륭해 마음속에 저절로 각인되는거 있지?
다만~ 신발만큼은 젖지 않으려 애를 쓰며 발 디디는 데에 집중하며 오른다.
우의가 좀 괜찮았으면 진짜 작품사진 하나 건졌을낀데...
(개인적으로 분위기와 공기가 너무 좋아서~)
좋다고 좋다고~ 꽥꽥 소리질러가며 오르다보니 금방 마분산 정상 가기전 갈림길에 도착.
다 올려넘을 것인가, 아님 편하게 개비리길로 내려보낼 것인가~
나 혼자만 정상으로 오르고 회원들은 밑으로 내려보낸다. 왜?
굳이 비가 쏟아지는데 쉽게쉽게 리딩해주고픈 마음에서...ㅎㅎ
근데,
알고보니 이게 "신의 한수"였다.
갈림길 중간에서 한참을 내려가 개비리길 본길을 만나 "영아지전망대"로 나아가는데
중간지점(옹달샘쉼터)에서 딱 끊겨버리네... 우야노??
왜?
샘쉼터에 갑자기 물이 많이 불어나서 물난리가 났더라는...
신발을 푹 젖지 않고서는 건널수가 없는 구간이네? 허얼...
무릎까지 담궈져야 건널 수 있겠다.
우짜긴 우째~! 되돌아가야지 뭐~
지금껏 좋은거 실컷 봤는데...
굳이 신발까지 적셔가며 더 볼 필요까지는 없지 않겠는가?
가능한 즐겁게 ~! ㅋㅋ
만약에 원래대로 마분산 넘어 영아지로 갔으면
어쩔 수 없이 모두가 다 젖어서 건너와야 했을거다..ㅋㅋ
그렇게 우중 개비리길 즐거이 즐기고,
빨리 끝났으니 합천 "핫들생태공원"으로 작약꽃 축제 즐기러간다.
그 어떤 순간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는다는거쥐~ ㅋㅋ
이야아~~ 비 맞고도 뭐이리 즐겁냐? ㅎㅎ
뭐든 마음먹기 나름이라는게 맞는 말이네~
비가 쏟아져도 이렇게 즐기며 잘 놀았다는거 아냐.
이 소중한 시간.. 제대로 잘 보내는 것만이
내가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 아닐까?
캬아~~
다들.. 행복했으면...
저 손을 모으는 포즈는 뭐지? 내가 해놓고도 왜 저랬는지 궁금해진다는~ㅋㅋ
차안에서 우의를 입고 한번 확인~ ㅋ
창나루주차장에서 개비리길 들머리
사진은 실제의 그 영험한 영상을 담아내지 못한다 아까비.... 잘 찍었는데 왜 이래??
정자에 도착 ...참 우의 포옴 안난다. ㅋㅋ
플랫툰 외침도 함 해주고~ ㅋㅋ
비가 마구 오니 군데군데 사진을 찍을수 없었다.
결국 혼자 화왕지맥길 마분산 정상에 올라 정상인증을 한다 .
정상의 모습~
옹달샘쉼터 앞에 물난리가 났네 어떻게 건널수가 있어~??
다시 되돌아 가야지 뭐~ ㅋㅋ
농막을 발견 회원들과 점심시간을 가져본다.
회원 한분이 당귀를 넣어 쌈 한번 싸주길래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다.
원래 6키로짜린데 중간에 짤라먹어서 4키로밖에 안나왔네? ㅋㅋ
여기는 어딜까요?? ㅎㅎ
여기는 "핫들생태공원" 입니다. ^^
그 어떤 날씨도 다 고마운 존재입니다 ^^
첫댓글 봄비의 환영 속에 개비리길을 다녀오셨군요.
건너편이 낙동강과 남강의 합수점인지라 낯설지 않네요.
홍의장군의 기백이 서려있는 기강나루이고,
우봉지맥, 화개지맥이 이마를 맞대는 곳이기도 하네요.
비옷의 품이 참 넉넉하게 보입니다. 나케님 성격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사고의 전환을 시도한 하루였습니다.
동시대를 같이 숨쉬면서 즐기는 소중한 시간들입니다.
빗속을 놀이터인 양 마구 뛰노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입니다.
분위기 있는 사진들이 여럿 보입니다.
모델의 포즈도 멋있고, 찍사의 기술도 대단해 보입니다.
그 즐거운 기억들이 일상의 윤활유로 작용한다면 참 좋겠습니다. 즐감했습니다.
아, 늘 따뜻한 관심으로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걷는게 길지도 않고 그저 편한 길 누리면서 걷는 길이기에
매번 올리면서 망설임을 합니다.
한편으론 아닌거 같고, 한편으론 괜히 이렇게 지맥길 힘들게 걸으시는 선배님들께 누를 끼치는게 아닌가 싶은데
그럼에도 이렇게 올리는 것은 다양성의 관점에서
이런 짧고 편한 코스도 있다고 한번 알려드리는 차원일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이쁘게 봐주셔서~
이렇게 꼬리글까지 주시니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답니다.
세상사 모두 같을 수는 없는 이치여서 저같이 못하는 사람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변명같지만~
다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연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거
그 팩트 하나가 있기에 제가~
여기에 활동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스스로 자문해 보곤 합니다. ㅎㅎ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보여도 마음은 같은 공간이고~
늘 넓은 식견으로 봐주시는 선배님께 고맙다는 말씀 올리며~
좋은하루 되십시오. 꿉벅~(말이 많았습니다 윤활유는 사실 맞지예?ㅎㅎ)
우중에 멋진 추억을 남기셨네요.
혼자갔는 줄 알았는데... 역시나 회원분들과 함께하는 순간을 새기셨구요.
사진도 멋지고 포즈도 어울리고~
덕분에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늘 장거리 걷는분들께 짧은 코스도 있다는거 알려드리고픈 마음에..ㅎㅎ
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