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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굴라와 브리스가 원문보기 글쓴이: 아굴라
승윤이의 걸레 공약
이재철 목사님의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에 나온 싱어게인 30호 이승윤 군의 이야기 "승윤이의 걸레 공약"입니다.
두 학기에 걸쳐 반장, 부반장 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셋째 승윤이는 작년 가을, 그러니까 초등학교 2학년 2학기가 되어서야 드디어 부반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 직후 며칠 동안 부반장임을 뽐내고 다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부반장의 '부'자 소리도 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저녁 식탁에서 부반장 생활이 어떤지 묻자 승윤이는 대뜸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부반장은 할 일이 없어요. 반장이 저 혼자 다 해먹어요. 제가 무슨 얘길 해도 반장이 도대체 듣질 않아요." 그리고 승윤이는 한 마디를 더 붙였습니다. "나도 반장 꼭 한 번 해먹고 말거야."
그리고 지난 3월 초 승윤이는 마침내 3학년 1학기 반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서로 반장이 되겠다고 열여섯명이나 출마했다는 선거에서 어떤 공약으로 반장이 되었는지 승윤이에게 물었습니다. 승윤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만약 저를 반장으로 뽑아 주시면, 저는 여러분들을 위한 걸레가 되겠습니다."
그랬더니 몰표가 쏟아지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승윤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족 모두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분을 위한 걸레가 되겠다'는 승윤이의 말이 큰 울림으로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그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걸레는 자신이 더러워짐으로 상대를 깨끗케 해줍니다. 양초가 자신을 태움 없이 어찌 빛을 발하겠으며, 소금이 스스로 녹아지지 않고 어찌 짠맛을 낼 수 있겠습니까? 같은 이치로 자기 자신을 걸레로 내어 놓지 않는 사람에게 어찌 참된 헌신과 봉사가 가능할 수 있겠습니까?
그날 밤 저는 승윤이를 제 무릎에 앉히고는 승윤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이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승윤이가 오늘 반 친구들에게 걸레가 되겠다는 약속으로 반장이 되었습니다. 승윤이가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했건, 한 학기 동안 승윤이가 정말 반 친구들을 위한 걸레가 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승윤이가 자라갈수룩 더 큰 걸레가 되게 해주십시오. 승윤이가 성인이 되어 무엇을 얻든, 어떤 직책에 앉든, 자신이 지닌 모든 것으로 더 많은 사람을 위한 더 큰 걸레로 살게 해주십시오. 타인을 위하여 걸레가 되는 삶만 진정 향기로우며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과 권능이 함께하심을, 이 아들이 일평생 자신의 삶을 통해 확인하게 해주십시오."
따지고 보면 주님께서는 우리의 죄와 허물을 당신의 살과 피로 정결케 닦아주신 영원한 생명의 걸레셨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그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위한 생명의 걸레로 살아가는 것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기꺼이 생명의 걸레가 되어주신 그분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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